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5년 2월 하순

2015.02.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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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28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 단평. 레인보우, 연두, 빅스, ‘주효, 핫펠트(예은)’, GI, DGNA(대국남아), 안다, 캔디, 신화, 뉴이스트를 들어보았다. 열흘 간 발매된 신보 중에서 각 필자가 단 한 장씩을 꼽아 “Pick!” 스티커를 붙인다.
레인보우
Innocent
DSP 미디어
2015년 2월 23일

   

"Rainbow Syndrome" 연작의 신인 같은 타이틀과 탄탄한 앨범 트랙들로도, 'Cha Cha'의 우아함으로도 돌파하지 못하는 답답증 속에서, 이 음반은 '그래도 더 쉬면 곤란하지?' 정도의 표현으로만 보인다. 좀처럼 폭발하지 않는 무난함이 어른스러움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애교스러운 오글미가 리얼리티나 아가씨스러움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운데, 위험한 매력과 인상적인 저렴함을 제대로 주물러 조화시키지 못한 'Black Swan'이 어정쩡하게 표류한다. 화사하게 힘 있는 4번 트랙의 'Pierrot'를 중심으로, 매력 있는 무난함의 'Mr.Lee'와 어느 정도 스타일리시한 'Privacy'가 배치된 흐름은 정규 앨범이라면 꽤 듣기 좋은 대목을 형성할 만하다. 그러나 타이틀이 중심을 잡지 못하는 어수선한 시작을 보이는 이 미니앨범은 좀처럼 집중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카라보다 성숙하고 아찔한 팀'이란 초기의 설정은 이다지도 어려운 것이었나 보다.

쏟아지는 신인 걸그룹들 사이에서 정말 아무런 위기감도 못 느끼는 걸까. 레인보우 블랙에게서 경쾌함을 제거한 듯한 이번 앨범은, 그리하여 레인보우도 아닌, 레인보우 블랙은 더욱 아닌 이상한 모양새를 띠게 되었다. 처음 레인보우의 이름을 알리고 팀 컬러를 각인시켰던 곡이 모두 발랄하고 청량감 있는 곡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그 동안 쌓아왔던 것들을 무너뜨려 가면서까지 이들은 어떤 새로운 것을 얻었는지 더더욱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 안일함은 과거보다 단순해지고 평이해진 무대 퍼포먼스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고우리의 발레 솔로 파트가 나왔던 'To Me' 때보다도 어색해진 흑조들의 동작은, 심지어 연차에 비해 완숙미도 보이지 않고, 여타 후배 걸그룹과의 차별화에도 실패한 듯 보인다. 대체 누가 이 무대를 보고 '블랙 스완'을 연상하겠는가. 그 동안 부진했던 이유를 무대 하나로 설명한 느낌이라 영 안타까울 뿐이다.

'Black Swan'은 내게는 그저 괜찮게 들렸다. 너무 나쁘지도, 너무 좋지도 않았다. 곡에 진정 추진력을 부여하려면 다이내믹에 변화를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종종 부드러운 보컬이 짜릿함을 안기지 못하는데, 반주도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후렴 전의 휴지부 또한 다소 어색하게 느껴져 의문이 남는다. 나의 곡 분석과 리뷰는 다음의 비디오에서 전체를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xvZeUvYAEY

정말 뜰 줄 알았던 'Cha Cha' 이후 1년여 만의 컴백. 타이틀곡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많은 고민의 결과일 것으로 생각된다. 스타일이 좀 낡긴 했지만 그래도 (곡과 프로모션 양 측면 다) 상당한 퀄리티를 지녔던 'Cha Cha' 같은 게 호응을 못 얻으면 어찌해야 할 지 감이 안 올 터. 결국, 후렴의 훅 같은 거에 기댈 수밖에. 아울러 시각 이미지의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레인보우는 뭔가 고급스러워 보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할 듯싶다. "어때, 이렇게 엉덩이를 흔들고 있지만, 모티브는 나탈리 포트만의 흑조에서 따왔다구. 정말 아폴론적이면서 디오니소스적이지 않아...?" 예. 예.



연두
여자가 되고 싶어
브로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2015년 0월 0일

   

탁하고 굵은 음색의 여성 보컬이 흔하지 않아서 이색적이다. 그러나 타이틀인 '여자가 되고 싶어'는 랩과 보컬 양면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강하게 뻗는 스타일로 쓰였고, 곡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곡작은 타이트하게 맞물리는 맛이 부족해 힘이 붙지 않고, 보컬의 처리도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 음반 전체의 기획에서 음악적 욕심은 배어 나오지만 사운드의 섬세한 처리나 신중한 편곡이 이를 뒷받침하지는 못한다. 랩은 출중하게 들리진 않으나 약간의 프로세싱으로도 이것보단 좋게 들리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보컬리스트가 아깝다. 타이틀의 가사 내용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겠다.

팝을 한창 들을 땐 '왜 이런 가수가 한국에 없지'하고 서운해한 적이 있었다. 그땐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미국의 가수는 미국에만 있는게 맞더라. 물론 퀄리티가 높다든지 트렌드를 주도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은 분명 존재하겠지만, 문화는 지역적 특색을 띠니 미국에 있는 게 한국에 없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더란 이야기다. 가끔 니키 미나즈 같은 래퍼를 보면 부럽기도 하다가도 같은 유형의 가수가 한국에 전무한 것은 '낫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가 다름에 대한 증명이리라. 렉시 이후로 '센 언니 솔로'는 더 이상 안 나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요리 에센스 같은 이름의 신인이 나와서 다행이다.



빅스
Boys' Record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2015년 2월 24일

   

'이별공식' 원곡의 특징은 유로 하우스 사운드에 포크송 풍의 멜로디, 저렴한 팬시 편지지 풍의 정서를 이어붙여 후렴에서 갑작스럽고 어색한 전환을 이뤄내는 데 있었다. 그렇다, 이제는 케이팝의 공식이 된 짜깁기 질감의 미싱 링크 같은 것이다. 빅스의 커버는 멜로딕한 랩을 포함해 추가된 파트들을 통해 원곡의 이런 특징을 한층 더 심화시킨다. 편곡의 양상은 원곡의 분위기를 참조하고 있으나, 빅스가 익히 선보이던 사운드 풍경과 밀접한 소스들을 많이 사용하여 팀 컬러의 전환도 효과적으로 노리고 있다. 사실 빅스가 커버한 듀스의 '나를 돌아봐'는 다소 실망스러웠기에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후렴에서는 원곡의 힘에 온전히 기대고 이외의 파트에서 (새로운) 빅스를 선보인다는 이번의 전략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팀의 커리어를 리프레시 해주기에는 아주 적절한 싱글이라는 인상이다. 빅스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저주인형', '에러'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빅스는 데뷔곡 'Super Hero'나 '대.다.나.다.너' 등으로 보이그룹에게 빠질 수 없는 발랄함도 꾸준히 챙겨왔고, 토토가 열풍 등으로 90년대 댄스곡들에 대중의 관심이 쏠려있을 때 R.ef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도 무척 뻔하면서도 동시에 영리한 행보로 보인다. 싱글임에도 트랙 간의 무드를 유지해주는 커플링곡들, 특히 라비의 자작곡인 'Memory'는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시키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빅스의 보컬 톤이 90년대 댄스곡의 멜로디와 지나친 이질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빅스 곡들보다 한층 가벼워진 편곡은 중저음역에서 표현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빅스 멤버들의 보컬 단점을 가려주지 못하고, 빅스 음악에서는 이례적인 편인 떼창 파트는 그동안 빅스 곡에서 떼창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유를 그대로 보여준다. 빅스 멤버들의 최대 장점 중 하나였던 긴 팔다리와 신장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안무 동작을 완벽히 살리는 데에는 오히려 방해되는 듯 보이고, 자유 동작 파트가 거의 없이 꽉 짜여진 안무와 동선은 모처럼의 밝고 즐거운 무대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무대에서 여유를 보여줄 때도 되지 않았나, 빅스인데.

이 커버곡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기대한 바대로 빅스는 최고의 보컬 퀄리티를 선보이는데, 이번에는 대부분의 빅스 곡만큼 격렬하지 않은 곡에서도 그렇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론 빅스의 심각하고 강렬한 음악을 더 선호하지만, 켄의 높은 F 음을 포함해 무척 즐길 만한 곡이다. 나의 곡 분석과 리뷰는 다음의 비디오에서 전체를 볼 수 있다.

타이틀 '이별공식' 포함 네 곡이 수록된 싱글. '이별공식'의 경우 아무래도 실시간으로 원곡을 즐긴 사람의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별로다. 특히 도입부를 포함해 관성적으로 삽입된 일련의 랩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95년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함께 열창하던 친구들에게도 의견을 묻고 싶네.



주효, 핫펠트(예은)
There Must Be
JYP 엔터테인먼트
2015년 2월 25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두 사람의 목소리는 비슷한 뉘앙스를 가지고 감정을 강하게 담고 있는데, 그것이 서로 충돌하기보다는 절박함을 향해 솟아오르며 시너지를 일으킨다. 핫펠트의 목소리가 갖는 다소 무뚝뚝한 듯한 구석도 매력적으로 차분한 균형감을 부여한다. 특정 시기에 떠돌던 말들을 취합해 섞어 넣은 가사는 자칫 나이브하게 흐를 수도 있었겠으나, 시간차를 두고 발매한 덕분에 직설적인 성격이 중화되어서인지 오히려 의미심장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장중함을 꺼리지 않는 흐름과 편곡이 충분한 빛을 발한다.



GI
메아리
심통 엔터테인먼트
2015년 2월 25일

  

'메아리'의 후렴을 지배하는 쨍하고 목청 좋은 음색은 이 음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질감 있는 비트와 긴 호흡의 화성 진행 속에서, 서정적으로 뻗어 나가는 에너지를 가진 이 곡과는 근사하게 어울린다. 이는 '메아리'라는 소재나 그리움이란 테마와도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이 보컬이 스튜디오 작업에서 충분히 컨트롤되지 않은 듯 종종 넘쳐나 부담감을 안기기도 하는 것이다. 배경에서 부글거리는 노이즈가 곡에 힘을 실어주다가도 사운드 풍경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처럼, 이 곡의 프로덕션에는 섬세함이 더 필요했다고 느낀다.

우와, 'ㄱ'부르고 어디 갔나 싶었던 GI가 돌아왔다. 사실 평자 입장에서는 와썹이나 소나무보다 이쪽이 더 취향이라, 이렇게 이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니 반갑다. '메아리', '이만큼' 두 곡이 수록된 싱글로, 환절기에 맞게 곡 분위기는 차분한 편. 수록곡 모두가 특기할 만한 점은 없지만, 아마 이 싱글로 워밍업이 되면 다시금 무대에 불을 붙일 수 있겠지.



DGNA
누구세요
품 엔터테인먼트
2015년 2월 25일

  

사실 DGNA 멤버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크게 의심하기가 힘들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문제는 역시 아티스트 외부에 있지 않겠는가. 비단 이번 곡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활동곡들을 생각해봤을 때, High 한 댄스곡보다는 조금 힘을 뺀 곡들에서 멤버들의 개성이 더 돋보이곤 했는데, 이전작 'Rilla Go!'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를 앞세우는 보이그룹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멤버들 본연의 색깔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안다
S대는 갔을텐데
엠퍼러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2015년 2월 26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안다미로에서 이름을 줄인 안다는 이름뿐만 아니라 음악도 간결해졌다. 몇 년 전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날렵해진 면모를 선보인다. 날렵해졌다고 하는 것은 가시적인 영역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부분도 그런가?) 보컬/랩을 가져가는 방법, 곡에서의 호흡을 이야기한다.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S대는 갔을 텐데'라는 가사를 능청스럽게 소화하기도 한다. 매력을 발산하며 꼬리를 치는 이미지도 능수능란해 보여 일단 어느 정도는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다만 '여성 솔로 팝 가수'가 가지는 포지션을 잘 이용했는데, 지금 시장은 정말 잘하지 않는 이상 그 포지션이 눈에 띄기 힘들다. 근데, 이런 이미지가 헤테로 남성들에게 먹힐 것 같기도 하고.

[곡을 듣기 전에] 제목이 일단 눈길을 잡아둔다. S대? S대라? 설마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지하철역에서 ♥♡ 먼 그 S대? 아니면 내가 지를 자랑거리로 생각해주면 지도 나를 자랑거리로 생각해준다는 그 S대? 그것도 아니면 혹시나 길 잃어버릴까봐 공장처럼 건물에 크게 번호를 써둔 그 S대...? [곡을 듣고 난 후] 뮤직비디오를 틀자 이진아를 닮은 휘트니스 PT 같은 이가 엉덩이를 드러내며 등장. 노래 자체는 적당히 비트 있고 적당히 재지한 평자 취향의 곡이지만 엉덩이를 강조한 뮤직비디오의 시각 이미지와 어우러져 적잖이 괴하다. 아, 가사로 유추한 결과 이 곡의 S대는 설마 우리 모두가... 그 S대인 듯. 곡만 들으면 오히려 이번 회차의 Pick 감인데 아쉽다.



캔디
Toast
앰프 뮤직
2015년 2월 26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수록곡 모두 들어볼 것을 권한다. 카지 히데키, 미네카와 다카코를 위시한 통칭 시부야계 컬리지팝의 취향이 강하게 배어 나온다. 보사노바 리듬과 화성이 때로 사이키델릭한 느낌마저 자아내는 점도 그렇다. 그 세계의 클리셰인 레몬 타르트를 토스트로 다운그레이드했다고 보아도 좋겠다. 구질구질한 디테일의 드라마틱한 서사와 덜 정돈된 보컬, 다소 문제가 있는 믹스 등이 그런 저렴함을 강화한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화려한 주제와 소녀적인 소재들이 이에 강하게 충돌해 매 순간 충격을 던져준다. 구절마다 서사의 내용을 발견해나가게 되는 '아빠야 아빠야'는 특히 충격적이다. 취향과 감성 모두 사뭇 낡은 입맛이 배어 나오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유사한 정서를 찾으라면 대여점에서나 보던 해적판에 준하는 마이너 순정만화일 것이다. 그런 화학식으로 '아이돌스러움'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방식이다.
혼란스러운 기분 속에 다시 찾아 들어보면 전작은 분명, 귀여움 받으면서 장년층을 위한 노래를 하는 여고생이란 풍경이었다. 관련 정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으나 밴드 형태인 듯한데, '어른의 노래'를 '불러드리는' 입장에서 아이돌-소녀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느껴진다. 호불호는 강하게 갈리겠지만, 누구라도 충격을 받지 않기란 어려울 용감한 음반으로, 매우 특이한 포지션과 매우 특이한 취향, 매우 특이한 방법론을 보이고 있는 팀이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슈게이징 아이돌(?) 캔디의 두 번째 싱글. 이번에는 장르를 바꿔 갑자기 보사노바 풍에 도전. 타이틀 '토스트'는 미들네임이 카를로스인 분이 자주 만든 것을 일본에서 커버한 듯한 곡이다. 물론 캔디의 전매특허인 가슴 먹먹한 가사도 그대로. 다음 곡 '아빠야 아빠야'는 이전 싱글과 비슷한 기조의 곡. 다만 분위기는 발랄하면서 듣는 이에게 힘을 불어넣는 쪽으로 바뀌었다. 가사에 레드제플린, 비틀즈, 퀸 등이 언급되어 있긴 하지만 이 양반들은 게임으로 치면 슈퍼마리오 같은 거니까 넘어가고, 사실 캔디의 음악을 만드는 이들은 오히려 피지카토 파이브, 플리퍼스 기타 등 시부야 하고 케이한 것에 영향을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사실 한때 이들의 영향을 받은 이는 내 주변에도 있다. 그의 이름은 Mimy... 이번 회차의 Pick은 캔디.



신화
WE
신컴 엔터테인먼트
2015년 2월 26일

   

뉴잭스윙의 어두운 공간 속에서 비트와 스타일의 힘으로 음반 전체를 거의 다 채우고 있다. 확고한 그루브로 동력을 담보하면서 노래는 은근하고 쿨하게 가져가는 것이 어른스러운 인상을 선사한다. 사소한 것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듯한 무뚝뚝함과 힘이 성숙한 남자의 매력이라 한다면, 신화는 (전작들도 그랬지만) 바로 그것을 잘 보여주는 팀이다. 그런 절제 속에서 재치('Give it 2 Me'), 서정적인 감동('Memory'), 화려한 피날레('Never Give Up') 등의 배리에이션을 이루는 방식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선 굵은 '남성성'과 대치되기 쉬운, 감정을 담아내는 곡들도 준수하게 밸런스를 잡고 있어 인상적. 그간 각자의 솔로 활동을 통해 시험한 결과를 취합한 듯한 순간들도 있어 더욱 보기 좋게 느껴진다. 다만 오히려 쿨한 방향의 곡들 속에서 가끔씩 감정이 넘치기도 하는데, 개인적 취향을 배제하고 듣는다면 그것이 이 음반을 더욱 '아이돌적'으로 들리게 하는 듯하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그동안 가요계에 신화와 비슷한, 혹은 심지어 똑같은 스타일의 팀이 한 팀도 없었는가 하면 그건 절대로 아닐 것이다. 특히 신화 앨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유의 미디움 템포 R&B 곡들 같은 경우는 이제 대부분의 보이그룹 앨범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이고, 단순했던 댄스 안무 동작들을 전체 무대 연출의 단위로 디자인하기 시작한 것도 이제는 무척 일반화된 공식이다. 그럼에도 신화가 지금까지 '현역 아이돌'로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항상 신화만이 해왔던 것과 하고 있는 것을 찾는 데에 게으르지 않았고, 그리하여 신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결국 찾아내 왔기 때문이다. 자신들 유일의 가치를 찾는 것은 모든 아티스트에게 필수적인 작업이고, 아티스트 인생 평생에 걸쳐 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며, 절대로 단순히 시간이 오래 흘렀다 하여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장담컨대, 이 '국내 유일의 장수 아이돌'은 그들에게 주어진 국내 유일의 과제를 그 어떤 다른 아이돌보다 출중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으며, 이것은 곧 동시대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항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신화' 그 자체다.

프로덕션의 퀄리티와 디테일에 대한 집중이 인상적인 곡이다. 편곡과 믹스는 과밀하지 않지만 동시에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곡 전체에 걸쳐 장식적 요소는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상이한 섹션을 이어 붙인 형태로 흐르지도 않는다. 전반적인 코드 보이싱과 조성성도 무척 매력적이며, 오랜 경력의 기량이 퍼포먼스에서 선보여지는 신화의 훌륭한 보컬도 근사하다. 나의 곡 분석과 리뷰는 다음의 비디오에서 전체를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UHGarrwK_w



뉴이스트
Special Single `I`m Bad`
플레디스
2015년 2월 27일

   

'I'm Bad'는 자칫 느끼하고 뻔한 곡이 될 뻔했으나 살짝 올려놓은 템포 덕분에 훨씬 산뜻한 기조를 갖는다. 중간중간 은근슬쩍 깔리는 나른한 톤의 신스 또한 효과적으로 포인트를 준다. 후렴 멜로디의 리듬 밀도가 높은 만큼 랩과 브리지에서 조금 더 확실한 임팩트를 잡아주었어도 좋았을 것 같지만, 자연스러우면서도 선명하고 씩씩한 정도의 선에서 절제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커플링인 '나와 같은 차를 마시고'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진다. R&B 성향의 아이돌 곡들도 이제는 과거에 비해 수준이 많이 향상된 것을 감안하면 무난 이상의 것을 보여줄 필요도 있긴 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나 커리어와 무관하게, 가볍게 즐길 음악을 찾는다면 이 음반의 부담 없이 상쾌하면서 적당히 서정적인 면모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기에 충분하다.



1st Listen 시리즈

열흘 동안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

  1. 1st Listen : 2015년 1월 하순
  2. 1st Listen : 2015년 2월 초순
  3. 1st Listen : 2015년 2월 중순
  4. 1st Listen : 2015년 2월 하순
  5. 1st Listen : 2015년 3월 초순
  6. 1st Listen : 2015년 3월 중순
  7. 1st Listen : 2015년 3월 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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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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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ㅇㅇ

    빅스에 대한 유제상 씨의 단평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실시간’으로 이 노래의 추억을 향유한 사람으로써, 그냥 원곡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별로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읽히는데, 애초에 이 곡은 ‘리메이크’ 곡임을 간과하신게 아닌지요. 적어도 위의 다른 필진분들처럼 이러저러한 이유로 뭔가 당시의 감수성과 상충하는 면이 있어 아쉽다, 는 정도로 쓰셨음이 마땅하지 않은가 합니다. 그렇게 설득도 않고 그저 당시의 추억의 유행가와 다르다는 이유로, 심지어 동시대 사람들에게 그걸 굳이 확인하려는 태도까지, 거칠게 말해서 매우 비겁하게 들립니다. 저도 엄밀히는 동시대에 ‘실시간’으로 이 노래를 즐겼지만, 단순히 노래에 대한 개인덕 호불호 만으로 많은 이들이 보는 웹진에 단평을 실으신건 아티스트에게 예의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건 개인 블로그에 쓰시는게 마땅하지 않을지요. 빅스 팬은 아니지만 좀 어이가 없어서 한마디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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