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5년 6월 초순

2015.06.0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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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일 ~ 1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칠학년일반, 스피드, 김남주&육성재, 엑소, 에이코어블랙, 안다, 하이포, 소년공화국, 웬디, 엠블랙, 멜로디데이, 트리탑스의 신보를 다룬다. 6월 1일에 발매된 빅뱅의 싱글 “A”는 1st Listen : 5월 하순을 참조하기 바란다.
칠학년일반
하얀바람
다른별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1일

   

원곡에 세련된 구석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곡은 시간을 거꾸로 흐르는 듯하다. '의도한 유치함'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겠으나, 그것이 컬트 혹은 엔터테인의 요소로 가지 못하고 그저 유치함으로만 남는다. 꽤 유명하다고 생각한 곡인데 그 명성을 얻어가지도 못하니 이래저래 아쉽고 안타깝다.

조폭 영화를 연상시키는 재킷 이미지. 노래는 소방차의 '하얀바람'. 뮤직비디오는 펜션에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탈 것 탔다가 왔다리 갔다리... 이 총체적 난국의 시작 지점에는 아마 걸스데이의 '반짝반짝'에 대한 벤치마킹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자기 분야만 잘하는 사람들이 뭉치면 이렇게 되는 걸까. 아니면 각자의 역량 안에 최고의 것들을 어거지로 엮으면 이렇게 되는 걸까.
추신. 유튜브에 업로드된 뮤직비디오 02:28 무렵에 싱크 밀리는 것 같은데 확인해보시죠.



스피드
Speed On
MBK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1일

   

타이틀이 아닌 두 곡만 인스트루멘탈이 수록된 흥미로운 싱글. 'What U'와 'Rose'의 가사와 멜로디가 특정 그룹의 곡들을 다양하게 연상시키고, 'What U'는 90년대에 유령처럼 떠돌던 '갱스터 랩'의 이데아마저 슬쩍 가져온다. 그렇다면 힐리스도 역시 세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 MBK의 정체성이라 해도 좋을 질감의 R&B 발라드를 선보이는 '선물 같은 단 한 사람'이 차라리 뚝심처럼 느껴지는 부분. 스피드가 늘 난장 이미지를 펼쳐왔다면 내적으로는 유지되고 있는 셈인데, 적어도 외면은 근사하게 마무리되었다. 'What U'와 'Rose'가 묵직한 분위기로 변신을 시도한 것도 주효하지만, 그 변신이 유치해지지 않으면서도 낙차 또한 잘 보여주는 사운드의 우아함이 돋보인다. 'What U'에서 운동감이 절제된 저역의 퍼즈 기타가 보이는 액체 같은 질감도 인상적. 결국 겉은 세련돼지고 속은 들여다볼수록 희한한, 그런 묘한 조합이 흥미롭다.

힐리스까지 동원한 것치고는 그다지 큰 포인트 없이 흘러가 버리는 퍼포먼스에,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부분의 하이노트 샤우팅뿐이라는 점이, 2000년대 초중반 아이돌 암전기 시절을 보는 듯하다. 엑소의 '으르렁'을 만든 제작진들(작곡팀 줌바스 뮤직그룹과 안무가 닉 베스)을 그대로 데려왔음에도 결과물이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것은, 결국 작품의 퀄리티는 제작진들보다는 기획자와 멤버들의 역량이 결정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아직까지 '으르렁'이 유효한지는 모르겠으나 스피드의 신곡 'What U'는 '으르렁'을 허겁지겁 주워 삼키고 된통 체한 모양새다. '으르렁'을 작곡한 신혁 사단이 만든 곡도, 정말 학교에서 그대로 벗겨온 듯한 교복도 민망하기만 하다. 오랜만에 힐리스를 봐서 반가운 기분 외에는 큰 감흥이 없다.

타이틀 'What U'는 듣고 있노라니 그냥 SMP인데? 하는 생각이 드는 철저한 SM 분위기의 곡이다. 곡이 자아내는 불안감과 분노에 찬 분위기는 좋지만 '이게 스피드의 방식이다'라고 느낄 만한 부분이 없는 것은 마이너스. 깔끔한 만듦새도 오리지널리티의 부족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



김남주, 육성재
'A CUBE' FOR SEASON # BLUE Season 2
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2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아기자기하게 산뜻한 사운드가 자칫 뻔하게 낯간지러운 곡으로 흐를 수도 있을 듯하지만, 골판지 같은 질감의 베이스와 킥이 꾸준하게 두들김으로써 씩씩함을 더해 좋은 분위기를 낸다. 이를 한층 더 빛내는 것은 두 보컬의 주고받음이다. 때론 멜로디에 꼬리를 붙이고 때론 "비켜" 하며 들이밀듯 바짝 이어붙여, 기다릴 틈을 주지 않고 남녀가 교차하는 것이 꽤나 쾌감을 준다. 가사와 멜로디의 결합을 맛깔나게 살려내는 것 또한 두 사람 공히 훌륭한 연출을 보이는데, 특히 브리지의 절정부가 "내 두 눈의 포커스는"를 꾹꾹 눌러가는 발음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쨍하게 귀에 박힌다.



엑소
LOVE ME RIGHT
SM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3일

   

‘Call me baby’로 박힌 쐐기가 ‘Love me right’을 통해 확신으로 바뀐다. ‘으르렁’은 SMP 계승의 적자로 일찌감치 점지받았던 그룹의 색깔을 180도 바꾸게 만든 소행성 충돌이었으며, 덕분에 궤도가 바뀐 이들이 향하는 곳은 펑키한 리듬과 캐치한 멜로디를 양날의 검으로 지닌 세련되디세련된 보이 팝 밴드다. 일련의 사건들로 본의 아니게 어그러진 세계관은 이런 전격 변신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었고, 그런 이들의 날개가 되어줄 송캠프도 건재하다. 리패키지 타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곡의 뜬금없는 구식 사랑 끼얹기나 곡별 밸런스 붕괴가 아쉽긴 하지만 명확한 방향성을 찾은 그룹의 발걸음이 제법 가볍다.

'Tender Love'가 내용 면에서 상냥함을 보여준다면 'Love Me Right'은 아슬아슬하게 끌어당긴 그루브가 후렴에서 스트레이트하게 뻗어 나갈 때의 시원함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두 곡은 탄력적이면서도 무표정한 그루브를 이루는 훵키 사운드의 매력을 통해 비교적 성숙한 느낌의 사운드를 선보인다. 요컨대 '어른의 옷을 입은 소년'의 매력을 우아하게 구현하는 것이다. 음반으로만 들으면 다소 슴슴한 인상이기도 한데, 뮤직비디오를 통해 느끼는 'Love Me Right'은 무척 표정이 달라서 화려함을 확충한다. 기존에 선보였던 곡들의 '연성식'을 그대로 이용한 듯한 'First Love'와 '약속'이 중간중간에 끼워져 들어가 리패키지로서 이 앨범을 '연장'한다면, 'Love Me Right'와 'Tender Love', 그리고 뮤직비디오는 앨범에 새로운 얼굴을 더해준다.

전작 'CALL ME BABY'가 2000년대 초반 영미 보이밴드 팝이라는 확실한 레퍼런스를 새로이 재구성한 곡이었다면 'LOVE ME RIGHT'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리패키지가 본 음반을 압도한 '으르렁'을 생각하고 들으면 다소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곡은 여러 번 들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곳곳에 숨겨진 세밀한 음악적 장치, 탁월한 베이스라인과 기타의 사용 그리고 곡 안에서 한결 여유로워진 엑소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몸을 도저히 가만히 둘 수 없게 만든다. 의도적으로 힘을 빼고 가는 건지, 숨 고르기를 하는 건지 잘은 몰라도 엑소가 'CALL ME BABY'-'LOVE ME RIGHT'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만큼은 틀림없다. 다만 리패키지에 추가된 'TENDER LOVE'는 아이돌 엑소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복학생 오빠'가 읖조릴 법한 가사(다이나믹듀오의 개코가 작사를 맡았다)가 실망스럽고 '약속(EXO 2014)'는 팬송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아 아쉽다.



에이코어 블랙
HOW WE DO
두리퍼블릭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3일

   

스틸드럼(계통의 신스) 사운드가 곡 전체에 걸쳐 울리면서 유쾌와 위협의 사이 애매한 공간을 연출한다. 연극적 연출이 많이 포함된 랩이 꽤 맛깔스럽게 쏟아지면서 곡을 리드한다. 에이코어의 이름을 새롭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선 굉장히 인상적인 곡이라 하겠다. 그런데 곡의 중심을 차지하는 랩의 톤이 다소 얄미운 방향으로 잡혀 있는 데다가 보컬 역시 무척 그러해서, 카리스마 있기보다는 그저 밉상으로 흘러버리지 않을까 조금은 염려도 된다.

걸그룹이 힙합을 시도해서 의외로 괜찮은 결과를 많이 내는데 에이코어 블랙의 'HOW WE DO'도 괜찮은 걸그룹 힙합에 이름을 올려도 될 것 같다. 간결한 비트와 귀에 잘 꽂히는 멜로디 덕분에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 곡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아쉬운 것은 어디서 들어본 듯한 래핑과 틱틱거리는 하이햇의 질감 정도.

"에이코어를 모르는데 에이코어 블랙은 또 뭐야?"라는 사람에게 들려줄 좋은 싱글. 타이틀 'HOW WE DO'는 적어도 기존에 나온 에이코어 곡들보다는 멜로디가 훨씬 좋고 귀에 쏙 들어온다. 두 번째 곡 '날 것'은 생각보다 유려한 케미의 랩이 빛나는 트랙. '여성 힙합 유닛이라니 지겹다 지겨워'라고 생각한 필자의 예상을 빗나간 괜찮은 싱글로 일청을 권한다.



안다
Touch
엠퍼러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2015년 6월 4일

   

올 초 ‘S대는 갔을 텐데’로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안다의 새로운 싱글은 그녀의 프로덕션이 어느 곳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한 스텝 더 명확히 한다. 후텁지근하고 나른한 아프리칸 비트를 타고 안다 특유의 '온몸의 힘을 전부 뺀' 목소리가 흐른다. 갖은 서브컬처의 영향이 느껴지는 이미지와 영상의 힙력은 덤이다. 성대며 관절의 존재를 잊고 노래하며 춤추는 여타 케이-돌들 사이 무대에 설 때마다 느껴지는 위화감의 원천이 그곳인가 싶다. 수련이 부족한 듯 때론 노린 듯 듣는 사람을 유혹하는 안다의 흔치 않은 느긋한 매력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미셸 공드리를 오마주한 영상에 비욘세 톤으로 디렉팅된 보컬과 랩은, 노골적으로 '외국인으로 보이고 싶다'는 욕망을 현시하고 있다. 무척 시대착오적인 전략으로 읽힌다. 국내 가요 시장이 그저 변방의 작은 구멍가게였던 시절에는 어떤 센세이션으로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외국물 먹은 가수'가 신기해 보였던 시기를 지나 '외국'과 '내국'의 경계마저 흐려진 현시점에서 '탈국적'이라면 모를까, '이국적'을 이토록 강하게 어필하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느이 집엔 이거 없지"는 '느이 집'에 진짜로 '이거'가 없을 때나 할 수 있는 말 아니겠는가.

'S대는 갔을텐데' 보다는 잘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그치만 여전히 여자 솔로 가수에게 필요한 확실한 '한 방'이 없어서 레퍼런스의 조합으로 이뤄진 외견만 인상적일 뿐. 뭔가 더 보여줄 게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 주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케이팝과 힙스터 음악(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사운드도, 보컬 디렉팅도 '힙'을 지향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닐지.

전작 'S대는 갔을텐데'의 황당함으로 평자를 사로잡은 안다의 새 싱글. 안다는 외모로 보나 노래로 보나 전력으로 보나 외수지향형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싱글이 이러한 심증을 더욱 굳힌다. 전반부의 멜로디 파트를 지나면 나오는 미니멀한 비트가 잔잔한 듯 흥겨운 바, 우리가 흔히 보는 TV 무대나 인터넷이 아닌, 하여튼 에스닉한 어느 곳에서의 울려 퍼짐을 기대케 한다. 어거지로 연기라도 시키고 예능도 나와서 지명도를 올리면 곡의 인기가 더 좋아지련만, 음악에 공들이는 걸 보면 그런 건 하지 않겠다는 소속사의 뚝심인 걸까나.



하이포
Baby Boy
NAP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4일

   

이 곡은 트렌디하지만 훅의 악기 수나 분위기 전환이 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버스(verse)와 훅의 틈새를 크게 만드는 것이 케이팝의 유행이라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하이포는 여전히, '그런데도 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사실 이는 임영준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 때문이다(다른 멤버에게는 미안하다). 곡에 잘 묻어나는 랩을 쓰는 것도 그렇고,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도 그렇다.

참기 힘든 랩 파트를 참고 견디고 나면 꽤 괜찮은 멜로디가 등장한다. 고진감래라는 것이 이런 것이렷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제법 긴장감 넘치는 전주를 지나 미니멀한 분위기의 앞소절이 시작되고, 이후 멜로딕한 간주가 나올 때까지 묘한 분위기가 계속된다. 만드는 쪽에서 너무 지루해지거나 통속적이지 않도록 조율을 잘했음이 느껴지는 즐거운 곡으로, 간주에서의 설익은 랩을 제외한다면 최근에 나온 비슷한 유형의 것들 중에서 제일 좋았다 하겠다. 달랑 'Baby Boy' 한 곡만 있는 게 아쉬울 정도. 이번 회차의 Discovery를 받아 마땅하다.



소년공화국
Hello
해피트라이브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5일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긴 호흡의 스토리가 한 그룹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이돌계는 한동안 꽤나 바쁜 모양새였다. 그 분주함에 영합해 ‘판타지 삼부작’을 끝마치고 돌아온 소년공화국의 새 싱글은 비교적 준수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그리 좋은 선택이라 하기는 힘들다. 박근태에서 이단옆차기, 신사동 호랭이까지 오간 번뇌의 여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담담히 늘어놓는 에필로그가 아닌 앞으로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새로운 출사표다.

세련되게 강한 곡 위주의 활동을 해온 소년공화국이 산뜻한 곡을 내놓았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치고는 꽤나 화사하고 예쁜 곡인 셈인데, 닿을 수 없는 애틋함을 "Hello 바람에 실어 네가 들을 수 있게"라 표현한 것에서 정통파의 아이돌성을 느낀다. 맑은 톤의 어쿠스틱 기타, 무뚝뚝하며 단단한 탐탐과 베이스가 이루는, 당당하게 뻗어 나가는 사운드도 매력적인데, 스네어가 조금 더 내추럴한 톤이었다면 더 화사하지 않았을까 한다.

아이돌의 '감성 싱글'은 대개 계절 특수를 노리고 발매되기 마련인데 (규현의 '광화문에서'나 엑소의 '12월의 기적'을 생각해 보라) 여름에 막 들어선 이때 소년공화국의 'Hello'는 좀 뜬금없게 느껴진다. 가사나 콘셉트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인 어떤 상황 혹은 이미지를 상정하고 '감성 싱글'을 풀어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쉽다.



웬디
후아유-학교 2015 (KBS2 월화드라마) OST
CJ E&M
2015년 6월 8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소속사의 '기획력'으로부터 벗어날 기회가 많지 않은 아이돌 보컬들은, 그런 고로 OST에서 재발견되는 일이 종종 있다. 웬디 역시 이 곡에서 보컬로서 상당한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보컬을 부각시켜주는 장치들이 곡 안에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맑고 담백한 음색으로 묵묵히 곡을 끌고 가는 웬디의 뚝심은 근래 데뷔한 걸그룹 보컬 중에는 단연 손꼽힐 만하다. 여기에 어느새 상당히 성장한 육지담의 래핑이 더해져 꽤나 들을 만한 노래를 만들어냈다. 언젠가 꽤나 높은 곳에서 다시 보게 될, 아직은 작은 뮤지션들의 아기자기한 습작을 본 듯한 느낌.



엠블랙
MIRROR
제이튠 캠프
2015년 6월 9일

   

앨범 전체가 이지리스닝으로 무난히 흘러가는데, 미니 앨범임에도 앨범으로서의 완결성을 추구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아무리 들어봐도 초여름의 더위에 어울리지 않는 상실의 정서를 일관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멤버 변동을 겪은 여느 팀들과 달리, 두 멤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원래부터 3인조였던 것처럼 곡과 퍼포먼스를 디렉팅한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전 멤버 이준이 퍼포먼스에서 꽤 큰 역할을 담당했던 점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

3인조 엠블랙의 첫 EP 음반. 사실 엠블랙의 곡들 중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곡들이 꽤 많았기에 그룹이 흐지부지 와해되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컴백한 게 반갑다. 2인조 동방신기가 그랬듯이 '너 없이도 난 잘 산다'는 걸 보란 듯이 보여주려 강한 음악을 들고 나왔을 법도 한데 엠블랙은 결코 무리하는 법이 없다. 그저 본인들이 잘하는 걸 잘하고 있는 음반이다. 음반 중간중간에 짧게 삽입된 트랙('일상', 'Eyes On U')도 나름 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수록곡 전반적으로 고른 퀄리티를 보여준다. 곡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일관된 톤의 랩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 그래도 음반 전체의 일청을 권한다.

어느덧 7년 차. 적잖은 인기를 모으긴 했으나 정상에 우뚝 선 적은 없었고, 멤버들도 하나둘 빠져 이제는 3인조. 사실 평자는 이들을 좋아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건만 이번 EP는 다르게 들린다. 인스트루멘탈 하나 없이 채워진 여덟 곡은 조금 차분하면서도 생각보다는 많이 정돈된 모습으로 듣는 이에게 다가온다. 엠블랙에 아무 감정이 없는 분이라도 타이틀 '거울'은 한 번쯤 들어볼 것을 권한다. 어떤 세계건 그곳에 오래 있게 되면 나름의 원숙미가 쌓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니까.



멜로디데이
#LoveMe
뷰가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9일

   

주로 발라드성 트랙을 선보이던 멜로디데이가 어떤 연유로 이런 변신을 했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확실히 안정된 기본기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발라드를 잘 부르는 가수가 댄스곡을 제대로 소화하란 법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Oh, My Guy'에 비해 '#LoveMe'는 노래의 표정이 보컬에서 조금 뻣뻣한 감은 없지 않으나, 이 또한 어쩌면 청자의 부담감을 감안해 밋밋한 '걸그룹풍'으로 다져놓은 건지도 모르겠다. 유쾌하게 들썩이는 가운데 아이돌에 근접한 어필도 챙기면서 보컬의 실력과 매력도 확실히 선보이는 훌륭한 한 곡. 특히 2절에서 말하는 듯한 래핑 위에 보컬이 얹히면서 후렴으로 돌입하는 연출은 무척 매력 있다. 기존 분위기와의 완충지대로 설정된 'Oh, My Guy' 또한 팀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어, 챙겨 들어볼 만하다.

최근의 유행을 굉장히 잘 읽어낸 듯하다. 특히 의상이나 뮤직비디오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그렇고, 음악도 화려함이나 자극적인 요소보다는 좋은 보컬 라인으로 경쟁하는 팝 음악이다. 전작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의 변신에 성공했고, 그 결과도 좋다. 그러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애매한 위치 선정에서 크게 이동하지는 못한 것 같다. 다만 이번 싱글을 정말 시작점으로 삼는다면, 앞으로 계속 발전할 멜로디데이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그럴 가능성과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멜로디데이는 국내 유명 작곡가의 힘을 빌려 대세 콘셉트를 따르는 것과는 또 다른 전략의 모색이다.



트리탑스
못생겨서 미안해
반리더 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10일

   

데뷔 시기가 무려 20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남성 4인조 그룹 트리탑스의 새 싱글. 노래의 스토리텔링이 여성의 시점에 맞춰져 있는데 혹시 이들에게 맞춰 개사라도 한 거 아닌가 싶다. 남성은 자신이 못생겼다고 해서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혹시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남성에게 '못생겨서 미안하다'란 소리를 듣고 싶은 여성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인 걸까? 이러한 가사의 특이점 외에는 그다지 평가할 구석이 없는 곡.



1st Listen 시리즈

열흘 동안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

  1. 1st Listen : 2015년 5월 초순
  2. 1st Listen : 2015년 5월 중순
  3. 1st Listen : 2015년 5월 하순
  4. 1st Listen : 2015년 6월 초순
  5. 1st Listen : 2015년 6월 중순
  6. 1st Listen : 2015년 6월 하순
  7. 1st Listen : 2015년 7월 초순

시리즈 전체 보기 ≫

Editor

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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