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아이돌로지는 ‘최고의 음반’ 10장을 꼽은 바 있다. 내부검토 끝에 ‘기억될 음반’ 부문을 시도하기로 하였다. 음반의 질을 떠나서 우리가 2017년 아이돌 씬을 어떤 노래, 어떤 음반으로 기억하게 될지를 가늠하고자 한다. 많은 사랑을 받았거나 그 의미가 깊은, 또는 2017년의 지형도를 조망하는 데 꼭 검토해야 할 음반들이다. 12명의 필진이 투표했으며, ‘최고의 음반’과 마찬가지로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발매된 미니앨범 이상 모든 음반을 대상으로 한다.
10위. NCT 127 – Cherry Bomb
오요: 이것은 케이팝에서 상당히 드물게 경험하는 종류의 소리다. (7.7)
9위. 트와이스 – twicetagram
조성민: 이러니저러니 해도, ‘보는 음악’을 국내에서 가장 잘 하는 걸그룹이다. 트와이스는 여전히 가장 사랑받는 걸그룹이며, 그럴 수밖에 없음을 꾸준히 증명하고 있다. (11.21)
8위. 프로듀스 101 – 35 Boys 5 Concepts
김윤하: 상큼함에서 섹시함, 작고 귀여운 소품에서 규모가 느껴지는 다소 웅장한 곡까지. 국민 프로듀서님들을 위해 준비된 다섯 곡의 ‘요즘 스타일’ 보이 팝 모음집. (6.25)
7위. 아이유 – Palette
미묘: “이제 조금 알 것 같”은 자신에 대한 긍정은 ’스물셋’의 수정증보판인 동시에 묵직한 이정표다. 그의 ‘진실함’이 특수성인 동시에 보편성을 획득한다. (5.20)
6위. 태민 – Move
햄촤: 음반 전체가 생뚱맞을 정도로 현재 케이팝 씬의 판도와는 동떨어진 스타일이라 혜성처럼 떨어진 인상이다. (11.21)
5위. 레드벨벳 – The Red Summer
미묘: ‘이제 여름 하면 레드벨벳이다’라고 선언하는 것 같은, 상당히 의욕 넘치는 트랙이다. 확실한 리듬을 뼈대로 베이스를 부스터 삼아 끝까지 시원하게 뻗어 나간다. (7.31)
4위. 방탄소년단 – Love Yourself 承 ‘Her’
오요: ‘DNA’는 섹션이 바뀔 때마다 새로움을 주면서도, 다른 정답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적확한 다음 블록을 속도감 있게 쌓아 나간다. 커리어 상의 극적인 이벤트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작품의 서사 속에 끌어안는다. 케이팝에서 누가 이런 걸 보여줄 수 있겠나. (10.20)
3위. 워너원 – 1X1=1 (To Be One)
심댱: 기우를 뒤로 하고 워너원은 대중이 흔히 소비해 온 아이돌 코드와 강한 인지도를 활용해 현 세대 가장 대중적인 보이그룹이 되었다. 워너원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개개인의 매력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랜디: 워너원이 이만큼 선방하고 있는 이유는 이것이 인기 방송의 결과물 프로젝트이고, 그 101명에서 뽑힐 정도로 경쟁력 있는 재원들의 재능을 갈아 넣어 시청자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지, 레디메이드 음악을 짧은 시간에 무대로 옮기는 것이 괜찮아서는 아닐 것이다. (9.2)
2위. 소녀시대 – Holiday Night
랜디: 이제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걸그룹의 수많은 처음을 써내려온 그 소녀시대다. 그들의 10년이 ‘걸그룹이 했을 때 대중에 받아들여지는 음악과 콘셉트’의 지경을 넓혀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햄촤: 그간의 비-완전체 활동이 단지 각자의 커리어뿐만 아닌 최종적으로 팀워크 강화의 목표로서 수렴되는 듯, 파트의 역할이나 비중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모든 목소리가 적재적소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8.30)
1위. 종현 – 이야기 Op.2
김윤하: 종현이 바쁜 활동 틈틈이 이런저런 기회를 통해 선보였던 곡들과 정규 앨범에 수록하기에는 색깔이 다른 곡들을 모은 일종의 비사이드(B-Side) 앨범 같은 인상을 전한다. 해를 더해 갈수록 여유로워지는 싱어송라이터 종현의 최근 관심사와 성장을 살펴보기에 적절한 자료.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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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ply on “결산 2017 : ⑤ 기억될 음반”
취지가 다른 건 알겠으나 최고의 음반과 4개나 겹치네요. 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