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4.10.0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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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 1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이다. 아이유, 매드타운, 레이나, 이환희, 캔디, N.O.M을 들어보았다. 놓치기 쉬운 음반에는 “Discovery!” 스티커가 부여된다. 또한, 이번 회차부터 음악 평론가 김윤하와 케이팝 비디오 블로거 MRJ가 필진으로 합류하였다.
아이유
소격동
로엔 엔터테인먼트
2014년 10월 2일

  

‘소격동’, 특히 아이유 버전에서 주목해야 할 건 곡의 장르나 사운드가 아닌 ‘감성’이다. 서태지와 감성이라니 이 무슨 어색한 조합인가 싶겠지만, 그런 우리 머리 위 물음표와 상관 없이 그는 이미 ‘어린 시절 뛰놀던 80년대 소격동’을 노래하고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또 다른 자아를 연기하는 듯한 아이유의 목소리가 노래하고 있다. (어쩌면 이 급작스러운 '내 어린 시절엔' 고백에 아이유라는 완충재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사회를 향해 거친 목소리를 내거나 세상에 없는 꿈을 찾아 이스터 섬까지 뜨는 걸 주저하지 않던 기동력 넘치는 가요계 문익점의 이런 심경의 변화는 20일 발매될 정식 앨범을 들어본 이후에나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 더 첨언하자면 사운드적인 면은 ‘Moai’와 ‘Human Dream’이 수록되었던 "8th Atomos"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동시대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관심의 연장으로 푸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고, ‘교실이데아’나 ‘발해를 꿈꾸며’ 보다 ‘너에게’나 ‘이제는’ 같은 노래에서 매력을 느꼈던 이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트랙이 아닐까 싶다.

아이유에겐 미안하지만 이 싱글에 대해선 서태지 얘기 밖에 할 게 없다. 좋아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가 현재형으로서 근사하길 바라왔다. '소격동'은 적당히 예쁜 곡이지만 그뿐이다. 그러나 매캐한 신스 톤과 아련한 추억담이란 1차원적 조합, "일렉트로닉으로 복고라니 참신!" 같은 나이브함, 거기에 미묘하게 마이너한 제목의 힙스터 취향까지. 이런 선택들이 참신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마 그 뿐이다. 이제는 정말 기대를 거둘 때가 된 것 같다. 서태지 팬들의 기대를 충족했겠지만, 서태지의 안티나, 서태지에게 무관심한 이들까지도 그에게서는 꼭 이 정도를 기대했을 것이다. 차라리 잘 됐다, 하지만 이를 악물진 않겠다.

솔직히 서태지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겪은 세대에 속해있지 않아서, 이 음악이 내 윗세대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그 이후 세대에게까지 설득력을 갖는 노래는 아닌 것 같다. 물론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작년 조용필의 신보와는 조금 비교되는 행보. 그나저나, 서태지에 비견할 가수는 이제 조용필뿐인가...

세월이 가도 여전한 서태지의 장기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 아이유는 이미 "Modern Times" 전후로 90년대 가요의 정신적 후계자를 자처해왔고. 그런 그녀가 서태지를 만났으니 자연히 그 결과물은 수용자의 관심을 끌 수 밖에. 다만 분명한 것은 웹상의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듯 이야기한 것처럼 "인터넷 시대가 도래했을 때 서태지의 전성기도 끝났으며, 현대사회는 아직 인터넷 시대"라는 점. 게다가 '장르의 얼리어답터(笑)'인 그를 지지해 줄 수 있었던 최후의 보루는 매력적인 멜로디였는데, 소격동을 들어보니 이젠 그것마저 잃어버린 것 같다. 덧붙여, 평자도 서울 사람이지만, 동시대의 핫플레이스를 두고 이제 와서 '아~우리 동네~추억의 옛 동네~' 운운하는 건 정말 보고 싶지 않다. 과연 소격동이 공단이어도 노래의 소재로 다뤘을까?



매드타운 (Madtown)
Mad Town
제이튠 캠프
2014년 10월 6일

  

예전이라면 무척 특색있고 독특한 데뷔 앨범이었을 텐데, 요즘 '힙합 아이돌'들이 대세가 되면서 오히려 어딘가 '안전빵'을 택한 모양새가 됐다. 그래도 요즘 유행하는 힙합 아이돌 중에서는 보컬이 꽤 돋보이는 편인 것 같다. 일반적인 힙합 아이돌이 대체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일단 특징으로 계속 가져간다면 그저 아류로 흘러갈 일은 없을 것 같다.

매드타운의 데뷔곡은 현재 방탄소년단과 갓세븐이 점령하고 있는 시장에 속하는 듯하지만, 고유의 재기와 독특한 요소들로 인해 차별화를 이룬다. "YOLO"라는 표현은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지긋지긋하게 많이 쓰인 캐치프레이즈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 곡은 상당히 신선하게 들리는데, 특이하면서도 재밌는 신스의 톤과 합성된 보컬 스탭(stabs)의 사용 때문이다. 랩과 후렴 모티프는 특히 지드래곤을 연상시키지만, 트랙 위에 포진한 보컬리스트들이 다양함이 단순한 복제를 넘어서게 한다. 노래 파트 또한 제법 괜찮은데, 그룹의 두 명의 메인 싱어들이 듣기 좋은 보컬 질감을 더한다. 종합하자면, 힙합 스타일 케이팝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데뷔라고 생각한다.

엠블랙 하나 믿고 고군분투 중인 제이튠캠프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남성 7인조 아이돌 그룹. 다소 섬찟한 그룹명에, 앨범 속 다섯 곡은 힙합 비트로 가득 차 있고, 연초의 가벼운 잡음에 혼란스러운 소속사 사정까지, 주변 상황은 그야말로 Mad Town! 이들이 난세의 영웅이 될지, 혹은 그저 그런 아이돌 중 하나가 될지는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다. 다만 데뷔 무대에서의 긴장한 구석 하나도 없는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니 왠지 난세의 영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미래는 '블락비'인가 '스피드'인가.



레이나
Reset
플레디스
2014년 10월 8일

  

<불후의 명곡> 출연부터 솔로 싱글 발매까지 ‘의외의 실력파’ 포지션을 노리는 레이나의 첫 도전은 천상천하 무사제일주의다. 칸토와 호흡을 맞춘 타이틀 ‘장난인 거 알아’는 올여름을 강타한 ‘한여름 밤의 꿀’ Reprise라 해도 손색이 없는 편안한 팝 싱글이고, 커플링 ‘레파토리’ 역시 조신하게 그 뒤를 잇는다. 딱히 특별할 건 없지만, 퍼포먼스 그룹이 되어버린 애프터스쿨과 컨(셉)생컨(셉)사 오렌지캬라멜 안에서의 노력 대비 미미한 존재감을 조금이나마 끌어올리거나 국민썸걸 소유 혹은 에어플레이의 여왕 린의 뒤를 잇기에는 과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한여름 밤의 꿀" 때는 유닛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이번 건 솔로다. 디지털 싱글로 타이틀은 '리셋'. 하지만 타이틀곡에 이전 산이와의 곡과 마찬가지로 랩퍼 피처링(Kanto of TROY)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큰 틀이 비슷해서 솔로라는 느낌이 희석된 듯해 약간 아쉽다.

적당한 그루브에 달콤한 멜로디, 애절한 소재와 표현, 매끄러우면서도 뼈대가 선명한 레이나의 보컬. 거리를 지나며 부담 없이 흘려 듣기에도, 괜히 감정 이입하며 찾아 듣기에도 좋은 가요 트랙이다. 바꿔 말하자면 매우 전형적인 트랙이기도 한데, 아이돌에서 출발해 보컬리스트의 세계로 나아가는 행보로는 정공법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보컬은 제법 다양한 색채를 보여, 후렴에서는 다소 뻣뻣한 듯이 녹음된 창법마저 직선적으로 풀어놓는데, 기교를 열심히 과시하거나 다양한 음색을 전시하는 방식보다 훨씬 정돈된 처리를 느끼게 한다.

완성도는 충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레이나 자체의 매력이 별로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실망했다. 굉장히 독특하고 튀는 보컬이라고 생각했는데, 타이틀곡 '장난인거 알아'에서는 심지어 '칸토(feat. 레이나)'처럼 들리는 주객전도마저 느껴지고, 커플링곡 '레파토리'에서 역시 특별한 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5월의 지나-효성(시크릿)-지연(티아라)의 3파전에서 느낀 바가 없었을까.

사람은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산다. 이 꿈은 보편적인 성격을 띤다. 직업이 가수라면 '보편적인 꿈이 이루어진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노노. 모든 여배우가 청순가련의 여주인공이고픈 것처럼, 여가수들은 순수한 사랑 노래를 부르고 싶은 거다. 머리에 초밥 모형을 이고 활동한 여가수라면 더더욱. 본진의 활동 외에 사랑 노래를 부르는 여가수의 성공사례라면 뭐니뭐니해도 소유를 첫손에 꼽을 수 있겠다. '썸', '착해 빠졌어'... 그녀의 히트곡에는, 레이나의 이번 앨범에 없는 '중요한 가치'가 담겨있다. 바로 '피처링하는 가수와의 케미스트리'. 아울러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싱숭맹숭한 플레디스의 노래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환희
Action
워디 엔터테인먼트
2014년 10월 8일

  

2000년대 초중반쯤에 많이 볼 수 있었던 '흔한_한국_여자_댄스가수_앨범.mp3'이다. 요즘의 여자 솔로 가수들이 아니라 미나, 렉시, 채연 등과 경쟁하려고 나온 느낌. 심지어 뮤직비디오마저 그렇다. 어디에도 새로울 것도, 독특할 것도 없다.

'SM 연습생 출신' 내지 '소녀시대 서현 친구'로 이름이 알려진 이환희의 미니 앨범. 2012년 데뷔 이래로 야금야금 발표한 네 곡에 타이틀곡 'Action'의 인스트루멘탈을 포함, 총 다섯 곡을 수록하고 있다. 타이틀곡만 놓고 보면 솔로 여가수의 필수적인 미덕인 '화려함'은 분명 갖추고 있으되, 그 외의 매력요인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전작인 '먼로스 힐'도 그렇고 일단 가슴 중시형 섹시과로 콘셉트를 잡은 거 같은데, 정돈된 SM표 목소리에 '남성적인 이름'이 추가되니 섹시에 대한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고 만다. 남성적인 이름, 그것이 모든 일을 망치고 있다.



캔디 (Candi)
그랬구나
앰프 뮤직
2014년 10월 8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가수 정보를 찾기 어려워 일단 커버로 추측컨대, 여성 5인조 걸그룹으로 보이는 캔디의 데뷔 싱글. 인원 구성은 아이돌이지만 과거 한스밴드가 그랬던 것처럼 스쿨밴드 형식의 모던록을 선보인다. 물론 보컬 중심의 노래이므로 진짜 록밴드처럼 악기의 요란함이 두드러지진 않으며, 이는 일견 심심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한층 깊게 살펴보면, 수록곡 모두가 잔잔한 멜로디를 배경으로 폐부를 찌르는 가사(그렇다. 이 그룹은 가사가 진국이다)를 얹어놓아 듣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타이틀곡 '그랬구나'는 사연 있는 여성 청자라면 꺼이꺼이 목놓아 울게 만들 힘이 있으며(그랬구나/그동안 너에게/예쁜 애인이 생겼구나/나 같은 건/잊을만했구나/아하하), 다음 곡인 '울어도 돼'에 이르면 반복적인 가사로 멀쩡한 사람도 훌쩍이며 "어 이상하다, 슬프네"를 읊조리게 된다. 이런 슈게이징 아이돌 록(?)을 선보인 뜻밖의 그룹 캔디에게 이달의 discovery를 바친다. 엉엉.



N.O.M
Nature Of Man
NOM 엔터테인먼트
2014년 10월 8일

  

클럽에서 활동하는 퍼포먼스 팀 N.O.M의 싱글. (일렉트로닉 씬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클럽 세계가 케이팝에 반응하는 모습은 무척 흥미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노골적인 성소수자 코드가 주류 케이팝의 그것과도 또 다른 질감을 보여 재밌다. 일렉트로닉 리스너라면 굳이 이 곡을 챙겨 들어야 할 필요성까지 느끼게 할 만한 선명한 매력을 보여주진 못한다. 그러나 음울하면서도 힘 있는 분위기의 이 곡에 이렇다 할 흠이 있는 것은 또 아니다. 곡의 구조 자체가 주류 가요 방송 무대에 적합한 형태의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클럽에서는 화려하게 빛날 곡이라는 인상을 주지도 않는다. 다만 이것은 역시 퍼포먼스를 제외한 감상이기에, 퍼포먼스가 결합되면 또 다를지 모르겠다. 아이돌팝도 곡만으로는 평가하기엔 종종 무리가 있듯 말이다.



1st Listen 시리즈

열흘 동안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

  1. 1st Listen : 2014.09.01~09.10
  2. 1st Listen : 2014.09.11~09.20
  3. 1st Listen : 2014.09.21~09.30
  4. 1st Listen : 2014.10.01~10.10
  5. 1st Listen : 2014.10.11~10.20
  6. 1st Listen : 2014.10.21~10.31
  7. 1st Listen : 2014년 11월 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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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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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익

    김윤하 외에는 리뷰 수준들이 다 질떨어지네 ㅋ 무슨 자격으로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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