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4.08.0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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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 1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이다. 써니힐, 오이지, 레드벨벳, 포엘, 린 & 레오(빅스), 레이디스코드, 버즈, 헤리클을 들어보았다.
써니힐
그 해 여름
로엔트리
2014년 8월 1일

  

필자는 ‘그 해 여름’이라는 제목을 가진 노래를 이미 2곡이나 알고 있었다. 강타 1집의 수록곡 ‘그 해 여름’과 인피니트 미니 3집의 수록곡 ‘그 해 여름’이 바로 그것이다. 두 곡 모두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애착을 갖고 있는 곡들이다. 그리고 이 세 번째 ‘그 해 여름’ 역시 앞으로 무척이나 애착을 갖게 될 것 같다. 혼성그룹에서 걸그룹으로 거듭난 써니힐에겐 어쩌면 꼭 필요했을지도 모를 곡. 하지만 뮤직비디오는 꼭 그렇게 만들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어느덧 데뷔 7년 차. 평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Midnight Circus'나 '백마는 오고 있는가' 이후로 써니힐이 발표한 곡들을 놓치고 있었다. 무려 2년도 넘게! 물론 "Antique Romance"에 수록된 'Goodbye To Romance'나 데이브레이크와 협연한 '들었다 놨다 (Love Actually)' 등으로 소소한 성공을 맛보기도 했지만, 손톱으로 땅 긁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에게 이 곡들은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다가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신곡 '그 해 여름'은 발라드 그룹으로 회귀한 이후 작업물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으로, 특기할 것은 없지만 늘 그렇듯 청아한 멤버들의 목소리가 듣기 좋은 시즌송이다. 비록 데뷔 이래로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씬을 호령하진 못했지만 (물론 그런 기회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것이다)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이들을 응원한다.



오이지
속도위반
캬라멜529 엔터테인먼트
2014년 8월 4일

  

레이싱모델 복장의 늘씬한 여성 셋을 앞세운 트로트 걸그룹 오이지의 신보. 과거 비슷한 콘셉트의 LPG 같은 그룹이, 뭉뚱그려서 '성인가요'라 부를 수 있는 곡을 불렀다면, 오이지의 '속도위반'은 의심의 여지 없는 트로트 곡이다. 과거 소녀시'절'도 그렇고 젊은 여성을 내세운 트로트 그룹은 우리의 기대보다도 더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①소속사의 인프라와 ②행사의 용이함 등이 결합한 '필요에 의한 산물'일 것이라는 점에서 맘 한구석이 아련해진다. 곡 자체는 시원시원하고 비트 있는 '원단' 트로트곡이므로 트로트를 흉내 낸 다른 아이돌 곡(예를 들면 크레용팝의 '어이')보다는 확실히 진정성이 느껴진다. 그럼 평자의 베스트 TV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레드벨벳
행복 (Happiness)
SM 엔터테인먼트
2014년 8월 4일

  

'기성 질서를 거부하는 10대의 세대 공감'이란 테마는 SM 아이돌의 데뷔곡 전통과도 같은 것이라, 보다 분명한 판단에는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러나 코어 팬부터 그러모으고 시작하는 SM의 방식을 고려하면, 소속사 선배들을 다양하게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포진시킨 곡의 형태, f(x)가 보여줬던 방식의 미래주의("이것은 새로운 음악/아이돌/세계다!"), 별난 듯하면서도 상큼한 소녀성을 하나의 파라메터처럼 활용해 청자의 부담을 줄인 점 등은 프로덕션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청각적 쾌감을 느끼는 파트는 반주와 보컬의 필터가 점차 열리며 ("이런 Money, 저런 Power"…) 소리가 밝아지다가 "그들은 정말 행복하지 않아"가 가장 밝은 목소리를 선보인 뒤, 음색 변화를 통해 점점 선명하게 다가오는 보컬라인. 그리고 모처럼의 메시지송인데 핵심 메시지를 과감하게 억눌러버리며 샘플 반복, 테이프스탑, 피치쉬프트 등의 보컬 샐러드를 쏟아부어 버리는 패기.

S.E.S. ‘I’m Your Girl’, 보아 ‘ID: Peace B’, 천상지희 ‘Too Good’,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f(x) ‘LA chA TA’. 그리고 레드벨벳 ‘행복’ 이다. S.E.S.나 소녀시대와 같은 전통/전형적인 걸그룹 데뷔 공식도, 보아나 천상지희, f(x) 같은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담은 곡도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f(x)의 데뷔 시절과 비슷한 인상이 있긴 하지만, SM 아이돌 특유의 ‘잘 훈련되어 다듬어져 나온’ 느낌은 역대 SM 출신 아이돌 중 가장 약하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보컬이 강조되기 힘들게끔 작성된 곡과 트레이닝 받은 댄스 실력을 드러낼 수가 없는 안무 구성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SM 출신 여부를 떠나, ‘걸그룹’으로서 소비되기에 그다지 특출난 부분이 없다. 이런 팀이라면 JYP에서도, YG에서도 나올 법하달까. 요즘처럼 아이돌 자체가 많아진 환경에서는 ‘팬층 선점’이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 법도 한데,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 데뷔를 서두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공개된 곡이 딱 한 곡 뿐이기에, 그리고 당장 바로 직전의 선배 그룹인 엑소의 데뷔 시절을 상기해 봤을 때, 확실히 아직 뭔가를 판단하기엔 조금 이르지 않나 싶다. 하지만, 솔직히 이 한 곡만 놓고 봤을 때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면은 없다.

경망스러운 멜로디와 맥락 없이 마구 쏟아지는 가사는 f(x)의 그것이되, 상대적으로 그들보다 한층 더 정돈되고 노련한 (이는 단순히 프로듀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모습을 보이는 것이 H.O.T. 다음으로 신화를 봤을 때의 그 느낌 그대로랄까. <뮤직뱅크>에서 이들을 처음 본 이래로 "랄랄라 랄랄라 랄랄랄라~"를 되뇌고 있는 평자의 최근 상황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갑작스럽긴 하지만 이 정도면 인상적인 데뷔라 할 수 있겠다. 물론 멤버에 대한 충분한 홍보나 후속곡 등의 제반 요건을 좀 더 갖추고 투입되었다면 좋았겠지만 말이다.

관련글 :


포엘 (4L)
Move
제이드 컨텐츠미디어
2014년 8월 4일

  

용감한 형제가 장르였다면 이 곡을 그 부류에 넣었을까. 그러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용감한 형제가 실력 있는 프로듀서라는 것은 결국 이런 식으로 증명된다. 분명 흐느적대는 류의 섹시함이 존재하고 용감한 형제가 그것으로 꽤나 재미를 보았지만, 이 곡은 맥이 빠지기만 한다. 탱고의 분위기를 내려 한 듯하나 'K-탱고'라 부를 애매함에조차 접근하지 못한 채 사그라들고 만다.

마케팅 방향을 극단적으로 잡는 이유는 대개 두 가지다. 앞서 별의별 짓을 다 해봤는데도 결국엔 그 길밖에 없겠다는 계산이 나올 때, 혹은 애초부터 이 그룹을 통해 소비할 만한 것이 그것뿐일 때. 전자나 후자나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지만, 이 팀은 후자에 가까워 보여 더욱 안타깝다.

섹시, 음란의 수준을 넘어선 포르노 뮤직비디오가 등장했다며 SNS상으로 잠시 화제가 되었던 포엘의 데뷔 싱글. 라틴댄스 풍의 밋밋한 곡을 뒤로하고 남는 것은 과잉을 넘어선 뮤직비디오 속 시각 이미지뿐인데, 계속 보고 있노라니 '섹시로 한 몫 잡겠다'라기보다는 '이것 아니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와 같은 비장함이 느껴진다. 다만 이쯤 되면 '정절'과 '순결'을 콘셉트로 삼는 걸그룹을 만드는 쪽이 더 쉽게 '차별화'되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는 평자의 망상입니다.] 모시적삼을 입고 쪽 찐 머리를 한 네 명의 걸그룹 멤버가 군무를 추며 다음과 같은 가사의 노래를 부른다. "돌아가신/당신을 두고/삼 년 간 수절했나이다/아아아/이불보에 아로새겨진 당신...(후략)" 이렇게 말이다. [망상이 끝났습니다.]



, 레오(빅스)
Y.BIRD From Jellyfish With LYn X LEO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2014년 8월 5일

  

레오와 빅스에게 백 번, 천 번 현명한 행보. 빅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컬 레오’를 소개하려면 꼭 들려줘야 할 노래. ‘린’이라는 거대한 존재감의 보컬 옆에서도 전혀 묻히지 않고 오히려 기존에 빅스 활동을 통해서는 자주 보여주지 못했던 보컬 상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왜 이런 멤버를 숨겨놨어요?



레이디스코드
Kiss Kiss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2014년 8월 7일

  

전작 '예뻐예뻐'는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브라스와 남성들의 함성이 무척 매력적인 곡이었다. 'KISS KISS'는 브라스를 스트링으로 대체한 디스코 트랙일 뿐 곡 구조가 동일한데 곡의 매력은 반으로 줄어든 느낌이다. 곡을 내놓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단선적으로 흐르는 비트 위에서 이 곡은 '원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전통적 아이돌 가사로 회귀한다. 마지막에야 "우리 그렇게 노래 못 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듯이 풀어내는 뻣뻣한 보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아이돌 전통적'이다. 한편, 클럽 트랙에 보컬이 곁들여지기만 한 듯이 만들어진 디스코 하우스 풍의 이 곡은, 인트로부터 클럽 믹스의 비트 트랙처럼 시작한다. "입냄새", "원빈 오빠" 등의 가사에도 불구하고 노래보다 베이스의 존재감이 더 강한 전개부에 이어, 후렴에서도 상당 부분 '노래'가 비워져 있다. 어쩐지 갈수록 노래 실력이 늘기보다 더욱 뻣뻣해지고 있는 듯한 보컬이 특히 두드러지는 "아직 난 안 돼요"는, 멜로디를 갖춘 노래라기보다는 감탄사 혹은 이펙트를 위해 삽입된 보이스 샘플처럼 느껴진다. 이 곡은 아이돌의 시계를 2007년으로 되돌림과 동시에 사운드적으로는 '노래'의 형태일 필요가 없는 클럽 뮤직을 차용한다. 아이돌은 일렉트로닉을 다양하게 수용해 왔으나, 한 곡의 '노래'란 건 하나의 단위에 불과한 퍼포먼스 프로덕션이기에 가능한 형태. 바이닐 멈추는 소리를 (걸쭉한) 뽀뽀로 만든 연출과 더불어, 무척 재미있는 곡이다.

이 곡까지가 자기복제의 마지노선이라는 것을 다른 누구보다 프로듀서와 멤버들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 강렬했던 데뷔곡의 인상이 흐려지기 전에 제대로 된 방향성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이대로 무너지기엔 멤버들, 특히 소정의 보컬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훵키한 'So Wonderful'로 지명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레이디스코드의 신곡. 'So Wonderful' 때도 그렇지만, 가요의 뽕끼를 좋은 의미로 양껏 살려주는 제작진의 솜씨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Kiss Kiss' 역시 신나는 멜로디가 듣는 이의 흥을 돋우고, "아직 난 안돼요/아직 난 안돼요/아직 난/아직 난"의 반복되는 가사는 노래의 중독성을 높인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레이디스코드는 '되는 집안'의 분위기를 풍긴다.



버즈
8년만의 여름
인넥스트 트렌드
2014년 8월 8일

  

댄스와 발라드 아이돌의 조상님들이 속속 돌아오는 와중에, 밴드형 아이돌의 조상님도 돌아오셨다.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 이전에 버즈가 있었다. 8년 만에 돌아온 버즈의 여름 노래는 예전만큼의 파괴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병 속에 담아 흘려보냈던 편지가 돌아온 것처럼 여전한 모습에 반가운 기분이 먼저고, 새로 시작된 ‘그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기에도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노래방 테러리스트들에겐 '겁쟁이'나 '남자를 몰라'로, 오덕들에겐 <나루토> 한국판 오프닝곡 '활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 버즈의 신보. '8년만의 여름'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곧 "Fuzz·Buzz" 시절의 버즈 2기를 흑역사로 돌리겠다는 뜻인데, 이를 차치하고라도 2000년대 중반과 지금의 가요시장 판도가 많이 달라졌음을 감안하면 이들의 컴백이 성공적일지는 후속곡이 나와봐야 알 것 같다. 문득, 버즈와 SG워너비가 가요시장을 지배했던 2000년대 중반은 평자의 뇌리에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시대로 남아 있으며(물론 이들이 누구 못지 않게 한국인들의 취향에 딱 맞는 멜로디를 들고 나왔음은 무시할 수 없겠다),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헤리클 (Herycle)
제시 (Jessy)
카일룸 엔터테인먼트
2014년 8월 8일

 

앨범 소개에는 "2014년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 줄 5인조 아이돌", "팝,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힘있는 리듬과 시원한 보컬이 매력적인 곡"이라고 되어있는데, ‘2014년’과 ‘5인조 아이돌’을 제외하면 맞는 말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딱히 시원할 것도, 힘 있는 것도 없는데다, 반드시 있었어야 할 뮤직비디오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오랫동안 꺼낸 적 없었던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다시 꺼내본다.

남성 5인조 그룹 헤리클의 데뷔 싱글.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는 고사하고 네이버 인물정보조차 뜨지 않는 열악함이 이들의 처한 상황을 말해주는 듯하다. 자료를 찾아보니 해외 활동을 먼저 시작한 듯한데, 의외로 현지 팬들이 많아 국내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곡은 복고풍의 멜로디와 비트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빅플로나 전설 등과 더불어 최근 신인 남성그룹의 '복고화 경향'을 상기시킨다. 그게 경향이 아니라 양질의 곡이 수급되지 못한 결과라면... 너무 슬프잖아.



1st Listen 시리즈

열흘 동안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

  1. 1st Listen : 2014.07.01~07.10
  2. 1st Listen : 2014.07.11~07.20
  3. 1st Listen : 2014.07.21~07.31
  4. 1st Listen : 2014.08.01~08.10
  5. 1st Listen : 2014.08.11~08.20
  6. 1st Listen : 2014.08.21~08.31
  7. 1st Listen : 2014.09.0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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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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