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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Listen

1st Listen : 2015년 7월 중순

7월 11일~2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VX, 에즈원, 인피니트, 갓세븐, 엔오엠, 구하라, 에이핑크, 슈퍼주니어, 앤화이트, 앤씨아, 스텔라, 소나무, 동방신기를 다룬다.

7월 11일~2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VX, 에즈원, 인피니트, 갓세븐, 엔오엠, 구하라, 에이핑크, 슈퍼주니어, 앤화이트, 앤씨아, 스텔라, 소나무, 동방신기를 다룬다.

Fantasy
제이제이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13일

미묘: 피치시프트와 808 스네어롤, 청량감과 묵직함의 대비 등 우리가 케이팝에서 익히 들어온 웬만한 장식적 요소를 거의 다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곡 자체는 (충분히) 힘 있게 짚어주는 부분이 딱히 없이 흘러가 버리는데, 그중 무슨 뜻인지 몇 초간 궁금해지는 "나이, 트, 메여"나 맥 빠지는 이음매 정도가 귀를 잡아채는 데에 그친다. 하긴 판타지란 게 '멋지다'는 뜻보다는 허상이란 의미가 먼저일 테니.

유제상: 남성 5인조 그룹 브이엑스의 데뷔 싱글. 보도자료를 보면 퍼포먼스에 특화된 팀이라는데 도무지 퍼포먼스 영상을 찾아볼 곳이 없다. 곡은 상당히 흥겨운 구성이지만 가사가 조금 섬짓한 데다가 "Nightmare~"라고 부르짖는 부분이 왠지 이상하게("might mayo"로) 들려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묘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데뷔 싱글이 그렇듯 이들도 판단 유보.


캔디볼
초록뱀주나 E&M
2015년 7월 13일

미묘: 채널 V 같은 공간에 K스러운 색이 깃들었다고 할까. 정작 음악에서는 (글로벌과 경계가 애매한) 몇몇 악기 음색을 제외하면 K의 느낌은 그다지 없다. 멜로디나 일부 편곡 요소는 차라리 특정 시기 에이벡스 트랙스의 제이팝을 참조한 것처럼 보인다. 장조와 단조를 부단히 섞어넣고 있어 스트레이트한 곡으로 들리지는 않지만, 굳이 말하자면 아기자기하다기보다는 솔직한 곡작이란 인상이다. (마침 멜로디의 질감이 비슷한 여자친구의 '유리구슬'과 비교해 보아도, 대단히 솔직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 점까지 포함하여, 홍콩에서 온 이 곡은 지금의 K와는 사뭇 달라 흥미롭다.

유제상: 홍콩발 4인조 여성 그룹 에즈원의 데뷔 싱글. 처음에는 아이돌계의 상도가 바닥에 떨어져 선배 그룹 이름을 함부로 쓰나 했는데... 홍콩 그룹이었다. 강하게 우는 건반을 내세운 전주나 단조로운 후렴구, 'LA・LA・LA LOVE SONG'을 연상시키는 멜로디가 '역시 홍콩산'이란 생각이 들게 하지만, 적어도 기존의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다른 그룹들처럼 "이걸 어디다 써!" 정도는 아니니 다행. 뮤직비디오에서는 팝 칼라의 만연, 변신, 한국 아이돌스러운 손 쥐었다 펴기도 볼 수 있고, 여튼 즐거운 경험을 보장한다.


Reality
울림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13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김윤하: 인피니트의 가장 큰 강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격자’ 이후 정체기에 대한, 올해 들어서는 5년 차 위기에 대한 질문을 지겹도록 받았으련만, 이들은 그 질문들만큼이나 지치도록 그대로다. 스윗튠과의 이별도 칼군무와의 결별도 급할 것 없었던 이들이 2년여의 실험 끝에 닿은 건 힙합과 EDM, 인피니트 특유의 극적인 웅장함이 한데 뒤섞인 ‘Bad’. 이 익숙하고도 새로운 세계는 팔세토 코러스가 돋보이는 복고풍 댄스넘버 ‘Moonlight’나 포근한 미디움 발라드 ‘러브레터’ 같은, 이들이 가장 잘해낼 수 있는 영역의 수록곡들로 존재의 당위성을 단단히 한다. 기억하자. 그 어떤 달콤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심지어 조금씩 나아가는 자만큼 두려운 상대는 없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블럭: 인피니트의 많은 부분이 녹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해왔던 타이틀곡, 그룹에게 있어 중요한 시점 등 여러 이야기가 생각나며 자연스럽게 성장 서사를 그려낸다. 그 성장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안무와 파트 분배가 아닐까 싶다. 현악기를 향한 사랑은 변치 않지만 발라드 넘버는 가장 세련된 지점을 보여주는가 하면, 멤버 각각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Moonlight', '엔딩을 부탁해'와 같은 넘버들도 타이틀곡만큼의 매력을 발산한다. 많은 이들이 충분히 이야기하겠지만, 그룹의 위치나 시장에서의 지점을 생각하면 더욱 재미있는 앨범.

이번 회차의 추천작

오요: 목소리는 더 날카로워지고 소리는 더 정교해졌다. 정규 2집 "Season 2"와 비교하자면 EP임에도 불구하고 "Reality" 쪽이 앨범으로서 훨씬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인피니트 특유의 비장미가 물씬 풍기는 타이틀곡 'Bad'에 이어 훵키하면서도 세련된 댄스곡 'Moonlight', 부드러운 전자음과 꽉꽉 눌러 담은 베이스를 정교하게 매만진 '발걸음'까지 초반의 흐름이 웬만한 전자음악 앨범들과 견주어봐도 손색이 없다. 일곱 트랙 모두 개별적인 곡으로서 자기주장을 확실히 하고 있으면서도 산만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역시나 이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는 인피니트 멤버들 덕분이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유제상: 일곱 곡이 꽉 차있는 넉넉한 EP로 인피니트가 컴백. 타이틀 'Bad'를 비롯해서 수록곡 모두가, 얌전한 모범생이 결정적인 순간 팔방미인이었음을 드러내는 즐거운 발견 일색이다. 인피니트 특유의 흥겨움에서 후발주자들의 난폭함까지 남성 아이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총망라. 거기다 평자가 좋아하는 훵키한 곡('Moonlight')도 내어주시니 더할 나위가 없다. 짱 드세요.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성민: 마냥 유쾌하고 무던하며 능청스러운 것 같지만, 저 안쪽에는 절대로 끝까지 굽히지 않는 자존심이 존재한다. 지난 몇 년간 팬으로서 이들을 지켜봐 온 바, 데뷔부터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나온 결과물로서의 "Reality"를 들으며 느낀 점은 바로 이 '자존심'이다. 춤을 못 춰서 선택했다던 칼군무는 이제 멤버 전원이 힙합을 출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고, 두 명에게 쏠리던 보컬의 비중은 이제 7명 모두 고른 밸런스를 유지하며 앨범을 다채롭게 색칠하고 있다. 이중 가장 흥미로운 점은 변질을 최소화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면에 배치되던 자리가 다른 멤버들로 채워지면 많은 경우 팀의 색깔이 다소나마 바뀌게 마련이지만, 이 팀은 멤버 각자가 어떤 '아이돌의 완성형'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큰 틀에서 일정한 색채를 유지한다. 다만 그 농도를 짙게, 그 채도를 더 높게 만들어갈 뿐이다. 아이돌 인큐베이터로 평가되던 스윗튠과의 협업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색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그것이 제작진보다는 멤버들에게 내재되어 있던 것이라고 봄이 옳겠다. 곡들을 분석해보면 "First Invasion"이나 "Over The Top"과 별로 바뀐 게 없다. 특히 'Moonlight'나 '발걸음'과 같은 곡들은 데뷔 초 앨범에서 가져왔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Reality"를 가만히 듣다 보면 몇몇 순간 성장의 증거를 느낄 수 있게 되고, 그것이 아이돌 마의 구간이라는 5, 6년 차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인피니트를 특별한 아이돌로 만들어준다. 얼마 전 누군가가 인피니트를 두고 '5년 차 징크스'를 얘기했던데, 요즘의 인피니트를 보고 있자면 '이런 게 5년 차 징크스라면 그냥 평생 징크스여도 상관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팀명에 '무한'이 들어가면 사람들은 '유한'을 기대하지만, 말에는 힘이 있어서 이름은 지어 부르는 대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Just Right
JYP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13일

김윤하: 얼핏 어딘가 비어 보이는 ‘딱 좋아’의 느긋한 그루브는, 생각해보면 데뷔 곡 'Girls Girls Girls’ 시절부터 갓세븐이 꾸준히 유지해 온 고유의 팀 컬러다. 성급할 것 없이 주어진 비트와 젊음을 즐기며 한낮의 거리를 리드미컬하게 걷는 호쾌한 청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건 멤버들의 성장 속도와 발맞추는 데 실패한 듯 보이는 수록곡들의 면면에서 기인한다. 허전함과 여유로움은 한 끗 차이며, 멤버들의 능력치는 분명 성장했지만 그 미묘한 차이를 조절하는 레버를 전적으로 맡기엔 아직 이르다. 훵키한 뒷골목 소년의 정서를 가벼운 터치로 담아낸 마지막 곡 ‘Back To Me’가 남기는 뒷맛이 좋은 건, 프로듀싱과 멤버 간의 힘 조절이 성공한 거의 유일한 곡이기 때문이다.

블럭: 박진영 특유의 랩(가사든 플로우든)은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타이틀곡은 개인적으로 감흥이 없지만, 비주얼로 반감된 매력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타이틀곡 이후에 등장하는 수록곡들이 오히려 더욱 관심이 가며 비주얼 콘셉트만큼 재미있고 흥미롭다. 어쨌든 수록곡 전체에서 힙합을 향한 애정이라든지 그룹이 가고 싶어하는 방향이 보이는 듯하다. 이미 정규앨범을 낸 그룹이지만 여전히 '가능성'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다. 그게 이 그룹의 최고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오요: 분명 갓세븐은 그들만의 어떤 에너지를 갖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곡들에선 '에너지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에너지가 향할 곳을 찾지 못하고 허공을 떠도는 것 같아 늘 아쉬웠다. 세 번째 미니 앨범 "Just Right"에 이르러 비로소 대략적인 얼개가 그려지나 싶었다. 케이팝치고는 상당히 밀도를 덜어내고 오로지 리듬으로 승부 보는 타이틀 곡 'Just Right'과 '보름달이 뜨기 전에', '온몸이 반응해' 같이 느린 템포의 R&B가 이어진다. 세련되면서도 여유 넘치는 R&B 위주의 곡을 나른하게 들려주는 일곱 소년들인가, 나쁘지 않다 싶었는데 뜬금없는 힙합 트랙 'Nice', 'Mine'등이 튀어나온다.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고 싶은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지금쯤은 확실한 방향을 잡고 뻗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유제상: 결과물로만 보자면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기 어려운 상급의 물건이지만, '힙합은 언제...?', '너무 잘생겨서 감정 이입이 어려워...' 같은 소소한 의구심이 떠오를 수는 있겠다. 다만 90년대 물 건너온 아이돌의 유려한 느낌이 동시대의 구미에 맞게 잘 살아있으므로 이들의 팬뿐만 아니라 리스너의 입장에서도 들어봄 직한 EP다. 개인적으로는 '보름달이 뜨기 전에'에 아주 만족했다.


#Only U (For NEYB)
제이엠스타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13일

미묘: 비디오에서 내내 팬클럽 이름 팻말이 등장하는 것이, 참 어떤 아이돌이 팬들에게 이만큼 '들이댈까' 하는 생각도 든다. 팬송다운 해맑음으로 만들어진 곡인데, 특히 베이스라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듣는 재미를 주려 애쓴 흔적이 많이 눈에 띈다. 팬이라면 기분 좋게 들을 만하지만, 폭발력을 담보하는 순간들을 전부 흘려보내는 바람에 어마어마한 감동을 주기는 조금 역부족이 아닐까 한다. 부탁하지도 않은 괜한 걱정을 늘어놓았다면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Alohara (Can You Feel It?)
DSP 미디어
2015년 7월 14일

맛있는 파히타: 씨스타19의 'Ma Boy'를 제외하고는 '초코칩쿠키' 같은 멜로우한 트랙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경우는 좀처럼 보지 못한 것 같다. 그 경우 노래를 이끌어가는 것은 캐릭터가 되어야 하는데 구하라의 캐릭터를 보여주기에는 콘셉트도 적절치 않고 임팩트를 주는 부분도 잘 갖추어지지 않은 느낌이다. 차라리 '하라구'를 타이틀로 갔으면 어땠을까?

미묘: 힙합 기반의 사근사근한 곡들과 강한 사운드의 댄스곡들로 양분된다. 타이틀 '초코칩쿠키'는 전자에 해당하는데, 보다 접근성 있는 여성 솔로곡의 공식을 의식한 듯한 모습이다. 재미있는 것은 후자의 곡들이다. 여리여리한 보컬과 강력한 사운드의 조합이라는 카라의 공식을 중심으로 많은 변주를 두어 솔로의 허전함을 보완하고 부담감을 줄이는 동시에, 조금 별난 느낌으로 카라와 차별화되는 캐릭터 구축까지 이뤄낸다. 왜 구하라인지에 대한 대답이 이뤄지는 것도 이 트랙들인데, 가녀리면서 다소 뻣뻣한 구하라의 가창과 랩은 실험 진행 중이란 인상도 있지만 그 신선함과 음악 표현의 가능성이 충분히 느껴지는 대목을 자주 남긴다. '초코칩쿠키'가 밋밋해서 실망했다면 '어때?', '하라구'를 꼭 들어보길 권하고 싶다.

블럭: 그냥 트위터에 쓰는 글이었다면 온갖 드립으로 요약을 했겠지만 어쨌든 구하라가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실제로 어느 정도 유효한지를 잘 몰라서 섣불리 말하기가 힘들다. 사실 구하라의 앨범을 들으면서 '영지가 되게 섹시할 수 있구나', '기리보이가 이제는 이런 걸 잘한다'와 같은 것만 생각난다. 하지만 수록된 트랙은 대부분 굉장히 좋고, '하라구' 같은 경우 구하라의 범주 내에서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한다. 구하라가 가진 보컬 스펙트럼은 명확한데 그걸 '어느 정도만' 고려한 느낌.

유제상: '초코칩쿠키'로 한정해서 이야기하자면 이효리의 '10 minutes' 팔로워인 셈인데, 몇몇 부분에서 핀트가 어긋나 갈팡질팡하는 느낌이 있다. 구하라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은밀한 연인인지, 귀여운 연인인지 불분명하니 발생하는 문제라고 본다. 이러니 반복적인 멜로디나 몽환적인 분위기도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특히 반복적인 멜로디는 무대 위에 세워 놓았을 때 지루함을 양산하는 주범이 되어버렸다. 나머지 수록곡들은 카라를 연상시키는 것도 있고, 그냥 생뚱맞은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녹아들지 못하고 겉돈다. 뭔가 더 좋아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조성민: 사실 DSP는 이미 한 번 타이틀곡 선정 미스로 카라의 대표곡 '미스터'를 놓칠 뻔한 전력이 있다. 이제 상당히 많은 아이돌 팬들이 더 이상 DSP에게서 기획력을 기대하지 않는다. 구하라의 포텐셜이 한껏 끌어올려진 지금, 첫 솔로 앨범이 이런 방향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제 2의 이효리'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이 앨범에서, 이효리라면 절대로 타이틀곡으로 고르지 않았을 곡이 타이틀곡으로 꼽혀있다. '어때?'의 적극적인 어필, 'La La La'의 힙합걸, '하라구'의 화려하고 당찬 모습, 여기에 최근의 케이팝 트렌드와 구하라의 가창력 향상을 염두에 둔 'Rainy Day'까지, 모든 트랙이 정말 완벽하게 '이효리의 정통 계승자'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도대체 어째서 '초코칩쿠키'가 솔로 가수 구하라의 대표 이미지가 되어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후속곡 활동이 반드시 있길 바란다.


Pink Memory
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16일

맛있는 파히타: 에이핑크의 이번 컴백에서 앨범의 평가와 타이틀곡의 평가는 나뉘어야 할 것 같다. 타이틀곡인 'Remember'는 레퍼런스의 짜깁기 같은 구태의연함과 무리함이 느껴지는 데 비해 나머지 앨범 수록곡들은 이미 5년 차가 되는 에이핑크의 성숙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양분된 모습을 구태의연한 안전제일주의로 표현해야 할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으로 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미묘: 앨범 곳곳에서 조바꿈과 화성, 스케일을 통해 '뻔한 가요'의 틀을 조금씩 벗어나려는 작곡 단계의 궁리가 느껴진다. 프로덕션의 음악적 가치와 슬슬 준비해야 할 그룹의 연령적 성장을 표현하는 방식으로서 꽤 준수한 선택인 동시에, 에이핑크에게 씌워지기에 십상이던 '몰취향'의 이미지 역시 상당 부분 걷어낸다. 그러다 보니 그 오밀조밀함에서 더 '제이팝스러운' 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방식이 'Remember'에도 적용되어 타이틀곡으로서 다소 역부족으로 혹은 산만하게 다가올 수 있으나, 앨범 전체를 감고 있는 유려한 취향의 보수적인 표명이란 맥락에서는 분명 설득력 있는 자리를 차지한다. 매우 안전한 팝을 구사하면서도 음악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 나가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블럭: 'Remember'를 들으면서 듀스와 원킥, 투킥이 떠올랐는데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예뻐서 당황했다. 쓸데없이 진지하게 말하자면 이제는 소스의 맥락보다는 소스 자체를 통해 어떤 분위기를 만드는가가 핵심인가 보다 싶다. 물론 진지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무리수는 조금 있지 않았나 싶은데, 그에 반해 나머지 수록곡은 모두 굉장히 안정적이다. 전체적으로 과거 지향적인 방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세련됐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건 역시 그룹의 이미지가 한 몫 하는 듯하다.

유제상: S.E.S., 핑클, 소녀시대 등을 레퍼런스 삼아 적잖이 재미 본 에이핑크련만, 이번에는 너무 옛날로 가버려서 동시대성을 잃어버렸다. 특히 듀스나 룰라의 영향이 강하게 보이는데, 사실 평자야말로 그 시절 가요를 누구보다도 더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렇게까지 멀리 가버리면 팬 말고 어필할 계층이 있을까 싶다. 에이핑크의 본질이 그런 거라면 상관 없지만서도.


Super Junior Special Album
SM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16일

김윤하: 앨범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SM에서 가장 대중적인 노선을 걸어온 이들이 이제 그 ‘대중’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는 가정에 대한 확신이다. 중국 유닛 M의 ‘Swing’(2014)"MAMACITA" 리패키지 타이틀곡 ‘This Is Love’ 등으로 ‘Sorry Sorry’ 이후의 가능성을 탐색해온 이들은, ‘Devil’로 일명 'SJ Funk'라 불리는 특유의 스타일을 완성해낸다. 이승환, 장미여관, 김윤아, 에피톤 프로젝트 등이 제공한 곡들과 멤버 자작곡, D&E, KRY, T, M 등 서로 다른 유닛의 곡들이 한 데 섞여 자연스레 한 목소리를 낸다. 이게 무슨 의미냐고? 슈퍼주니어라는 그룹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메이저 가요’의 영역에 본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블럭: 슈퍼주니어가 지금까지 낸 앨범 중 가장 좋다. 그룹의 연령이나 이미 충분히 드러난 각 멤버의 정체성이 잘 녹아있고, 다양한 프로듀서들의 곡을 모으면서도 앨범 전체의 결을 하나로 가져간다. 동시에 각각의 곡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디테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슈퍼주니어의 이름이나 10주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퀄리티. 특히 에이징에 신경 쓰기 시작해야 할 시기에 좋은 작품을 들고나와서 더욱 반갑다.

조성민: 케이팝 팬들은 이 씬에서 이런 앨범이 나왔다는 것을 충분히 자랑스러워 해도 될 듯하다. 이것은 더이상 남자 아이돌의 노래가 '숨어서 듣는 노래'가 아님을 선언하는 작품이다. 퍼포먼스는 이미 데뷔 시절부터 완성형이었지만, 어반 팝까지 원래 자신들이 꾸준히 해왔던 장르인 듯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단계에서는 이제 전방위 완성형 아이돌이 된 셈이다. 힘을 줘도, 힘을 빼도, 어떻게 해도 멋있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어떤 경지에 있다는 의미고, 이것은 데뷔 10주년에 발매한 스페셜 앨범이 더욱 '스페셜'하게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 기존의 슈퍼주니어 음악에서 약간 부담스럽게 다가오던 예성의 충만한 R&B 기교도 오랜만이어서인지 무척 좋게 들린다. 여기에 슈퍼주니어의 모든 커리어를 망라하듯 꼼꼼히 챙겨 넣은 유닛 트랙들은 아이돌 슈퍼주니어가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듣는 재미도 있음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 가장 신기한 점은 자칫 백화점식 구성이 될 뻔했던 앨범이 심지어 1번 트랙부터 10번 트랙까지 강한 유기성과 일관된 무드마저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대중들이여, 제발 슈퍼주니어를 들어라. '남자 아이돌'이라는 편견에 갇히기에는 너무나도 아깝고 아까운 앨범이다.


Paradise
J&J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16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맛있는 파히타: 지금의 케이팝 시장에서 이렇게 착한 노래를 내놓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싶지만 그런 이유로 더욱 가치 있어 전작까지 훑어보며 전부 듣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이들의 담백함이 오히려 임팩트가 된다. 전작에 비하면 레퍼런스가 눈에 띄지만 염치없음을 보여주진 않는다.

블럭: 상대적으로 '착한' 포지션을 지향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수록곡의 결은 이렇다 할 지점 없이 평범함에 가깝다. 나 역시 걸그룹이 순수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제한된 상상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다 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대안적 표현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유제상: 에이핑크의 레퍼런스가 00년 이전의 걸그룹과 여름 가수들로 잡혀 있다면, 앤화이트의 레퍼런스는 화이트나 알로 같은 그룹의 유원지 음악 비슷한 결과물인 듯싶다. 곡이 나쁘거나 한 것은 아닌데 새삼스레 '지금 왜? 날도 더운데?' 같은 생각 역시 떠나지 않는다. 그 외에 인상 깊었던 점을 들라면... 음... 멤버 중에 막문위 닮은 사람 있었다 정도.


바닐라 쉐이크
제이제이홀릭 미디어
2015년 7월 20일

맛있는 파히타: 앤씨아의 이번 콘셉트는 여러모로 잘못되었다. 곡이 무난해서 콘셉트에 임팩트를 주려 했던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제까지 이어온 콘셉트 에러들을 살펴보면 '예쁘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무대나 뮤직비디오를 보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에브리데이 트랙이다.

블럭: 앤씨아는 꾸준히 대중 친화적(?)인 노선을 가져가고 있다. 사실 그래서 이번 곡도 스타트랙(강지원, 김기범)의 곡을 채용했다고 해서 크게 할 이야기가 늘어난다든지, 혹은 이미지의 변화가 크게 느껴진다든지와 같은 말을 하기는 어렵다. 다만 앤씨아가 '하고 싶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어느 정도 분명히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유제상: 이번 싱글을 섹시 콘셉트라고 가정하고 평한다면 일단 시도가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적어도 주변 사람들이 TV에서 앤씨아가 나오면 누구냐고 물어보기라도 하니까. 카페*네에서 '난 좀 달라'가 주야장천 나오던 그 시절보다도 더! 이 싱글의 효용은 거기까지.


떨려요
디엔터테인먼트 파스칼
2015년 7월 20일

김윤하: 이런 곡을 받아 놓고 그런 콘셉트를 유지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스윗튠에서 MonoTree로 적을 옮긴 작곡가 황현의 작품인 이 노래는 레인보우나 나인뮤지스의 전성기 곡들이 가진 상쾌한 끈적임을 타고났다. 확실한 굴곡을 자랑하며 낭비되지 않는 전반부와 "내 맘이 미끄러져 가"에서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까지 이어지는 안정적 후렴구는 댐핑 넘치는 베이스와 탄산처럼 공중에 산발하는 신스 음을 배경 삼아 비스듬히 고개를 돌리며 매력적인 미소를 날린다. 샤이니의 ‘방백’, 인피니트의 ‘그리움이 닿는 곳에’ 등으로 순수한 소년의 새벽 2시 감성을 그리는 데 탁월함을 보였던 황현의 새로운 발견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 노래가 지금의 방식으로 소비되는 것이 더없이 아쉽다.

맛있는 파히타: 매우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인데, 스텔라는 지난 '마리오네트' 발표 때 노출 논쟁으로 뭇매를 맞았지만 그걸 토대로 그룹을 유지할 수 있는 관심과 인기를 얻었다. '떨려요'는 어느 누구도 기대하지 못한 멋진 컴백이다. 곡의 퀄리티는 좋아지고, 노출은 시장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섹시코드는 절대로 줄어들지 않았고 은유적으로 여전히 살아있다. 걸그룹 대전에서 가장 놀라운 컴백이며 가장 바람직한 수익의 재투자일 것이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미묘: 그저 이 곡은 좋다. 스트레이트한 비트에 매력적인 라인의 화성과 간단히 기억에 남는 멜로디, 확실한 폭발력까지. 후반 브리지가 조금 삐걱거리는 듯하더니 템포를 올리면서 새로운 테마를 가져와 얹어 짜릿함을 더해준다. 멤버들의 목소리도 (랩이 조금 오글거리긴 해도)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완수하고, 간헐적이지만 매력적인 보이스를 들려준다. 비디오에 대해선 호오가 심히 갈리는 게 당연하나, (충격적일 정도로 높아진) 자극의 수위만이 아닌 퀄리티에서도 높은 곳에 선을 긋는다. 그런데 곡과 뮤직비디오 그 자체의 층위를 떠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전부터 그랬지만 스텔라는 의상과 안무가 섹시하다기보다는 '아무튼 야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식이다. 그룹의 섹시한 매력을 보여주기보다는 '야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놀자'는 것에 가까운데, 그 속에서 주인공이 섹스 어필에 관한 부담감을 신파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매우 새롭거나, 혹은 매우 잘못됐다. 어찌 됐든 곡만은 정말로 좋아서 케이팝 시대의 찬란한 낭비를 느끼게 하니, 정 뭐하면 눈을 감고 음악만이라도 들어보길 꼭 권한다.

블럭: 이런 게 실제로 통해서 한다기보다는 이런 게 통할 거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일 텐데, 나는 어떤 수를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한 것이, 그리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후자의 경우가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전작보다는 세련되어졌지만, 여전히 촌스럽다.

유제상: 티저로 어그로 제대로 끈 스텔라의 신보. 사실 곡도 뮤직비디오도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재능과 재화의 총체로서, 단순히 '노출에 의지했다'고 보기엔 억울한 점이 있다. 특히 곡은 90년 전후 유행하던 음악 장르(특히 유로댄스)의 재해석으로 봐도 무방한바, 경박하지 않고 어느 정도 깊이가 있다. 뮤직비디오의 시각 이미지는 상당 부분이 바기나 덴타타(vagina dentata)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데, 평자처럼 섬짓하게 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냥 얄팍한 상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최선을 다했는데 레인보우블랙의 'Cha Cha'나 나인뮤지스의 'Dolls' 정도로 별 느낌 없이 받아들여질 걸 생각하니 안타깝다. 물론 그들도 최선을 다했고 큰 성과를 내진 못했지.


Cushion
TS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20일

미묘: 'Cushion'의 과감함이 매혹적이다. 어택 강한 신스 사운드로 확실하게 쏘아주면서, 묵직하게 호흡을 잡아주다가 후렴에서 넓은 공간으로 뻗어 나가는 맛이 무척 시원하다. 화려하게 번쩍이는 사운드와 선동적인 멜로디에 "-tion"이 후렴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특유의 화성감은 분명 뭐든 거창하던 80년대의 그 맛인데, 그 내용이 "cushion"이라고 하는 아이러니가 아득함을 느끼게 한다. 수록곡들 역시 비슷한 믹스&매치 틈새에 비교적 정형적인 곡들을 심어 균형을 시도하는데, 그 조합의 완성도나 개성은 타이틀곡에 조금씩 못 미치는 듯해 약간은 아쉽기도. 개중 '빙그르르'는 본격적인 가요 색채와 디스코 훵크를 다소 카라 분위기로 결합해, 소나무만의 캐릭터를 보여주기는 역부족이나 접근성이 높고 매력적인 곡이다. 반면 '깊어', '다 거짓말'은 데뷔곡에서 보여준 거친 힙합 무드와 (하필) 초기 다비치 류의 장렬한 R&B 가요를 결합하는데, 취향의 벽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무척 흥미로운 시도라 하겠다. 소나무의 '정체성'은 아직 실험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음반이 어떤 화학식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조성민: 타이틀곡 'CUSHION'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놀랐다. 각 절과 후렴 등 구간을 연결하는 부분들에서 약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 조금 신경 쓰이지만, 묵직한 사운드와 화려한 보컬과 래핑이 이내 귀를 잡아채서 큰 무리 없이 곡을 따라가게 된다. 사운드와 비주얼이 너무 강렬해서 멤버들이 묻히지 않을까 했는데, 외려 발랄하고 쾌활한 모습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다소 엉뚱해 보이는 가사와 포인트 동작들이 멤버 한 명 한 명에게 상당히 강한 인상을 만들어 주고 있다. 수록곡 역시 힙합 걸그룹으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는데, 남자 힙합 아이돌과 달리 대중적인 진입 장벽을 고려한 장치가 많아 보여 오히려 정면 승부라면 이쪽이 더 승산 있어 보인다. 기획하는 쪽은 어느 정도로 기대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자 B.A.P' 이상이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Rise As God - TVXQ! Special Album
SM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20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김윤하: 어떻게든 자신들의 건재를 증명해야 했던 두 사람과 프로덕션의 절실함이 여기까지 닿았다고 생각하면 새삼 감탄스럽다. 두 멤버의 솔로곡을 더블 타이틀로 내세우며 발표한 이 스페셜 앨범은 우주의 힘을 모은 각고의 노력 끝에 케이팝 씬 안에서 One of them이 아닌 Only one의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었던 두 남자와 한 레이블의 담담한 회고록이다. 굳이 멤버별 참여곡을 나눠 분석할 필요는 없다. ‘왜’, ‘Catch Me’, ‘이것만은 알고가’, ‘Something’, '수리수리' 등 이들이 성공적으로 클리어해 온 도전의 흔적이 모여 기승전결 분명한 동방신기만의 서사를 완성한다. 성숙하고 매력적이며, 그 모두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팝적인 세련’으로 수렴한다. 구구절절 말이 길었다. 사실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이 앨범이 큰 반론의 여지 없는 훌륭한 팝 앨범이라는 사실 말이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미묘: 시크한 훵크를 기조로 쿨한 어반 그루브를 풀어놓음으로써 도도하고 화려한 남성상을 그려낸다. 'Something', '수리수리'로부터 시작된 전략을 완성하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때론 아이돌 음반에서 기대하는 바에 비해 조금 어려운 듯한 곡들도 있지만, 하나같이 냉담하고 단단하게 잘 짜여진 매력적인 팝이라 그저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감상하게 된다. 초창기부터 바탕에 간직해 온 로맨틱함('Smile')이나 뜨거운 록('Lucky Star') 등의 이질성 또한 매끄럽게 감싸 안는 섬세한 조율도 돋보인다. 프로그레시브 트랜스 풍의 EDM으로 만들어진 'Rise As One'이 이 차가운 공작새 같은 음반 속에서 조금의 무리도 없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결과.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15 replies on “1st Listen : 2015년 7월 중순”

몇몇 사람의 글은 읽기 거북하다.
객관성이 결여된 느낌이며 리뷰라고 보기 민망하다

제2의 ~~~ 과거 80년대~~~ 90년대~~ 레퍼런스 ~~~

라는 딱지를 붙여서 앨범으로서 가지는 또다른 미덕 혹은 고유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묻혀버리고 소위 전문가들의 리뷰에서부터 한계를 결정짓고시작하는 리뷰들은 이제 좀… 다른 방식으로도 그 앨범에 대해 평가할수있지 않을까요. 또한 현란한 미사여구를 동원한 주장들은 많지만 독자들이 느끼기에 주장에 대한 조금더 풍부한 음악적 근거, 와닿을수있는 근거들이 뒷받침되었으면 하네요. 신변잡기적인 의견보다는요…

예전부터 든 생각인데요 무슨 연유때문인지, 안쓰느니만 못한 엉성한, 성의없는 리뷰들이 곳곳에 보이는… 물론 힘드셨을테지만 조금더 힘써주세요
(전체 리뷰어분들을 지칭하는 글이 아닙니다..)

슈주 신보가 너무 좋아서 이번 리뷰를 내심 기대했었는데, 다들 좋게 들으신것 같아 빠심을 주체하질 못하겠네요…..별민님의 마지막 문장에 격하게 무릎을 쳤습니다. ‘믿고 걸러 듣’지 말고 일단 욕을 하시더라도 다들 들어라도 봐주셨으면ㅠㅠ

+아랫분 의견에 일부 동의합니다. 물론 저 역시 모든 필진 분들을 지칭하는건 아닙니다만. 리뷰를 하다보면 개인 취향이 조금이라도 개입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여긴 개인 블로그가 아니잖아요.

미묘씨 말고는 음악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예쁜 문장으로 쓰는게 평론이라고 생각하시는듯 합니다.

아랫분 의견에 대하여 – 몇몇 분들이 지적하시는는 부분은 아이돌 음악 평론이라는 특성상 어쩔수 없는 것 같네요. 아이돌 음악이란게 음악성 하나만으로 평가하기엔 다른 외적 요소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또 아이돌 음악만큼 자신의 감정, 그러니까 빠심이 많이 개입하는 장르도 없을테니 리뷰에 개인 취향이 개입되는 것 역시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네요.

아이돌 음악 평론이라는 특성상…?
개인 취향이 반영된다면 그건 평론이 아니죠.
개인 취향이 반영된 글을 쓰고싶다면 sns나 개인 블로그에 쓰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로지의 일부 필진들은 음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아무리 아이돌 곡 리뷰고, 본인 팬심이 일정 부분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리뷰를 꾸준히 보다보면 종종 너무 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나 인피니트분들 리뷰에서 더욱 심하게 느껴져요. 인피니트가 싫다는 게 아니라 항상 계속 극찬뿐이고 잘 포장하는 느낌? 솔직히 평론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날카롭게, 비판적으로 보는 능력도 필요한 것 같고 다른 가수분들 리뷰 보면 그런 능력이 보이는데 왜 유독 몇몇 그룹한테는 잣대가 없고, 좋은 말 써주기에 급급한지 잘 모르겠네요. 아래 분들 말도 부분 공감합니다. 갈수록 몇몇 아이돌들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대형 아이돌 위주로 물 흐르는 거 같아요. 특히나 남자그룹 중심으로요.

편집자입니다. 남겨주신 의견들 잘 보았습니다. 더 나은 리뷰를 기다리시는 마음으로 주신 소중한 말씀이라 여깁니다.
리뷰 혹은 평론은 보석 감정과는 달리,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 주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균형을 꾀하고자 여러 필진의 의견을 모은 형태로 퍼스트리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고요.
대상에 대한 애정이 전제돼야 하는 일이기에 각자 누군가의 팬인 사람들로 필진이 구성되었지만, 팬심으로 인해 단점마저 눈감아 넘어가는 사람들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해서 특정 음반에 ‘몰아주기’ 같은 것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 아이돌로지에서 활동하면서 점차 상호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도, 제한된 시간 내에서 서로의 관심사가 겹치거나 구멍이 생기는 부분도 있겠지요.
이런 부분은 필자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사의 포맷과, 이를 준비하는 편집자의 안배에 누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다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리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포맷과 편집방향 양면에서 고민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애정 어린 따끔한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필진분들이 특정 가수를 몰아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쓰는 글인데 개인 취향이 개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저도 인정하고요(얼마전에 쓴 제 덧글에서도 언급한바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도를 지나칠 정도로, 순전히 본인 취향으로만 평가한 듯한 리뷰가 보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역주행까지 해가며 퍼스트 리슨을 거의 빼놓지 않고 탐독했지만, 몇몇 분들의 리뷰는 제가 보기에도 너무 지나치게 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러한 ‘다양성’을 고려해서 여러 필진이 모여 리뷰를 하고 계신다는 것과 수 많은 앨범을 듣고 비평을 하신다는 고충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비평’의 진정한 의의를 잊은 듯한 리뷰가 간혹 보여 감히 한말씀 드립니다. 불특정 다수가 보는 웹진의 리뷰와, 개인 SNS 혹은 블로그에 올라가는 단평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제 넘은 참견이었다면 사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인피니트만의 색깔을 좋아하고, 매번 새로운 작품이 나올때마다 놓치지않고 그들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이번 리뷰를 읽고 난 심정은 뭐랄까요. 좀 당황스럽다랄까. 인피니트가 아이돌로지에서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아이돌이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중간에 한 분은 웹진의 평론가라기보다는 블로그 운영하는 열성팬 수준으로 보입니다. 주관의 객관화라는 평론의 대전제를 생각해볼때, 객관화에 실패한 대표적 케이스가 아닐지.

먼저 댓글 달아주신 분들 대부분에 의견에 동의하고요, 덧붙이자면 평론가가 팬심을 가지고 있는건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걸 최대한 배제하고 최대한 객관적인 글을 쓰는게 평론 아닌가요. 곡 자체의 외부적인 내용이 감상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지만 다른 가수, 특히 소위 듣보돌이라면 고려하기 힘든 전작과 비교한 멤버의 파트 분배, 특정 멤버의 성장 같은 얘기가 나오는건 엄격히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앨범 낼때마다 칭찬할 구석을 찾는 게임이 아니지않습니까.

그럼 영화 평론가들은 어떻습니까? 원래 전작이 훌륭한 감독일수록 최근작에 전작 reference 가 많이 나오는편 입니다. 그리고 평론은 객관성과 일치시킨다는 말이 아이러니 입니다. 그럼 어떤 영화 작품들은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모두가 최대의 객관을 추구하면 절대 나올수없는 결과 입니다; 엄격히 지양해야 된다는 말은 궤변으로 알겠습니다

근데 음악성으로는 인피니트가 아이돌중에 눈에띄기는 합니다. 이미 데뷔때부터 여러 뮤지션들한테도 극찬 받았고요. 또 2011년은 어떻습니까? 몇몇 음악 전문가들은 Over the top 을 올해의 앨범에 내꺼하자와 파라다이스를 올해의 노래로 평가했습니다 (아이돌 시장이 아니라 음악시장 전체를 총괄해서). 그러니까 개인적인 감정들로 여기 리뷰어들을 비난하는건 삼가해주세요

솔직히 여기있는 분들 다들 인피니트가 pick 6개 받아서 기분 나쁜감정을 포장해서 필진들 비판하는거 아닙니까… 도대체 어디서 리뷰어들의 편향적인 시선이 있는줄 저는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