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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비, 레드벨벳, 태민의 작곡가 DEEZ ① “그냥 좋은 R&B 곡을 쓰면 된다”

작곡가란 직업으로 정의되기보다 작곡가-아티스트-프로듀서가 연동된 아이덴티티를 추구하는 DEEZ. 비, 레드벨벳, 태민의 수려한 R&B 트랙을 작업한 DEEZ를 만났다.

김영대: 감회가 새롭다. 2010년에 나온 정규 1집 “Get Real”을 리뷰했던 기억이 나는데, 하필 그해에 내가 유망주로 꼽았던 두 명의 흑인음악 뮤지션인 디즈(Deez)와 진보가 현재 케이팝의 핫한 작곡가로 활동 중이다. 요즘처럼 R&B가 대세인 시기에 데뷔했다면 더 조명받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없는가?

DEEZ: 고맙지만 과찬의 말씀이다. 오히려 그때 데뷔해서 더 알려질 수 있었던 점도 있는 것 같다. 그때는 그때의 역할을, 지금은 지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DEEZ - Get Real (2010)
DEEZ – Get Real (2010)

김영대: 음악적 재능을 어떻게 발견하고 키워갔나?

DEEZ: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특히 어머니께서 즐겨 틀어 주시던 LP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주로 마이클 잭슨, 마빈 게이, 퀸시 존스, 프린스 등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면서 듣고 따라 치는 버릇이 생겼고, 반주를 만드는 부분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재미있는 건, 집안이나 주변에 안타깝게도 음악 쪽 인맥이 단 한 명도 없었고, 그로 인해 꽤나 파란만장한 성장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그땐 몰랐다는 점이다.

김영대: 음악은 구체적으로 언제 시작하게 되었나?

DEEZ: 집안이 어려워지면서부터다. 원래 외교관이 꿈이었는데, 공부를 걱정 없이 잘해 오다가 집이 굉장히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다음 관심사였던 음악, 미술 쪽으로 관심이 쏠렸다. 평상시에 음악을 듣고 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걸 놀이나 취미 삼아 즐거워했었고, 따로 배운 건 아니었음에도 딴에는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김영대: 본격적 작곡가로 입문하게 된 것이 비의 5집 앨범 “Rainism”부터였는데, 계기가 궁금하다.

DEEZ: 첫 EP인 “Envy Me”를 작업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그 음원을 들은 당시 비의 소속사 프로듀서가 만나 보길 원했다. 그렇게 몇 번의 미팅 후 비의 곡을 수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데모를 준비했는데, 물론 채택될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다. 다행히 비가 데모를 좋게 들어주었고 정말 운이 좋게 참여해 몇 곡을 함께하게 되었다.

김영대: 초반에 주로 JYP 쪽과 일할 때는 주로 혼자 작업했다. 보컬에서부터 편곡까지 본인의 색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DEEZ: 당시 본인의 색이 더 진했던 것은, 군대 전역 후 갓 몇 달 안의 일이라, “Get Real”과 물리적 시간이 그만큼 멀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동시에 계획이기도 했다. 군대 안에서 깊이 고민한 부분 중 하나이다. 하나의 브랜드로서 ‘Deez’라는 컬러를 음악에 녹이고, 그래서 그 컬러가 외부에 조금이라도 각인되는 데에 고민하고 열정을 쏟던 시기였다. 그리고 전역 직후라서 힘과 의욕이 넘치는 시기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웃음)

“작곡가-아티스트-프로듀서가 연동되어야 Deez의 아이덴티티”

김영대: 공동작곡 형태로 만들고 있는 현재와 비교했을 때 음악적 접근에서 차이가 있는가?

DEEZ: 공동 작곡과 단독 작곡은 음악적 접근에서의 차이라기보다, 이를테면 산 정상의 골인 지점을 놓고, 다른 생각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힘과 지혜를 어떤 식으로 써서 정상에 이를 것인가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안에서 리드를 할 것인지, 따라갈 것인지는, 본인의 내공과 경험, 그리고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경험치의 많고 적음과 작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그 힘든 정도가 몇 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창작의 기쁨이 몇 배가 될 수도 있다. 접근 자체는 근본적으로 같다고 본다. 이점이 있다면 성향이나 스탠다드가 어느 정도 겹치는 작가와 함께하면 분신술과 같은 효과를 볼 수도 있고, 시간과 스트레스를 절약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시간 대비 양질의 곡을 더 많이 써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 언급했듯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확실한 건, 혼자 안에 갇혀서 고뇌하던 “Get Real” 때와 비교해, 지금은 크리에이티브에 있어 전혀 다른 에너지를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후배들이나 동료들도 기회가 되면 다양한 뮤지션들과 창작의 기쁨과 고통을 나눠 보길 권장한다. 물론 작품에 따라 혼자 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이 있다. 같이 한다고 반으로 쉬워지는 것이 아닌 건 확실하다.

김영대: 작곡가로 활동하다가 솔로 앨범을 낸 계기, 그리고 다시 작곡가, 특히 아이돌 그룹과 본격적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DEEZ: 초반에는 전문적인 작곡가라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 재미있는 건, 다른 의미로 지금도 은근히 그런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작곡가로서 전문성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작곡가’라는 직업으로 정의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뿌리내린 아티스트적 성향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성향이 곡을 쓸 때 작품성에 대해 민감하게 고민하게 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작곡가-아티스트-프로듀서 이 세 가지가 연동되어야 Deez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원래 군대 전역 후 바로 2집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여러 회사들로부터 의뢰를 받게 됐다. 그때 문득 롤모델 중 한 분인 퀸시 존스가 떠올랐다. (나는) 프로듀서로서도, 작곡가로서도 언제나 부족하지만, (특히) 당시에는 음악 공부에 대한 갈증이 컸다. 여러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여러 의뢰에 맞는 작업을 그즈음 시작하게 되었다. 그게 본격적 작곡가로서의 시작이었다. 현재도 여전히 공부 중이지만, 지금은 반대로 그간의 치열했던 공부를 2집에 쏟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그냥 좋은 R&B 곡을 쓰면 된다는 마음으로 작업한다”

김영대: 먼저 가장 최근에 만든 음악들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레드벨벳의 “Perfect Velvet”에서는 ‘Kingdom Come’과 ‘Perfect 10’을 작업했다. 먼저 ‘Kingdom Come’은 개인적으로 앨범을 듣고 굉장히 놀랐던 곡이기도 한데, 느리고 단출한 비트 사이에 몽환적으로 터져 나오는 보컬이 그간 아이돌 음악들에 비해 관능적이고 성숙한 느낌을 준다. 곡 자체의 완성도도 상당히 높아서 ‘피카부’와 함께 아예 더블 타이틀로 가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팬들도 아끼는 곡이다.

DEEZ: 사실 두 곡 모두 2015년도에 만들어진 곡이고, 그때 이미 사용이 확정되어 있던 곡들이다. 언제나 나올까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발매가 되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015년도 당시에는 작곡 시에 보컬 프로덕션에 있어서 R&B적인 화성 부분에 몰두하고 있던 때였다. 그 결과 엄청난 작업량이 필요했지만, 결과물이 그만큼 진하게 나와준 것 같다. 레드벨벳과 정말 잘 어울리는 두 곡이라고 생각한다. 장시간의 녹음이었음에도 멤버들이 정말 잘 따라와 주었다. 곡이 어찌 보면 특이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감사하다.

김영대: ‘Kingdom Come’도 그렇지만 ‘Perfect 10’은 아이돌 음악으로서 특이한 정통 소울 스타일의 음악인데, 소위 ‘케이팝스럽다’ 할 만한 어떤 장치가 곡에 없고 처음부터 시종일관 간결한 R&B 스타일로만 전개된다. 90년대 미국 여성 R&B 명곡들을 연상시킬 정도다.

DEEZ: “Soul to Seoul”이라고, 오비 클라인(Obi Klein)의 송캠프에서 함께 만든 곡이다. 당시에 좀 클래식하고 올드스쿨적인 음악들을 많이 작업했는데, 오비가 나에게 어울릴 것 같은 비트를 만들어 와서 그 루프를 기반으로 작업을 했다.

김영대: 다시 말하지만 두 곡 모두 아이돌 음악에서 듣기 힘든 곡이고, 레드벨벳의 기존 곡들을 떠올려도 신선한 충격으로 느껴진다. “Perfect Velvet”이 단순히 아이돌 음악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팝 음반 같은 느낌을 주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곡들이다.

DEEZ: 내 개인적인 성향일 수 있지만 특별히 이러한 곡들을 ‘걸그룹’이나 ‘아이돌용’ 곡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냥 좋은 R&B 곡을 쓰면 된다는 마음을 갖고 작업한다. 특별히 어느 가수를 겨냥해서 써야겠다는 것도 없고, 아이돌이든 다른 가수이든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스튜디오에서 디렉팅을 본다.

'Kingdom Come' 작업 당시 스테레오타입스와 함께. Deez 제공
‘Kingdom Come’ 작업 당시 스테레오타입스와 함께. Deez 제공

김영대: “Perfect Velvet”에서 레드벨벳과의 전반적인 작업 소감을 듣고 싶다. 이전에 ‘Light Me Up’도 함께 작업한 바 있는데 그때와는 어떻게 달랐는지, 그리고 이번 앨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보컬에 대한 평가도 듣고 싶다.

DEEZ: 나는 기본적으로 그 친구들의 자세가 너무 좋다. 웬디나 슬기는 보컬의 재능도 뛰어나고, 또 이번 작업에서 멤버들 모두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 ‘Light Me Up’은 내가 (리듬) 트랙만을 담당했던 곡이고, 이번에는 멜로디와 보컬 프로덕션을 맡았다. 그리고 아마 내가 작업했던 중에는 최초로 아이돌 가수들이 백그라운드 보컬까지 직접 불러 완성한 경우인 것 같다. 내 곡들은 들어서 알겠지만 백그라운드 보컬이 곡의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보컬 프로덕션 자체가 편곡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을 전문적인 싱어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 부분들을 그들에게 직접 맡겨 녹음했고, 함께 요소를 바꿔 나가면서 마치 원곡을 리메이크하는 듯한 방식으로 작업한 기억도 난다.

“한 번도 내 곡이 쉽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김영대: Deez 씨가 작업한 이 두 곡들의 경우 말한 대로 보컬 프로덕션 면으로 평범하지 않은 요소들이 많고 또 깊은 R&B의 느낌이 강해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동시에 이 앨범을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끼는데 일조를 하는 곡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렵다는 대중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DEEZ: 난 이제까지 한 번도 내 곡이 쉽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웃음) 내 성향이 대중적인 곡을 만드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또 스스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곡, 내가 듣기에 좋고 그 곡 하나로 뭔가 남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보니까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김영대: 두 곡 모두 곡들이 제법 까다로운데 녹음과정에서 레드벨벳 멤버들의 어려움이나 불평은 없었나? (웃음)

DEEZ: 불평불만을 하는 타입의 친구들이 아니다. 메인 보컬인 슬기와 웬디는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일찍 와서 연습을 할 정도로 곡에 열의를 보여주었고, 다른 멤버들도 리드 보컬은 물론 백그라운드 보컬까지 소화할 정도로 디렉션을 잘 이해하며 따라와 주었다. 물론 곡이 어렵다는 애교는 터져 나왔다. 곡을 일부러 어렵게 만들려고 의도하는 것은 아닌데, 그림을 그리듯 써내려가다 보면 완성된 뒤에 느낀다. “음 …어렵겠군.” (웃음) 녹음을 하면서 “아, 이 곡은 정말 레드벨벳 곡이구나”라고 느꼈고, 최종 결과물을 듣고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한번 ‘화성의 끝을 가보자’”

김영대: 이전에 작업했던 다른 곡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태민의 ‘Ace’. 역시 오비 클라인, 찰리 태프트(Charli Taft) 등과 작업한 곡으로 DEEZ다운 R&B 스타일이 물씬 풍겨 나오는 곡이다. 샤이니의 멤버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서 태민의 잠재력을 새롭게 보여줘야만 하는 작업이라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DEEZ: ‘Ace’는 내가 지금껏 SM에서 작업한 가장 아끼는 곡 중 하나이다. 그냥 그 곡이 가진 수려한 느낌, 소울풀한 느낌이 너무 좋다.

김영대: 다른 곡들도 그렇지만 특히 이 곡은 화성적으로도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DEEZ: 이 곡은 심지어 하루에 다 끝내지 않고 따로 트랙을 가져가서 집에서 백그라운드 작업을 더 했던 곡이다. 요새는 그렇지 않지만 당시에 복잡한 화성이나 코드에 완전히 미쳐 있던 때여서 한번 ‘화성의 끝을 가보자’라며(웃음) 작심하고 만든 곡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정말 군더더기 없는 곡이었다고 생각하고, 작업을 마치고 나서도 스스로 좋아서 계속 들을 정도였다.

김영대: 보컬 역시 곡과 잘 어울린 느낌이다.

DEEZ: 태민이 곡을 정말 잘 소화해줬다. 그 곡 같은 경우 특히 그가 애정을 갖고 있어서 본녹음하기 전에도 따로 노래 티칭을 받으려고 찾아와 같이 연습하기도 했다.

김영대: 솔로 가수로 변신한 태민에게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웠던 곡일 수도 있겠다.

DEEZ: 친해지기도 전에 처음으로 작업했던 곡인데 당연히 어려웠을 거다. 사실 내 곡을 쉬워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웃음)

Ace
SM 엔터테인먼트
2014년 8월 18일
Move
SM 엔터테인먼트
2017년 10월 16일

김영대: 이번 “Move” 앨범에서 ‘Crazy 4 U’와 ‘Thirsty’ 두 곡을 작업했다. 특히 ‘Thirsty’를 들으면 보컬리스트로서 태민의 성장 폭이 뚜렷이 느껴진다. 사소한 궁금증이 있는데, 이 곡 특유의 ‘꺾는’ 듯한 창법은 애초에 데모 단계에서부터 있었던 것인가?

DEEZ: 원래도 있었지만 녹음하면서 ‘태민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Thirsty’는 하필 이 앨범에서 처음으로 녹음을 한 곡이어서 긴장감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 전 앨범에 비해 보컬 색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던 것 같다.

김영대: 이번 앨범은 개인적으로 올해의 앨범 후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특히 태민이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뚜렷이 느껴진 작품이다. 그는 어떤 아티스트인가?

DEEZ: 태민은 정말 욕심이 많은 친구다. 솔직히 아이돌이라고 모두 태민 같지는 않다. 그는 본인 스스로 아티스트로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뚜렷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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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대화할때는 ‘1+1=2’ 같은 뻔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김영대: 이 앨범은 전작들처럼 작곡 프로세스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그 대신 곡을 직접 고르고 앨범의 컨셉을 정하는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DEEZ: 그렇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퍼포먼스에 있어서 무대를 만드는 것에 대한 관점이라든지 스타일과 색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그와 대화할때는 ‘1+1=2’ 같은 뻔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가령 디렉팅을 볼 때도 ‘이 부분은 아이스크림이 녹는 느낌이야’같은,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말들로 소통한다. 앨범 디렉팅을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정말 흥미롭게 작업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그 친구는 매번 성장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녹음할 때마다 매번 한 가지씩이라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영대: 음악만 들어도 노력하는 아티스트라는 점이 느껴진다.

DEEZ: 심지어 녹음하다 쉬는 동안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내놓는다. 이 부분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든지, 다음 파트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생각을 계속 내놓고 많은 시도를 한다. 작곡가 입장에서 이 정도면 됐다 싶어 OK를 내도 본인은 만족하지 않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김영대: ‘Crazy 4 U’는 대조적인 두 섹션의 조화가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곡이다.

DEEZ: 송캠프에서 태민의 앨범에 들어갈 곡을 의뢰받고 처음부터 그를 위해 완전히 새로 만든 곡이다. 원래는 지금처럼 두 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퓨처 스타일의 뒷부분만으로 시작했는데, A&R 및 공동 작가들과 고민 끝에, 피아노가 들어간 도입부를 새로 만들게 되었다. 다들 태민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잘 어울리는 구조로 완성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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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DEEZ 인터뷰 ②편은 샤이니, 종현, 엑소, NCT에 이어 아이돌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뻗어나간다.

김영대

By 김영대

음악평론가.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 [한국힙합]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의 저자. 번역서 [미국 대중음악] (한울)이 새로 나왔습니다. 미국 Lewis & Clark 대학교에서 대중문화강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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