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발매된 아이돌 음반 중 아이돌로지는 총 984장을 집계했다. 이 중 필진 8명과 객원 심사위원 4인의 투표를 거쳐 선발된 앨범 20장을 소개한다. 별도의 순위는 산정하지 않았으며, 순서는 발매순으로 정렬했다.
펜타곤 “IN:VITE U”
조은재: 타이틀곡을 작곡해오던 후이가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펜타곤의 색깔을 그대로 이어가는 앨범. 우석, 키노 등 여러 멤버가 프로듀싱에 참여해 본연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공간감을 잃지 않았다. 타이틀곡 ‘Feelin’ Like’ 후렴의 멜로디 리프나 ‘한탕’의 거친 기타 사운드, ‘The Game’ 의 오페라 파트 등 트랙별로 귀에 꽂히는 킬링 파트도 확실한데, 각기 다른 장르와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무드는 일정하게 유지되어 확실한 개연성을 보인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음악적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것을 증명해낸 훌륭한 족적. (Monthly : 2022년 1월 – 앨범 中)
태연 “INVU”
마노: 히스테릭하게까지 느껴지는 집요함 내지는 고도의 예민함(물론 모두 좋은 의미로). 태연의 세 번째 풀 렝스 앨범을 간략히 수식하자면 이런 표현을 쓰게 될 것 같다.
스큅: 태연의 정규 3집 “INVU”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다양한 장르의 프리즘에 투과시킨 1집 “My Voice”와 앨범에 걸쳐 처연한 모노드라마를 치밀하게 그려낸 2집 “Purpose”의 장점이 고루 담겨 있다. (중략) 신경이 곤두선 예민한 보컬이 곡에 입체성을 불어넣는 양상은 스타일을 막론하고 앨범의 모든 곡에서 두드러진다.
비눈물: “INVU”가 일궈낸 결과물은 수록곡 ‘Siren’의 녹음 비하인드 속 태연이 겹겹이 쌓아 올린 코러스만큼 두껍게 축적된 대중의 지지와 믿음이 태연의 뚜렷한 자기 확신, 음악에 대한 고집과 만나면서 이뤄질 수 있었다. (Monthly : 2022년 2월 – 앨범 中)
에이핑크 “HORN”
조은재: 2막을 열었던 ‘1도 없어’ 이후의 색깔을 굳히는 타이틀곡과 달리 앨범은 그 이전의 디스코그래피까지 망라하는 듯 익숙한 분위기로 구성되었는데, ‘Nothing’과 ‘Red Carpet’ 등의 유닛곡이 기존의 에이핑크와는 또 다른 캐릭터로 앨범의 흐름을 환기한다. 에이핑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엿볼 수 있는 앨범.
에린: “HORN”으로 에이핑크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기록하면서 팀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단단함을 자신 있게 알린다. (Monthly : 2022년 2월 – 앨범 中)
(여자)아이들 “I NEVER DIE”
예미: 많은 일을 지나온 뒤 내놓은 첫 정규 앨범의 제목이 “I NEVER DIE”라는 것은 일종의 결의로 읽혔다. 본작은 그 결의를 팀이 본래 가지고 있던 돌파력과 버무려 동시대적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중략) 결의로 시작하여 우여곡절을 거쳐 동료에 대한 자부심으로 끝나는 앨범의 구성은 단단한 자아를 강조한 제목을 상기시킨다. 제목이 현실이 된 이유는, “I NEVER DIE”의 자기 확신이 (여자)아이들과 청자 모두에게 간절히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Monthly: 2022년 3월 – 앨범 中)
레드벨벳 “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
비눈물: 첫 후렴 이후 “예고 없이 등장”하여 짜릿함을 안겨주는 신스 사운드처럼 음악과 가사가 동기화되는 순간이 돋보이는 ‘Feel My Rhythm’, 조이의 애드립 끝을 얇게 흐리면서 툭 떨구는 낙차감을 통해 얼핏 빛났다 사라지는 무지개-사랑의 순간을 묘사한 ‘Rainbow Halo’처럼 곡에 새겨진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앨범의 퀄리티를 한 단계 더 강화한다. 또한 ‘Beg For Me’에서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포식자의 울음소리(‘Ah-whoo’)가 처음 울려 퍼질 때의 희열, 동일하게 동화풍을 그리는 “Rookie” 앨범 내 수록곡 ‘Happily Ever After’가 유쾌하게 동화를 배신하는 것과 반대로 “Happily forever after”를 언급하면서 꿈과 현실의 괴리감을 강조하는 ‘In My Dreams’의 달콤씁쓸함 역시 차곡차곡 쌓인 그룹의 레거시를 주춧돌로 삼아 더욱 더 화려하게 펼쳐질 축제의 여정을 기대하게 해준다. (Monthly : 2022년 3월 – 앨범 中)
권은비 “Color”
비눈물: 데뷔 앨범 “Door”의 앨범 아트를 떠올려본다. 큰 맥락 없이 곡들이 나열된 앨범의 구성처럼 어지러이 흩어진 오브제들은 솔로 가수로서의 여러 이미지를 한꺼번에 담고자 했던 욕심을 투영하고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Color”의 앨범 아트 속 하나의 뚜렷한 의도로 수렴하는 정갈한 색감과 미감이 돋보인다. 언뜻 보면 한데 모여 파랗게 흐르는 바다의 온화한 이미지로만 비치지만, 상단에 빛을 만나 하얗게 부서지는 물거품 위로 권은비의 거울상이 어릿대는 모습은 ‘Glitch’의 번뜩이는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Monthly : 2022년 4월 – 싱글 中)
드림캐쳐 “[Apocalypse : Save us]”
마노: 무엇보다 이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은 케이팝에서 흔하게 시도되지 않은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라는 메시지를 잘 벼려진 록 사운드에 담아냈다(‘MAISON’)는 것이리라. 팀의 역사적인 첫 음악방송 1위를 축하하며, 상승세를 타고 펼쳐갈 앞으로를 기대해본다.
에린: 드림캐쳐는 ‘악몽’ 시리즈로 그로테스크함을 강조하며 그룹의 특성을 확고히 하였고, ‘Dystopia‘ 시리즈를 거치며 드림캐쳐의 비장함은 외부적인 악플과 모욕적 표현에 관해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는 발화방식으로 작용하였다. 새로운 시리즈 “Apocalypse: Save us”는 세상의 파멸을 뜻하는 ‘Apocalypse’를 앨범의 제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면서 메시지의 범위를 넓혀 가창자와 청중 모두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노래한다.
비눈물: “Apocalypse: Save us”는 정규 앨범으로 발매되었으나 그 전반부는 드림캐쳐가 여태 발매해오던 미니 앨범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고 인털루드 이후의 후반부는 멤버들의 솔로곡이 쭉 이어지기에, 사실 EP 2개를 합쳐놓은 모양새에 가깝다. 또한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앨범 내 세계관의 분량이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 역시 짚어봐야 할 특이점이다. 어쩌면, 정규 2집은 드림캐쳐라는 그룹이 만들어오던 오랜 음악 체계를 뒤흔드는 메타적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Monthly : 2022년 4월 – 앨범 中)
WOODZ “COLORFUL TRAUMA”
예미: 2020년부터 WOODZ의 작품은 록스타의 상을 아이돌 케이팝의 어법으로 그려 왔고, “COLORFUL TRAUMA” 역시 그 궤를 잇는다. (중략) 다채로운 보컬 활용과 위악적이지 않은 아티스트의 캐릭터가 록스타 이미지와 미성 보컬을 모두 보여주는 구성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커리어의 연속성과 현 시점의 트렌드를 한 결과물 안에 모두 녹여낸 점이 흥미롭다. (Monthly : 2022년 5월 – 앨범 中)
정세운 “Where is my Garden!”
조은재: “Where is my Garden!”을 듣는 내내 어떻게 이렇게 다정한 소리로만 가득한 앨범이 있을 수 있는지 놀랍기만 했다. 전작 ‘Say Yes’와 마찬가지로 일상다반사를 긍정하는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Roller Coaster’도 너무나 정세운다운 곡이지만, 아이돌 정세운에 대한 미련을 놓을 수 없게 하는 ’10분’이나 ‘케이팝 김창완’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하는 ‘Nerdy’까지 소년의 천진함으로 리스너에게 담담한 지지와 응원, 그리고 위로를 보낸다. (Monthly : 2022년 5월 – 앨범 中)
청하 “Bare&Rare Pt.1”
마노: 홀로 지나치게 튀는 채도와 명도를 하고 있는 타이틀곡을 제외하면 다른 곡들은 대체로 고르게 어떤 경향성과 흐름에 따라 포진되어 있는 편이며, 그 중에서도 ‘F-워드’까지 써가며 전에 없이 거칠고 시니컬하게 툭툭 쏘아대는 ‘Crazy Like You’가 가장 인상 깊다.
비눈물: 정규 2집 “Bare&Rare Pt.1″은 두껍고 사나운 베이스로 유리창을 깨면서 전작과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XXXX’로 시작하며 청하만의 이야기를 가득 품고 있다. (중략) 타이틀곡을 제외한 수록곡들은 대체로 곡 선정이나 구성, 곡을 다루는 태도 등에서 케이팝의 작법보다는 오히려 (한국) 인디 음악의 그것을 닮아있다. (Monthly : 2022년 7월 – 앨범 中)
제이홉 “Jack In The Box”
조은재: 그룹 활동으로 디스코그래피를 쌓은 후 솔로 앨범을 내는 아티스트는 크게 ‘그룹의 색깔이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부류와 ‘그룹으로서 만들었던 음악적 세계를 기준으로 레퍼토리를 추가하고 외연 확장을 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부류로 나눠진다. 제이홉의 첫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는 후자에 가까운 형태로,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계승함과 동시에 제이홉 특유의 리듬감을 살린 곡들로 구성했다. 요컨대 “Jack In The Box”는 지금 제이홉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짚어주는 앨범이라 하겠다.
예미: 저음역대 위주로 구성된 붐뱁 리듬 기반의 사운드는 낙관 가득한 “Hope World”와 관점 면에서 거리를 둔다. 비록 사운드만 들어서는 그의 정체성이 바뀐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공격적 사운드에 위악이 아닌 열망을 담는 화법, 뛰어난 래퍼보다는 좋은 목소리 연기자 혹은 좋은 표현자가 되기를 우선하는 접근법처럼 앨범 주인이 제이홉임을 알려주는 면모는 많다. (Monthly : 2022년 7월 – 앨범 中)
에이티즈 “THE WORLD EP.1 : MOVEMENT”
마노: 일련의 스토리는 그 자체로도 설득력이 충분하지만, 무엇보다 이 설득을 가능케 만드는 것은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적인 유기성이다. 거기에 더해 이 앨범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는 메시지와 세계관이 직관적이고 명료하되 유치하거나 단조롭지 않다는 점, 그리고 이 무겁고 진지한 메시지와 세계관을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음악으로 영리하게 잘 보완해냈다는 점이다. (“REVIEW: 에이티즈 “THE WORLD EP.1 : MOVEMENT” 中)
뉴진스 “NewJeans”
랜디: 걸그룹의 저항적인 이미지에는 분명 카타르시스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이미지에는 화자를 억압하는 무언가가 저항의 대상으로서 함께 한다. 듣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 억압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고, 이것이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Attention’은 그런 것들로부터 유리되어 여유 있고 칠(chill)하게 들린다. 이게 현실로부터의 도피는 아닐까 걱정 되면서도, 지금 이 편안함이 달콤하게 들리는 건 이런 종류의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About 뉴진스 : ①‘Attention’,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설렘 中)
비눈물: 의도적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교차하고 비트는 뉴진스의 이(異)-세계 속에서 자연스러움은 사전적 의미의 순수한 상태가 아니라, 한 땀 한 땀 철저한 계산 아래 만들어진 인공적인 (혹은 이상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뉴진스의 독특하고 감각적인(aesthetic) 콘셉트-비주얼-미디어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Y2K 이미지를 만들 때도,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하지 않는 이데아적 레트로를 창조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뮤직비디오와 앨범 디자인, 자체 소통 앱 포닝 등 여러 콘텐츠를 구성하는 테마와 레이아웃 등에서 90년대로 회귀하는 하이틴 감성을 느낄 수 있지만, 사실 그 익숙함은 의도적으로 꾸며낸 극도의 자연스러움이며 경험해 보지 못한 과거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즉 가상의 향수(pseudo-nostalgia)이다. (About 뉴진스 : ②뉴진스의 꿈과 환상의 세계 中)
스큅: 〈유 퀴즈 온 더 블락〉에서 민희진 디렉터는 항상 ‘정(正)-반(反)-합(合)’을 염두에 두고 작업해왔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닿을 수 없을 것 같던 기존 걸그룹의 이미지의 ‘반’이 소녀시대였고, 소녀시대의 ‘반’이 f(x)였다고 한다) 이쯤 오니 결국 그가 현재 아이돌 팝의 ‘정’에 대항하여 내놓은 ‘반’이 뉴진스의 “자연스러움”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About 뉴진스 : ③‘불쾌한 골짜기’를 넘어간 아이돌 中)
소녀시대 “FOREVER 1”
마노: 15주년 기념 앨범이라고 해서 굳이 지난 15년을 반추하기보다는 그룹의 ‘현역성’에 방점을 두고 웰메이드 트랙을 배치한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커리어에 있어서는 호재로 작용할 듯한데, (중략) 케이팝 씬(scene)에 있어서 소녀시대라는 팀이 가진 상징성과 위치를 생각하면 욕심인줄 알면서도 ‘이 다음’을 기대하게 되고 말기 때문이다. 특히 최전선의 세련된 음악을 여전히 가장 현역의 언어로 소화할 수 있는, 그 누구보다 ‘멋진 여성’을 가장 우아하게 연기해보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그룹이라면 더더욱.
예미: 소녀시대의 앨범이 늘 그랬듯, 코러스 라인과 선명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하는 다채로운 팝이 “FOREVER 1″을 채운다. 산뜻하거나 들뜨는 분위기의 곡에서도 관록에서 우러나는 단단함이 느껴지며, 멤버들이 각자의 파트를 가지고 놀 듯 부르며 자유로움을 연출한다는 점에서 본작은 “Lion Heart”, “Holiday Night”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전부터 보컬로 주목받던 멤버들은 물론, 개인 활동을 통해 역량을 쌓은 멤버들의 목소리가 귀에 유독 잘 들어온다. (Monthly : 2022년 8월 앨범 中)
키 “Gasoline”
마노: EP였던 전작 “BAD LOVE”의 확장판이라는 인상이 여러모로 무척 강한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신스웨이브나 디스코 등 레트로 장르로 포진된, 틈틈이 잘 정제된 팝 넘버로 적절히 포인트를 주었다는 점이 특히 그러하다. (Monthly : 2022년 8월 – 앨범 中)
빌리 “the Billage of perception: chapter two”
비눈물: “the Billage of perception: chapter two”는 각 수록곡마다 다채로운 장르 다양성으로 타이틀곡의 흥미로운 음악적 경험을 이어나간다. (중략) 빌리는 데뷔부터 음악의 퀄리티와 프로덕션에 쏟는 노력만큼 심도 있는 세계관에 공을 들이고,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을 그룹의 특징으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음악과 이야기 사이의 균형을 맞춘 상태이나, 항상 조력자로 뒤에 있어야만 하는 세계관이 음악보다 앞서 존재할 경우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하지만 빌리는 완성된 결과물을 뒷받침하고 그룹에 일관된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역할로 세계관을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Monthly : 2022년 8월 – 앨범 中)
슬기 “28 Reasons”
비눈물: “28 Reasons”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중성이다. 앨범은 ’28 Reasons’의 뮤직비디오에서 흑백으로 묘사되는, 한 사람 속 선악의 두 자아가 서로를 인식하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고독과 방황, 야경 등 일관된 키워드로 황량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최종장에서 두 자아의 존재를 받아들인 화자가 홀로 밤을 지배하는 단일의 엔딩(‘Crown’)으로 갈무리되는 서사는 EP 볼륨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깔끔한 미감과 완결성을 보인다. (Monthly : 2022년 10월 – 앨범 中)
권은비 “Lethality”
비눈물: “Lethality”는 지난 앨범 “Color”의 몇몇 트랙에서 보여준 높은 완성도를 앨범 단위로 확장함으로써 뚜렷한 서사를 갖게 된다. 그 일환으로 수록된 ‘Croquis’은 지난 활동곡 ‘Glitch’의 공식 후속작으로, 앨범 내 흐름과도 어우러지면서 동시에 두 앨범을 서로 잇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Monthly : 2022년 10월 – 앨범 中)
르세라핌 “ANTIFRAGILE”
예미: 3개 국어 내레이션의 인트로 ‘The Hydra’에서 짐작할 수 있듯, EP “ANTIFRAGILE”은 전작 “FEARLESS”와 같은 구도로 짜여 있다. 앨범 내 각 트랙의 역할 분배와 이를 통해 만들어내는 흐름이 동일한 만큼, 절제미가 돋보이던 전작과 달리 화려한 사운드와 다양한 음색을 통해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난다. 뎀보우 리듬 위에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보컬로 하이라이트를 꾸민 동명의 타이틀곡 ‘ANTIFRAGILE’, 팝 록 사운드에 선명하게 내지르는 목소리를 살린 ‘No Celestial’이 전작과의 방향성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Monthly : 2022년 10월 – 앨범 中)
RM “Indigo”
예미: “Indigo” 앨범은 한 아티스트의 취향을 읽으며 그와 함께 자아 탐구를 하는 듯한 체험을 선사한다. 절제된 사운드와 그 위에 올라간 정갈한 멜로디는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려는 접근과 맞닿은 동시에, 내면에 집중하고자 하는 앨범 테마와 연결되어 음악과 자아에 대해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그 나잇대 청년의 상을 그린다. 게스트로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모두 앨범 속 그 청년의 플레이리스트에 있을 것 같다면 과언일까? 거대한 성공을 거둔 뒤 얻은 위치를 이용하여 함께 자아 탐구에 나서 준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한 듯 한데, 게스트의 아우라를 조명하면서도 그 중심에 본인을 세울 수 있을 만큼의 내공이 “Indigo” 앨범을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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