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8 :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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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처럼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날 한시 모두 다 함께 멍청해질 수 있는 날이 또 있을까. 일 년에 단 하루, 한 해를 마무리하는 흥청망청한 분위기 가운데 흘러 넘치는 크리스마스 멜로디들은 하나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속절없는 설렘을 선사하곤 한다. 깨고 나면 종일 우울할 이 허망한 꿈 같은 한 철은 아이돌들의 음악과 닮았는지도 모르겠다. 그 언제보다 화려하고 즐거운, 또 그만큼 외로운 계절을 위한 달콤쌉살한 8인 8색 크리스마스 노래들.

샤이니 – 하루 (2010)

이 플레이 리스트를 구상하게 된 이유. 세일 마지막 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없는 살림에 뭐 좀 건져볼까 들어간 한 드럭 스토어에서 이 노래가 울려 퍼졌고 나는 그제서야 이제 곧 크리스마스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디테일하게 들어가자면 크리스마스를 노래한 곡이라기엔 조금 애매하지만, 시즌송에서 자주 쓰이는 익숙한 코드웍과 상쾌한 겨울바람 같은 샤이니 멤버들의 목소리를 무기로 한 번 무리하게 밀어넣어 본다.

핑클 – 화이트 (1999)

시즌 송의 정석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를 과감히 전주에 배치하며 크리스마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곡으로 자리매김한 핑클의 2.5집 수록곡. 메인 보컬 옥주현의 파트를 제외하고는 일정음 이상 결코 올라가지 않게 다정하게 배열되어 있는 멜로디 전개 덕분에 성유리와 이진의 목소리가 핑클의 다른 그 어떤 노래보다 편안하게 들려온다. 전체적으로 풍성하게 배치된 코러스가 전해주는 포근함이 가장 큰 매력.

포미닛 – 징글징글 (2009)

동네에서 한 자락 할 것 같아 보이는 언니들이 ‘너 이름이 뭐니 전화번호는?’ 묻기 전, 현아가 ‘빨간 건 현아 현아는?’에서 말을 끊으며 전세계 남성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기 전, 그저 컬러풀하고 상큼발랄했던 포미닛의 팀컬러가 극대화된 싱글. 주 선율을 받쳐주는 칩튠 사운드와 목소리에 잔뜩 먹인 보코더가 다소 밋밋한 곡에 듣는 재미를 더한다.

SS501 – Snow Prince (2005)

활동 후반기로 갈수록 약간 어색한 남자력과 뽕기 어린 선율로 강한 인상을 남긴 SS501이지만, 사실 이들 역량이 평균적으로 돋보인 건 ‘넌 나의 천국’이나 ‘Snow Prince’ 같은 보이 밴드 공식에 충실한 팝송들이었다. ‘내가 바로 그대만의 왕자’라는 간지러운 고백을 견뎌낼 수 있는 건 일년 중 오직 크리스마스 시즌뿐이리라.

강수지 – 혼자만의 겨울 (1995)

싱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전무하던 시절, 이 노래를 앞세워 단 두 곡이 들어있는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는 사실이 당시 아이돌에 버금가던 인기를 누리던 그녀를 다시보게 한다. 가요계 다시 없을 윤상과 강수지라는 천상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이 순백의 풍경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토록 청명하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애상적인 정서를 잃지 않는 윤상 특유의 멜로디와 슬프기 그지없는 가사가 눈치없을 정도로 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어레인지를 만나며 한층 빛난다.

보아 – 메리크리 (2005)

한국에서도 발매되었지만 일본에서 훨씬 큰 사랑을 받았던 보아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송. 언제까지나 철 없는 10대 소녀일 것 같던 그녀가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의 발라드로 시즌 송을 내놓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위태롭고 애틋하게 이어지는 후렴구의 멜로디는 발표된 지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겨울의 멜로디’ 자리를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다.

엑소 – 12월의 기적 (2013)

전성기 한 가운데 놓인 아이돌 특유의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시즌송을 기대했던 이들의 예상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크리스마스 앨범으로는 드물게 1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엑소의 겨울 스페셜 앨범 타이틀곡. 이들의 기존 히트곡들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K와 M 각각의 메인 보컬들의 숨겨진 실력을 만천하게 자랑한 곡이기도 하다. ‘이 초라한 초능력 이젠 없었으면 좋겠어’라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 지 알 수 없는 가사가 화룡점정.

인피니트 – 하얀 고백 (2011)

크리스마스 노래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충실히 갖춘 시즌송의 정석. 스윗튠과 인피니트의 궁합이 절정에 달했던 시절 탄생한 역작이다. 스윗튠 특유의 건강하고 청량한 기타 사운드 사이사이 은은하게 깔리는 스트링 세션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소리 파장에 크리스마스 씰이라도 붙어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후반부 잔잔히 흐르는 차임벨 소리와 단체 코러스로 어쩐지 아련하게 안녕을 고하는 마무리도 좋다. 연말 분위기 물씬한 뮤직비디오도 함께 권한다.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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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보고 읽고 씁니다. 특기는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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