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 1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이다. 인피니트F, 샤넌, 소진&도끼, 에이데일리(A-Daily), 2014 크롬 패밀리, 인피니트, 페임어스, JYP 네이션, 틴탑을 들어보았다.
김윤하: 청춘 드라마의 타이틀롤과 함께 흐를 법한 ‘가슴이 뛴다’의 첫 음이 울리는 순간, 앨범의 의도를 직감했다. 인피니트에서 노래와 춤 능력치를 기준으로 (미안하지만) 다소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이 ‘막내즈’의 무기는 앨범제목으로도 당당하게 발하고 있는 ‘푸름(靑)’ 그 자체다. 마냥 촌스럽고 부끄럽지만, 젊다는 밑천 하나만으로 더없이 청량해 그리운 그 시절. 음반에 수록된 세 곡은 마치 이상화시킨 그 시절의 BGM처럼 거침이 없다. 큰 변칙 없이 정박으로 진행되는 리듬과 꾸밈없는 멜로디 위로 실려오는 막 자란 소년들의 와글와글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그런데 어라, 이건 어디선가 느껴본 감정인데. 그렇다. 쟈니스 황금기의 리프라이즈가 2014년 대한민국에서 펼쳐졌다. 뒤통수가 다 얼얼하다.
미묘: 한없는 청량감과 해방감, 터무니없이 화사하게 빛나는 청년의 이미지, 마치 1년 내내 여름 휴가의 둘째 날인 듯한. 그런 것을 쟈니스라 한다면, 그렇다, 이 음반은 매우 쟈니스적이다. (엘의 얼굴이 원래 이렇게 미야케 켄와 오카다 준이치를 섞은 듯했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꽃돌이' 느낌의 곡이 사람에 따라 오글거려 참을 수 없다고 한다면, '가슴이 뛴다'는 제이팝의 편곡과 질감을 가득 가져오면서도 사운드의 무게중심을 미세하게 조절해 접근성을 높였다. (혹은 일본에서 '케이팝'의 브랜드성을 보강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듣는 이의 '꽃돌이팝 수용성'이나, 한국 시장에서 (아이돌 원형의 하나로서) 쟈니스계 수용성의 리트머스가 될 만한 곡이 아닐까.
유제상: TV에 별민 님이 아른거려 '어, 드디어 때가 된 건가?'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한가운데 엘을 세운 인피니트F가 등장. '가슴이 뛴다', '너라서', 'My Girl'의 세 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수록곡 모두 밝다 못해 듣는 이가 정화(淨化)될 지경이다. 개인적으로는 장학퀴즈 엔딩송 같은 '가슴이 뛴다'보다 인피니트 본진의 발랄함을 지닌 '너라서'가 더 듣기 좋았지만, 누가 위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균등한 품질의 곡들이니 모두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피니트 무서운 아이...
조성민: 미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인피니트F의 세 보컬은 인피니트 음악 안에서 가장 여리고 엷은 층위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 엷은 색깔은 다른 그룹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인피니트 음악만의 특징이기도 했다. 취향에 따라 '맑고 예쁜 목소리' 혹은 '귀신 우는 소리'로 인식되는 이 목소리는, 어쨌든 확실히 각인되는 소리임에는 분명했다. 이렇게 '튀는' 목소리만 뽑아서 모아놓았는데, 노래에 대한 선호와 상관없이 귀에 꽂히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싱글에 수록된 세 곡 외에도, 인피니트 정규 2집에 수록되어 있는 유닛 트랙 '미치겠어'까지 놓고 보았을 때, 이들의 작품 내 지향점은 J-pop 시장에서 쟈니스, 특히 아라시, 캇툰 등의 2000년대 남성 아이돌과 궤를 같이 하는 듯 보인다. 다만 벌써 30년 이상 아이돌 왕국으로 번성하다가 최근 위기를 맞은 쟈니스를 작품 내에서 모티브로 한다고 했을 때 다소 우려되는 점은, 과연 아직 쟈니스조차 해결하지 못한 '맹점'을 인피니트F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 이들의 작품 외 행보가 일본 내 케이팝 '한류' 아이돌의 초기 모델 - 카라, 소녀시대 등 - 에 가까운 것을 보면 결국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 자구책을 찾아내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하게 된다. 전대미문의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은 분명 적절한 행보겠으나, 이 이후 포석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아무래도 토양이 다른 한국 땅에서 꾸준히 살아남기에는 조금 벅차지 않을까 싶다. 요약 : 한류돌이 쟈니스로 진화하였습니다!【살아남아라!인피니트F】
김윤하: 노래가 목적으로 하는 건 단 하나다. 어쨌든지 간에 곡의 주인공인 샤넌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할 것. 그 공동목표에 별 관심 없어 보이는 노랫말과 멜로디 사이, 편곡이 홀로 고군분투 한다. 목소리는 돋보이게 해야 하니 적당히 공간을 비워둬야 하지만 완성도에 대한 욕심도 버릴 수는 없다. 결국 멍멍한 비트를 한 번 더 쪼개고 하이햇을 자잘하게 분산 배치하는 것으로 허전한 뱃속을 채운다. 그리고 분연히 산화. 음절마다 뒷음을 반박씩 밀어가며 부르는 버릇도 곡을 플랫하게 들리게 만드는 결정적 단초다.
미묘: 2절부터 들어서면서 힘을 싣는 비트는 질감이 살아있다. 잘게 쪼개는 하이햇과 함께, 꽤나 간만에 듣는 류의 비트이다. 여기에 교차해 얹히는 스네어롤이 현재적 요소를 더해주며 잘 어울린다. 멜로디는 호소력과 서정을 함께 담으면서, 은은하게 신비감을 조성하는 화성과 맞물려 제법 품격 있고 매력적인 편. 그러나 하이햇과 스네어롤이 다소 정신 없게 들린다면 이는 트랙 전체가 이미 너무 꽉 차 있기 때문이리라. 소울풀한 느낌으로 노래하면서 열심히 춤추는 뮤직비디오의 모습처럼, 따로따로는 완성도가 있으되 조합됐을 때 조금 과잉하다. 그러고 보면 그것이 DAP 사운드의 전신인 코어 컨텐츠미디어의 강점이자 약점이었을까.
조성민: 보는 이가 충분히 받아들일 새도 없이 너무 많은 것을 담아서 주려고 하는 욕심이 보인다. 이국적으로 예쁜 외모도 돋보여야 하고, '마치 머라이어캐리를 연상시키는 듯한 파워풀한 가창력'도 보여줘야 하고, 아이유를 위협하는 감성 표현력과 16세답지 않은 카리스마 있는 연기력도 보여주고 싶은데, 그 와중에 뮤지컬스타다운 현란한 무대 퍼포먼스까지 보여주려고 한다. 욕심이 많은 것은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욕심 없는 아이돌을 싫어하는 편이다. 그러나 샤넌의 '새벽비' 무대에서는 가지고 있는 재능에 대한 자신감과 그것을 다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이, 저마다 다른 맥락, 다른 방향으로 어필되고 있어 다기망양의 인상을 준다. 하나의 일관된 콘셉트와 스토리 안에서 이 모든 빛나는 재능들이 시너지를 내는 날이 오길 빈다.
유제상: 1. 일단 가수명 보고 흠칫했다. 2. 소진 목소리가 걸스데이 때랑 너무 달라서 놀랐다. 솔직히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3. 도끼는 도끼처럼 랩 한다. 그래서 생각과 다른 소진의 노래와, 평소와 같은 도끼의 랩이 잘 어울린다는 점이 이 곡의 감상 포인트. 어울린다는 사실 자체가 의외다. 4. 이상의 내용을 제외하면 솔직히 곡 자체는 매우 평범한 편. 소진의 다음 싱글을 기대해본다.
미묘: 라붐의 '어떡할래'를 작업한 어벤전승의 곡이라는데, '어떡할래'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던 '뽕끼'가 '말을 해야 알지'에서는 상당히 질척거린다. 폭발하기보다는 꾹꾹 눌러가며 힘을 살리는 스타일 또한 이 곡에서는 다소 엉성한 구조와 함께 허물어져 버린다. 커플링곡 '둘이서 둘이서'가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면서도 약점을 상당히 보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보컬의 레코딩과 믹스에서 지나친 허점을 보인다. 기획의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지.
유제상: 6인조 여성 아이돌 에이데일리의 데뷔 싱글. 첫번째 곡 '말을 해야 알지'는 흡사 티아라가 데뷔할 때 불렀던 트로트 비스무리한 곡과 같다. 곡 자체의 품질은 좋은 편이지만 '이제 와서 이런 곡이...'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다음 곡 '둘이서 둘이서'는 아이돌 노래치고는 약간 중럄감 있는 하우스비트의 곡. 총평하자면 노래의 질은 좋은 편이지만 약간 마이너한 아티스트 냄새도 난다. 아무래도 아이돌이니 직접 무대에 선 모습을 보아야 더 정확한 평이 가능할 텐데 아직은 이를 볼 수 없어서 아쉽다.
조성민: 멤버는 6명이라는데, 들리는 것은 서너 명 정도로 들린다. 일부러 비슷한 창법을 썼다거나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기 보단, 그냥 워낙 무난한 음색들이라서 그런 것 같다. 아직 뮤직비디오나 무대 영상이 없어 어떤 멤버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은데, 일단 듣는 것만으로 뭔가가 충족되는 아이돌은 아닌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미묘: 17Holic과 은종태가 참여한 이 트랙은 제법 재밌다. 보컬리스트들의 음색이 잘 살아나고 있어, 아티스트들과 프로덕션의 성장을 엿보게 한다. 각각의 섹션도 무난하고 전형적이면서도 나무랄 데 없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곡 전체를 봉합하는 데 있어서는 다소 어색한 진행이나 밸런스가 보이기도 한다. 유독 튀게 믹스된 벨 사운드는 이 곡이 감상용이라기보다 크리스마스에 배경 음악으로 틀어놓으라는 용도라 주장하는 듯하다.
유제상: 크롬 엔터테인먼트의 메이저 선언? 소속 그룹들이 그 동안 나사 하나 빠진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에 비해, 수록곡 '러브 크리스마스'는 여느 메이저 소속사의 송가 못지 않은 단정함을 뽐낸다. 특히 가사만 한정해 놓고 보자면, 경망스러운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점들이 어느 정도 콘트롤 되는 느낌이라 앨범에 참여한 그룹들의 내년 활동을 기대하게 만든다. 얻어 걸린 성공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조성민: 크롬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아티스트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실제로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자신감이 과한 듯한 인상을 받았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힘을 빼고 과욕을 버린 듯한 시즌송은 꽤나 편하게, (심지어) 무척 좋은 기분으로 듣게 된다. 진중한 무게감을 표현하는 것만큼이나 밝고 경쾌함을 잘 표현하는 것도 은근히 어려운 일인데, 역시 라이트한 캐릭터로 승기를 잡은 바 있어서인지 오랜만에 제대로 매력을 어필한 느낌.
김윤하: 최근 개봉한 인피니트 월드투어 다큐멘터리 <그로우 (Grow)>의 주제곡이자 팬송의 정석. 특이점이라면 영화의 소재인 월드투어 기간 동안 완성한 트랙이라는 사실이다. ‘Beautiful’에서 “Season 2”에 수록되었던 솔로곡 ‘눈을 감으면’까지 91년 생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90년대 작곡가의 향취를 물씬 풍기는 우현의 색깔이 그대로 반영된 솔직한 곡조에 팬이라면 뭉클할 수 밖에 없는 노랫말이 실렸다. 팬송의 일반적인 특성상 누군가에게는 프리재즈보다 난해하게, 누군가에게는 그 어떤 송가보다 가슴 시리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예상컨대 혹은 단언컨대, 팬들은 다음 공연부터 어떤 곡이 엔딩일까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미묘: 기본적인 정보만으론, 인피니트 팬이 아니라면 기대치가 낮을 법도 하다. 아이돌 멤버의 자작곡이자, 팀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발라드성 감동 트랙이니 말이다. 인피니트의 다른 곡들에 비하면 멜로디의 밀도가 다소 낮은 듯하지만, 화성 진행이 예쁘게 잡혔고, 사운드 규모의 변화가 드라마틱한 진행을 일궈내면서도, 곡 자체가 갖는 직선적이고 수수한 감성의 매력을 잘 살리는 편곡이다. 후렴의 유니슨이 화음으로 변하는 순간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MRJ: 극도로 무심하고 뻔한 곡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쁠 것은 없지만, 그저 흥미로운 점도 없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기타는 듣기 좋았지만, 그 외에는 이 곡에 새롭거나 유니크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샤이니나 슈퍼주니어도 '전통적'인 발라드를 했지만, 훨씬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해냄으로써, 이미 존재하는 OST 발라드의 바다로부터 거리를 둔 바 있다. 인피니트는 굉장히 실력 있는 그룹이다. 그들의 곡 하나하나가 그 사실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성민: 상반기에 있었던 한 달여의 공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이제서야 찍게 된 월드투어의 마침표. 전세계를 돌고 온 이들의 에필로그가 주는 메시지는 (아무래도 올림픽 공식 주제가 같은 캠페인송에 가까워 보이는) '음악으로 하나된 우리'다. 어느 아이돌이 그렇지 않겠느냐만은, 인피니트는 역시 이번에도 팬덤을 포함한 공동체로서의 '인피니트'를 이어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사의 내용이나, 이 곡이 OST로 쓰인 영화에 등장하는, 곡이 만들어진 배경뿐만 아니라, 노래를 만든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인피니트의 대표 팬송이자 월드투어의 엔딩곡이었던 'with'를 직역한 '함께'를 제목으로 하고 있는 점부터, 가사에서 '우리'라는 표현이 '인피니트' 멤버들은 물론이고 팬덤 공동체 전부를 포괄하고 있는 점, 그리고 코드는 진부하되 종종 꽤 변칙적인 보컬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오던 작곡가 남우현이 정석적인 박자와 멜로디만으로 후렴을 만들어 이 노래를 함께 부를 사람들을 고려했다는 점 등, 팬덤 밖의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을지 모르지만, 공동체 안에 속해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중요한 가치들을 듬뿍 담고 있다.
미묘: 가볍게 파닥거리며 금속성 퍼커션을 곁들이는 비트, 필터로 먹먹하게 누른 채 활을 긋는 스트링이 정겹다. 적당히 예스러운 느낌의 R&B지만 화사한 색채를 유지해 부담스럽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곡. 후렴의 반복되는 프레이즈도 보컬이 살짝 리듬을 타면서 지루하지 않게 변화를 주는 점이 인상적. 곡 전체에 걸쳐 보컬의 통제가 조금씩 허물어지는 바람에, 들으면서 자꾸 마음을 졸여야 하는 트랙이 되었다는 것이 아쉽다.
조성민: 신인 그룹 특유의 '열심! 열심! 창법'이 돋보인다. 목소리에 개성이 있는 편이라 잘만 디렉팅하면 얼마든지 없는 실력도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트레이닝이 덜 끝난 건지, 아니면 (벌써) 그들의 능력치의 한계에 도달한 건지 잘 가늠이 안 된다.
미묘: 라이브 앨범이니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앨범은 유난히 라이브의 현장감이 살아있다. 뭐니 뭐니 해도 JYP는 가장 질감을 중시하며 클래시한 사운드를 만져내는 기획사 중 하나. 앨범에서 매캐하게 번쩍거리던 곡들을 다소 거칠게 만져진 라이브 사운드로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MR 비중이 높은 'Bounce' 등과 다른 곡을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때로는 여러 보컬리스트들의 채널 믹스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고, 때로는 음정이나 발성이 흐트러지기도 하는 것조차 '라이브 앨범을 듣는 재미'가 된다.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가 떠들썩하게 쏟아지다 "JYP!"라고 (두 번이나!) 속삭이는 걸 듣고 나서 '대낮에 한 이별'로 트랙이 넘어갈 때쯤, 이미 이 집단을 미워하기 힘들어진다.
유제상: 금년 8월 9일, 10일 양일간 진행되었던 콘서트 "2014 JYP NATION"의 실황음반. 팬서비스 차원의 음반이니 곡의 퀄리티 이런 걸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다만 소속 가수와의 결별에서 유독 잡음이 많았던 JYP(자연인 박진영을 포함하여)가 십 여 년의 세월을 겪더니 이렇게 가족애 넘치는 음반을 내는 게 쪼금 감동적. 젊은 피의 참여도가 높아 JYP 음반이라기보다 <케이팝 스타> 음반처럼 들리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 JYP가 이지리스닝의 세계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과도기적 음반이라 하겠다.
미묘: 시즌송이란 게 큰 기대를 주기 어렵지만, 의외로 괜찮은 분위기다. B 파트의 화성을 과감하게 벗어나는 멜로디도, 무척 신경 쓰이면서도 재미난 결을 보인다. 기타 사운드가 조금 먹먹하게 내려앉아서 화려하게 날아가진 않지만, 적당히 여유 있는 흥청망청 분위기가 밉지 않다. 그간 틴탑이 내왔던 곡들을 생각하면 다소 거리감이 있어 갸웃거리게 되지만, 시즌송이 아니고서야 요즘 같은 시절에 내기 어려운 분위기의 곡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성민: 아직도 멤버들의 목소리가 부피감 없이 악기 소리에 묻혀버리고 있다. 믹싱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창법의 문제에 가까운 것 같다. 트랙을 메우고 있던 화려한 편곡이 사라지자 화장기 없는 보컬의 밋밋한 민낯이 드러나버린 느낌. 아이돌 그룹이 원톱 메인보컬을 필두로 앨범을 꾸려가는 것은 그다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긴 하지만, 왠지 이것만으로 만족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나저나, 이 스윗튠이 그 스윗튠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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