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로지가 집계한 2021년 정식 데뷔 아이돌은 보이그룹 16팀, 걸그룹 20팀 총 36팀이었다. 이 중 필진 12인의 투표를 통해 선정한 올해의 신인 8팀을 소개한다. 순위는 별도로 산정하지 않았으며, 순서는 데뷔 순으로 정렬했다. 이들은 물론 리스트에 없는 이름들 역시 2022년에 멋진 활동을 기대한다.
트라이비
에린: ‘둠둠타’는 트라이비라는 신인 그룹의 시작을 알리는 데에 적합한 신호탄이다. “둠둠타 둠둠타” 후렴구가 주는 타격감은 트라이비라는 신인 그룹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며, “네 귓가에 때려 넣어 나 나 나 날”을 외치며 그룹을 각인시키고자 한다. 초반의 인트로와 마지막 후렴을 이어주는 브릿지의 비트는 시원함과 함께 그룹의 쾌활함을 보여준다. (Monthly : 2021년 2월 – 싱글 中)
픽시
스큅: 픽시는 으레 떠올리는 요정의 이미지가 아닌 원전이 되는 잉글랜드 남서부 설화 속 픽시의 이미지를 따온다. 여행자를 놀래켜 겁을 주거나 길을 잃도록 만드는 짓궂은 픽시처럼 ‘Wings’는 시청각적으로 착란을 일으키는 데에 열중한다. (Monthly : 2021년 2월 – 싱글 中)
“드림캐쳐의 데뷔 초기 방향성을 블랙핑크와 에버글로우의 방법론으로 풀어낸 듯 보”인다는 코멘트를 남긴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앨범 “Fairy forest : Bravery” 때부터 엿보이는 상기한 세 그룹과의 확고한 차별점이 있다면, 픽시가 사실상 보이그룹 ‘후까시’의 정석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겠다. (Monthly : 2021년 10월 – 앨범 中)
퍼플키스
서드: 팀 이름처럼 보라색을 강조하면서도 ‘독'(Ponzona는 스페인어로 독을 뜻한다)이라는 은유로 팀의 이미지와 방향성까지 뚜렷하게 드러내는 데뷔곡으로, 매력적인 음색의 수안과 힘 있는 고은의 목소리를 필두로 한 탄탄한 보컬과 더불어 프리-데뷔 때부터 꾸준히 보여온 퍼포먼스 능력까지, 준비해온 모든 것을 전부 보여주겠다는 듯한 포부가 느껴진다. 셀프 프로듀싱 능력 또한 선보이고 있어 여러 모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신인.
조은재: 신인 그룹을 제작할 때 한 명도 채 찾기 힘들다는 매력적인 음색의 메인 보컬이 이 팀에 다 모여있었다. 카리스마를 부각한 댄스 브레이크는 최근의 걸그룹 데뷔곡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며, 아이코닉한 핸드 사인이 돋보이는 안무가 신비로운 곡의 분위기와도 좋은 합을 보인다. (Monthly : 2021년 3월 – 싱글 中)
미래소년
에린: 미래소년의 “미래”는 익숙한 미래이다. “KILLA”는 실험적이거나 세련된 일렉트로 사운드를 동원하기보다는 전자음을 직관적으로 곡에 채워 넣는 방식을 택한다. (중략) 전자음을 직관적으로 곡에 채워 넣는 “KILLA”의 접근은 분명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이 직관적인 접근법은 “미래소년”이라는 이름과 맞아떨어지며, 그룹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안착시킨다. (Monthly : 2021년 3월 – 앨범 中)
라잇썸
예미: 아기자기한 파스텔 톤 비주얼 컨셉에 8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활용한 안무가 더해져 10대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완성되었다. 퍼포먼스의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향후 그룹의 아이덴티티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모할지 기대하게 된다. (Monthly : 2021년 6월 – 싱글 中)
에린: 둔탁한 비트가 주를 이루면서도 후렴구의 경쾌함이 돋보이는 ‘You, jam’이나 브라스와 전자 사운드를 적절하게 사용해 통통 튀는 장난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해낸 ‘Popcorn’은 데뷔곡 ‘Vanilla’와의 연결성이 높아 보인다. ‘VIVACE’로 다인원 그룹으로서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측면이 필요하기는 하나, 이후 활동에서 라잇썸만의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통해 그룹의 정체성을 굳히기를 기대해 본다. (Monthly : 2021년 10월 – 싱글 中)
저스트비
조은재: 데뷔곡 ‘DAMAGE’는 프로듀서 방용국의 곡답게 B.A.P의 초기작을 연상하게 한다. 박력있게 울리는 베이스에 처연한 무드로 흐르는 멜로디 라인은 케이팝 남자 아이돌의 어떤 정수에 가깝게 닿아있다. 군더더기 없이 다듬어진 퍼포먼스는 보는 사람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준다. 특유의 비장미와 준수한 무대 수행력이 돋보이는 올해의 보석.
빌리
에린: 데뷔 전 빌리라는 그룹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Bi11lie chapter one’과 ‘Bi11lie chapter two’에서 빌리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면서도 사라진 ‘빌리’라는 존재를 기다리고 찾아 나서는 시작을 알리며 기이한 분위기를 풍긴다. ‘RING x RING’은 이러한 기이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영상에서 구현한 동화적인 이미지에 반전을 꾀하였다. (Monthly : 2021년 11월 – 싱글 中)
스큅: 빌리의 데뷔곡 ‘RING X RING’은 이 달의 문제작으로 꼽힐 만하다. 불길한 사이렌 소리, 삐딱하게 뒤틀린 자세로 난입하는 벌스, 좀처럼 긴장을 풀어주지 않고 예측 불가능하게 덜컹이는 멜로디와 화성 진행, 리듬 세션을 단단히 정박시키지 않은 채 혼비백산 내달리는 후렴구, 전반적으로 갑갑하게 느껴지는 사운드까지. 곡의 어느 하나 명료하게 해소되는 구석이 없다. (중략) 이 노골성을 두고 누군가는 유치하다 할 수도 있겠고, 누군가는 “오히려 좋아”를 외칠 수도 있겠다. (Monthly : 2021년 11월 – 앨범 中)
아이브
에린: 곡에서는 멤버들의 존재감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퍼포먼스에서는 그룹으로서의 조화가 돋보인다. 곡은 전반적으로 미니멀한 사운드를 사용하여 멤버들 개개인의 보컬의 색채를 뚜렷하게 만들고, 프리-코러스 “난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의 급격한 변화는 날카롭고 내찌르는 듯한 보컬의 쓰임새에 힘을 실어준다. 한편 미니멀한 사운드에 맞춘 터팅 동작의 정확한 수행은 그룹으로서의 합일을 보여주고, 코러스의 화려한 전개에 따른 역동적인 안무는 변화하는 부분을 확실하게 전달하며 그룹 전체의 생동감을 또렷하게 만든다. 이미 인지도를 갖춘 멤버들이 두 명이나 있음에도 모든 멤버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보여준 아이브는 ‘Eleven’ 단 한 곡만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단연코 올해의 신인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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