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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Listen

1st Listen : 2019년 3월 초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지숙, 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장동우, 선미, 달수빈, 라비, JUS2, S.I.S, 열혈남아를 다룬다. 지난 회차부터 연재 속도 조정을 위해 일부 신보의 리뷰는 포함하지 않고 있음을 알린다.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지숙, 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장동우, 선미, 달수빈, 라비, JUS2, S.I.S, 열혈남아를 다룬다. 지난 회차부터 연재 속도 조정을 위해 일부 신보의 리뷰는 포함하지 않고 있음을 알린다.

The Star
디모스트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4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심댱: 작년 5월 싱글 '우산이 없어'로 잔잔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줬던 그가 이번에는 별을 소재로 돌아왔다. 이전 작에서 프리퀄로 등장했던 '그림일기'는 풀버전으로 나온 한편, '다 왔나 봐'라는 또 다른 곡의 프리퀄을 내놓으며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슬쩍 연장해놓았다. '우산이 없어'의 습한 공기 속에도 또렷이 빛나던 지숙의 보컬은 '널 보내주러 가는 길'에서 조금 냉정하게 자리한다. 이 냉정함은 '그림일기'의 풀버전을 지나며 다시금 촉촉한 미련으로 환기되는데, 오브제가 달라져도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트랙 덕에 흐름이 매끄럽다. EP와 EP와의 유기성을 보건대 좀 더 큰 볼륨에서도 흥미로운 흐름을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후속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디스커버리를 남긴다.


I Wanna Be
SM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4일

마노: 신곡 두 곡에 SM STATION을 통해 싱글 컷 되었던 'Cold (feat. 한해)'가 보너스 트랙으로 추가된, 전작 "Face"의 리패키지 앨범. 마치 목 넘김 좋은 음료처럼 단번에 들이켜도 부담스럽지 않은, 처음부터 한 앨범이었던 것처럼 매끄럽게 이어지는 유기적 흐름이 여전히 귀를 잡아끈다.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간 'Cold'가 마지막 트랙 'This Life'의 여운을 끊는 것 같은 느낌이 다소 석연치 않으나, 타이틀곡 'I Wanna Be'와 수록곡 'Show Me'의 완성도가 워낙 탁월하여 아무래도 좋아지고 마는 느낌이 있다. 'I Wanna Be'는 청량하기 이를 데 없는 하우스 리듬에 소연의 랩이 적절히 포인트를 주고 있다. 거기에 잠시간의 부재를 앞둔 키의 마음을 고스란히 편지로 쓴 듯한 가사가 어딘가 뭉클한 느낌을 주는데, 마냥 신나는 곡의 분위기와 만나 묘하게 심금을 찡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 흥을 이어가듯 흥청망청(!) 신나는 리듬과 챈팅이 몸을 가만 두지 않게 하는 'Show Me'도 꼭 놓치지 말길. 그가 건강하게 할 일을 마치고 하루 빨리 복귀하길 간절히 바란다.

스큅: 단순히 군 입대를 앞두고 팬서비스 차원에서 발매한 앨범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작과 나란히 두고 보면 새로운 맥락이 생긴다. "I Wanna Be"는 "Face"에서 정리해보인 자아상의 토대 위에 자신의 '워너비'를 쌓아올리고 있다. 초두에 나란히 위치한 신곡 'I Wanna Be'와 'Show Me'는 기수록곡에 비해 한층 여유롭고 대담한 태도를 전시하며 기나긴 자아성찰 뒤 자아실현을 향해 막 발을 내딛은 아티스트의 결의를 표상한다. 트랙 순서를 거꾸로 뒤집으면 인간 '김기범', 샤이니 '키', '워너비'를 꿈꾸는 현재의 그가 차례로 이어지는 형태로 '리패키지' 앨범의 의미가 매우 확실하다. 그렇다면 그가 실현하고자 하는 '워너비'는 무얼까? 앨범 재킷에서 어쩐지 그가 '워너비'로 꼽아온 데이비드 보위가 연상되는 것 역시 재미있다.


꿈의 장: STAR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4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마노: 어쩔 수 없이 동 소속사 선배 그룹인 방탄소년단을 언급하게 되고 마는데, 두 그룹 사이의 교차점 및 상이점에 여러 흥미로운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교 3부작'을 통해 고뇌하고 방황하는 10대를 날것의 형태로 담아낸 방탄소년단과 새로이 깨닫게 된 감정을 '머리에 뿔이 자랐다'고 비유하는 TXT는 분명 '학창시절'이라는 소재를 선연히 다른 온도 차와 결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짜증스레 내뱉는 '알았어 엄마 독서실 간다니까('No More Dream')'와 TXT가 한숨처럼 칭얼대는 '끝이 없는 기말고사('Our Summer')' 사이의 간극에서 읽히는, 케이팝씬 및 세대 이동과 사회문화적 현상을 둘러싼 여러 가지 변화 양상 역시 꽤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뉴 잭 스윙, 신스팝, 하우스 등의 다양한 장르를 일정한 톤앤매너로 산뜻하고 상쾌하게 풀어낸, 무척이나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준수한 팝 앨범. 신인으로서 매우 순조로운 출발이다. 곧 다가올 열대야 시즌에 잠자리를 한풀 서늘하게 식혀줄 듯한 'Our Summer'를 특히 추천한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서드: 첫 트랙 'Blue Orangeade'에서는 '빨간 장미/파란 장미'를, 타이틀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에서는 '뿔/왕관'이, 'Our Summer'에서는 '회색빛의 빌딩 숲/우윳빛 은하수 피어난 금빛 계절'처럼 뚜렷이 대비되면서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들을 가사에 배치하면서 앨범의 일관성과 더불어 팀이 지닌 이미지를 구축해나간다. 현실 속 소년들이 지닌 이미지와 환상적/만화적 이미지가 끝없이 교차하는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의 뮤직비디오 또한 곡과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만든다. 앨범 전체적으로 풍성한 사운드와 화음이 쉴새 없이 울려 퍼져 마치 아쿠아리움에 들어와 있는 듯한 공간감을 주는 동시에 현실과 환상 사이에 끼워진 필터 같은 역할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인다운 청량감이 가득한, 남자 아이돌 그룹 데뷔 앨범의 모범 사례 하나가 될 만한 EP이며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를 21세기 케이팝 아이돌 버전으로 재탄생시킨 듯한 마지막 트랙 '별의 낮잠'이 유독 귀에 남는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스큅: 이 앨범을 듣고 BTS의 데뷔 앨범을 떠올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앨범까지 갈 것 없이 1번 트랙의 전주만으로 충분하다. 한껏 부풀어오른 비트 뒤에 정교하게 쌓인 화음이 내리앉는 순간, 이들은 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BTS와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방탄소년단이 올드스쿨 힙합으로 비장함을 과시한 것과 달리 TXT는 'Blue Orangeade'를 시작으로 상쾌한 팝을 막힘없이 들려준다. 힙합 기반의 곡인 'Cat & Dog'마저 트랩 비트보다 마림바 사운드를 부각시키고 멈블랩을 귀여운 칭얼거림으로 해석하며 가벼운 태도를 유지한다. 이렇듯 BTS와 TXT는 장르도 이미지도 정확히 반대된다. 그러나 여기서 '반대된다'만 큼이나 주목해야 할 단어는 '정확히'다. 마치 그림자와 빛을 보여주는 듯한 구도는 대비를 넘어 대칭에 가까운 인상을 안겨주는데, 이는 두 그룹이 결국 같은 틀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BTS가 멤버들의 퍼스널리티를 현실 중고생 식의 발화에 녹여내고 이를 엮어 '학교 3부작'이라 불리는 세계관을 탄생시켰듯, TXT 역시 멤버들에게 현실적인 10대 소년의 이미지를 입히고 몽상적인 서사를 꿰어낸다. 서울 소재 고등학생의 일상 스케치와 다름없는 개인 티저영상은 멤버들에게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를 부여하며, 제목부터가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인 타이틀곡은 동화 같은 스토리의 초석을 마련한다. 인물을 중심으로 리얼리티와 판타지를 교차시키는 빅히트의 작법이 TXT에도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BTS가 취향에 맞지 않았던 사람들을 포섭함과 동시에 BTS를 좋아하던 사람들까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수 있는 영리한 전략. 앞서 했던 말을 더욱 명료히 하자면, TXT는 BTS와 '완전히 다르'다기보다 '평행을 이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치 Blue Orange처럼' '정반대'여서 '더 특별한' 이들에게 Discovery!를 부여한다. 여담으로 TXT와 BTS의 세계관 연결을 점치는 의견도 있어 향후 이들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기도 한다


BYE
울림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4일

심댱: 입대 전 인사와도 같은 장동우의 솔로 앨범. 공교롭게도 이번 회차에서는 키를 비롯해 '군백기'를 달래기 위한 솔로 앨범이 몰려서 발표된 점이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남자 아이돌에게 입대라는 이벤트가 작지 않은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이때야말로 자기의 색깔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일 텐데, 장동우의 솔로 데뷔 EP는 그만의 개성을 잘 담아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아마도 한 번에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려다 생긴 어수선함 때문인지도. 상대적으로 산뜻하다가 어느 틈에 훅 들어오는 'ROMEO', 'Something Between'이나 'Party Girl'에서의 파티튠 등 하나의 테마를 잡고 밀고 나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까 싶다. 욕심껏 내보인 첫 솔로 앨범인 만큼 다음은 좀 더 뚜렷한 형태로 인사할 수 있길. 그것이 어떤 형태든 놀라운 'News'이길 바라며.


누아르 (Noir)
메이크어스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4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스큅: "누아르" 발매와 함께 공개된 빌보드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선미는 자신을 표현하는 색깔로 보라색을 꼽았다. 양극단의 색깔이 합쳐진 모순적인, 혹은 절충적인 색깔. 'Noir'는 기본적으로 모순과 절충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이렌'의 기조를 잇는 (미묘의 표현을 인용하면) '값싸 보이면서도 웅장하고 화려한 유로 디스코 특유의 아이러니', '보지 않아도 아'는 'Bad Ending'에 갇힌 관계, 이를 표상하는 SNS의 어두운 이면, 반대로 총천연색으로 꾸며진 비디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놓인 주인공, 여성 연예인 선미. 선미는 모순적인 세상에 절충하는 모순적인 자기 자신을 응시한다. 여기에는 일말의 비판도 비아냥도 존재하지 않는다. 응시 그 자체만이 자리할 뿐이다. '누아르'가 더욱 섬찟하고 파괴적으로 느껴지는 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누아르'는 모순과 절충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선, 모순과 절충 그 자체다. 다시 말해 '누아르'는 보랏빛 선미에 '관한' 것을 넘어, 선미 그 자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선미'라는 장르를 만들고 싶다'던 그의 포부가 다시금 떠오른다. 지난 앨범 "Warning"이 '선미'라는 장르의 예고편이자 경고장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어퍼컷.

심댱: 빌보드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케이팝의 차별점 중에 비주얼적인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그가 중요시한 비주얼, 그러니까 뮤직비디오와 티저에서 볼 수 있는 비주얼 컨셉은 그간 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뚜렷하게 빛났다. 가장 빛나는 비주얼을 두르고 어두운 부분을 노래하는 것은 선미만이 해낸 지점이다. 경고 3부작의 후속으로 선택한 '누아르'는 마치 현대인에게 익숙한 SNS의 이면을 소재로 한 짤막한 에세이처럼 보인다.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셀러브리티가 일명 '관심종자'로 불리는, 웹상에서의 관심이 목마른 이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둔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그가 셀럽이기에 더욱 냉철히 바라볼 수 있는 영역이지 않을까 싶다. 이를테면 리얼타임과 업로드 사이의 시차로 발생하는 외로움과 거기서 얻어지는 관심에 의해 'Bad ending'까지 치닫는 상황 등 말이다. 뮤직비디오에서 #소통에 의한 기행을 연기하며 비판했음에도 촬영 후 차량의 화재를 등지고 셀카를 찍는 마지막 장면은 '나도 사실은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는 고백으로 들려 찜찜한 여운을 남긴다. 선미가 케이팝 씬에서 유의미한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는 인물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할 때의 불편함처럼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건드리기 때문일 것이다. 어둠을 환히 비추는 뾰족한 생각, 화사한 옷에 감춰진 컴컴한 감정 등으로 선미라는 장르, 혹은 카테고리는 이미 진행 중이다.


Katchup
수빈 컴퍼니
2019년 3월 5일
놓치기 아까운 이번 회차의 추천작

랜디: 2년 만의 반가운 신보. 소속 그룹이었던 달샤벳을 연상시키는 '달수빈'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데뷔 9년 차, 그는 여성 아이돌로서는 드물게 그룹의 앨범 전곡 프로듀싱 경력이 있다. 요즘처럼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여성 아이돌이 늘어가는 때에 뒤돌아보면 파이오니어였다 말할 만 하다. 인트로에 흐르는 웃음기 없는 피아노 테마는 올해의 리프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버스에서 악기만 바꾸어 내내 흘러서 한두 번만 들으면 중독이 된다. 고티에의 'Somebody That I Used to Know' 실로폰 테마 같은 가벼운 우울감이 묻어난다. 무감한 표정으로 이별을 반추하는 달수빈의 알토 음색, 그리고 전자음악의 본색을 드러내는 프리코러스와 브릿지가 충돌하며 묘한 이미지를 만든다. 프리코러스로 기능하는 인스트루멘털 브레이크가 고의로 피치를 조금 내린 탓인지 뒤따라오는 맨목소리의 코러스도 피치가 내려가있는데, 그 부분이 1절이 끝나고 다시 돌아오는 살짝 피치가 올라간 피아노 테마에 비해 플랫되어 들리는 등, 마지막 매무새가 약간 아쉽다. 꼼꼼한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하면 보완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가, I will catch up with you' 라는 가사에 자기 속도대로 가도 조바심 내지 않으려하는 그의 고집이 느껴진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R.OOK BOOK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5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은재: '꾸준함'을 최강점으로 삼는 뮤지션 라비가 한 땀 한 땀 지은 곡으로 채운 쇼케이스 같은 앨범. 훵키한 베이스에 한껏 리드믹하게 다듬어진 라비의 플로우가 얹어진 'TUXEDO'는, 마치 그의 큰 키에 잘 어울리는 수트 한 벌처럼 라비의 모든 장점을 극대화한 싱글이다. 이전의 믹스테잎과 싱글이 라비 본인에게 잘 맞는 음악, 특히 래핑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면, 이 앨범에서는 비로소 답을 찾은 듯한 느낌으로 다양한 무드의 트랙들을 채웠다. 아이돌 메인 댄서로서의 장점을 놓치지 않는 댄서블한 트랙이 많은 것 또한 주목할 점이다.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live'에 등장하는 청하의 보컬 또한 일청을 권한다.


FOCUS
JYP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5일

마노: 보편적인 케이팝 문법을 따른 곡들은 대개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는 빌드업과 그것이 절정을 맞아 폭발하는 드롭의 요소를 포함하여 기승전결이 뚜렷한 구조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그러한 보편적 케이팝 문법을 크게 비껴가 있다. 타이틀곡 'FOCUS ON ME'부터 거의 모든 곡이 도입부의 템포와 무드를 곡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일정하게 가지고 가는데, 지금까지 흔히 접해온 케이팝의 뚜렷한 기승전결 구조에 어떠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면 꽤 신선하게 느껴질 만한 부분이다. 한편 앨범을 통해 JB와 유겸 두 멤버의 개인적인 취향이 엿보이기도 하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다. JB는 또 다른 유닛 활동인 JJ 프로젝트 및 KBS2 〈건반 위의 하이에나〉 등에서 주로 다운 템포의 R&B 장르를 표방한 솔로곡을 선보여왔고, 메인 댄서 유겸이 댄스를 시작한 장르는 하우스라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직접 작사 및 작곡에 이름을 올린 본작에서 주로 도회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R&B와 몽롱-몽환적인 색채의 딥하우스 장르를 시도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모르고 들으면 하나의 장르 앨범처럼 느껴질 법한 부분이 꽤 흥미로운 앨범. 추천곡은 'SENSES'와 'LOVE TALK'.


너의 소녀가 되어줄게 (Always Be Your Girl)
더블엑스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6일

랜디: 위키미키의 'Crush'를 만든 TENTEN의 작품이다. S.E.S를 오마주한듯한 그룹 이름이라 '너의 소녀가 되어줄게' 라는 제목도 'I'm Your Girl'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않다. 노래는 디스토션을 많이 건 신스와 박자를 많이 쪼갠 드럼이 큰 볼륨으로 울려대는 와중에, 의상은 여자친구가 '유리구슬' 뮤직비디오에서 '한국인이 상상하는 일본 체육복'을 입었듯 '한국인이 상상하는 일본 교복'인 코스프레 세라복 차림이다. '요즘은 일본풍 교복으로 어필 되는 청자 타깃층이 이런 노래를 듣나?' 하고 갸웃하게 된다. 전작인 '응(Say Yes)'보다는 수동적인 자세의 가사다. 아직은 반응이 오는 쪽을 찾아 이런저런 도전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YOLO
OPUS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6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랜디: 눈을 의심하게 하는 뮤직비디오가 제일 먼저 기억에 남는다. 대학교 영상 이펙트 수업 과제물 같은 미감인데, 그런 콘텐츠를 하도 쉬이 볼 수 있는 요즘 웹에선 외려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YOLO'를 주제로 한 '될 대로 돼라'풍 가사가, 빠르게 달리다 느긋하게 드롭하다 적절한 타이밍에 트로피칼로 조바꿈하는, 변화무쌍한 튠과 잘 어울린다. 더유닛의 UNB 멤버로 활동한 마르코의 홈 그룹이라 해외에도 팬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대형 기획사처럼 품을 많이 들인 기획은 아닌 것 같지만, 각 콘텐츠가 각자의 파트를 충실히 해내서 알찬 결과물이 나왔다.

서드: 뜨악한 첫인상과 당황스러운 가사에 적응 후 귀 기울이면 '지구 뿌셔'는 사운드의 완성도가 그리 낮지 않은 곡이다. 극단적인 비유를 들자면 방탄소년단의 '쩔어' 같은 사운드에 노라조의 감성을 끼얹은 듯한 이미지인데, 소위 '어그로'를 끌어서 대중의 시선을 끌어내려는 일회성 전략인지 더 멀리 내다볼 비전이 있는 컨셉인지는 아직 이 노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UNB 활동 중에도 꾸준히 작사에 참여했던 멤버 마르코와 더불어 멤버들의 성장을 주목하고 싶다. 엉뚱함보다 아이돌다운 청량함을 기대한다면 수록곡 '내 품에 안겨'도 들어보길 추천한다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