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5년 11월 하순

2015.11.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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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하순에 발매된 아이돌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갓세븐, 레이나, 나인뮤지스, 에이프릴, 케이머치, 업텐션, 김동완, 방탄소년단, 백예린의 신보를 다룬다. 갓세븐이 일찌감치 연말 분위기를 조성하고 방탄소년단이 큰 걸음을 내딛는 가운데, 각자 복잡한 사정이 있는 나인뮤지스와 케이머치가 복귀작을 내놓았다. 아직 신예인 에이프릴과 업텐션이 박차를 가하고, 애프터스쿨의 레이나, 신화의 김동완, 15&의 백예린이 각각 의미 있는 솔로작업을 내놓았다.
갓세븐
MAD Winter Edition
JYP 엔터테인먼트
2015년 11월 23일

   

타고난 끼와 각종 기행 탓에 화려한 면모가 많이 부각되어 있지만, JYP는 의외로 작고 고운 사랑 노래에도 능한 작곡가다. '고백송'은 이제 그런 노래를 부르기엔 '내 안의 내가 너무 커버린' JYP가 소년들에게 선사한 겨울맞이 소품이다. 노래의 시작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는 징글 스틱 소리와 포근한 분위기가 평범한 듯 은은히 귓가에 맴돈다. 그 잔잔한 무드의 뒤를 잇는 '매일'과 '이.별'은 멤버들(JB, 주니어)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했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지만 앞선 곡에 비해 높아진 평범도로 아쉬움을 남긴다. 썩 성에 차진 않지만, 첫 멤버 참여와 리패키지 활동, 연말 시즌을 동시에 잡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시기가 딱 맞아떨어진 덕이겠지만 리패키지와 시즌송 발매를 동시에 잡아낸 것이 재미있다. 포근한 기조로 일관하는 세 추가 트랙이 마치 모듈처럼 한 챕터를 이루고서 '니가 하면'으로 이어지는 점 역시 재미있다. '고백송'은 전개부에서 박진영 특유의, 면발 뽑듯 출렁이는 매력이 잘 살아있어 듣기 좋다. 후렴이 다소 납작한 듯해 아쉽기도 하지만, 시즌송 특성을 살짝 가져옴으로써 '니가 하면'의 '다크갓세'를 산뜻하게 반전하면서도 그 친숙한 가요미는 연장한다. 다소 중구난방인 듯하던 갓세븐의 행보도 다음 음반에선 근사하게 갈무리될 수 있을 듯한 기대감이 생긴다. JB의 작곡인 '매일'은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느긋하게 마무리된 점이 인상적인 가운데, 겨울 공기를 가득 머금으면서 가요적 접근성과 세련미, 그리고 JYP 특유의 매끄러움을 함께 담아낸 '이.별'의 일청을 권하고 싶다.

'고백송'의 뮤직비디오는 어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다수의 '일반인' 고교생들이 등장한다. 아이돌 뮤직비디오에 일반인이 등장하는 경우 단점으로는 (1) 팬들의 질투를 불러일으킨다 ('왜 우리 학교에서 안 찍은 거야!', '왜 난 고등학생이 아닌 거야!' 등등) (2) 내 아이돌의 얼굴 나오는 분량이 줄어든다 (3)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4) 심지어 공식이라 보기 싫건 말건 기록에 남는다 등이 있다. 그럼 장점은? 제작비 절감? 잘 모르겠다.



레이나
모르겠다
플레디스
2015년 11월 24일

  

여성 아이돌이 솔로 아티스트 커리어를 걷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어가 있다. 적당히 나른한 분위기, 애절한 가창, 어쿠스틱 기타, 현실감 있는 가사, 중간중간의 한숨 등 연극적 효과와 엔딩의 드라마타이즈까지. 그런 점이 아쉬운 이유는 이 곡에서 보여주는 레이나의 잠재력이 여기서 그치기엔 지나치게 안정지향적이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준수한 멜로디메이킹과 담백한 음색 및 가창, 그 매력을 잘 보여주는 보컬 어레인지까지, 모두 큰 희망을 걸게 한다. 은근하게 파고들기엔 충분한 좋은 곡이지만, 조금 더 신경 쓴, 조금 더 참신한 릴리즈를 기대하고 싶다.

오렌지캬라멜 시절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진중한 싱글. 걸스데이민아와 같은 노선이라 생각되는데 곡이 의외로 상당히 좋다. 담백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레이나의 보컬과도 잘 어울리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고퀄이라 놀란 케이스.



나인뮤지스
LOST
스타제국
2015년 11월 24일

   

제목부터 야심 차게 들어간 "배는 고프고"라는 구절에 이별 후의 현실감을 강조하는 가사이려나 보다 하고 예상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그저 신파적이었다. 크레딧을 확인하니 용감한형제. 이전까지 스윗튠과 신파 서사를 쌓아온 나인뮤지스임에도 약간 괴리가 느껴지는 것을 보면 새삼 스윗튠표와 용형표 신파력의 결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다. 용형과는 첫 작업인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뭇 잘 짜여진 음반이다. 자기복제라는 비판을 꾸준히 들어온 용감한형제도 무자비하고 탄탄한 비트와 질척이는 감성이란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가운데 보다 그윽한 사운드로 개량을 이뤘고, 신파 감성과 태연한 표정의 병치라는 나인뮤지스의 무기 역시 수록곡들의 배치에 의해 유지되었다. 음반 전체를 들었을 때 나인뮤지스의 매력은 하나의 완성을 지향한다. 서운한 것은 타이틀인 '잠은 안오고 배는 고프고'가 '좋은 남자 차버렸다'는 전형적 남성 중심 서사 속에 여성을 신파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신파가 용감한형제와 나인뮤지스 양자에게 무기였음은 분명하지만, 지금껏 적어도 나인뮤지스에게 그것이 유효했던 것은 흥청거리는 무드가 모순을 이루며 밸런스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것이 더 대중적 노선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캐릭터를 얇게 눌러버린 데에서 비롯되는 품위의 상실은 참으로 아쉽다. 팬송인 'To.Mine'이 가장 품위 있는 트랙이란 점 역시 묘하게 다가온다.

지금 상황에서 나인뮤지스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가장 잘 보여준 EP. 'Dolls'라든가 'Drama'라든가 이제 멜로디가 좋은 곡도 많이 들려줬고, 간만의 컴백이니 매력발산도 해야겠고... 그런 측면에서 현시점에 '잠은 안 오고 배는 고프고'만큼 적절한 선택이 또 있을까 싶다. 특히 평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 노래의 가사다. '너만한 남자가 없는데 차서 후회된다'는 말을 여덟 명의 늘씬한 미녀가 해준다, 이게 아이돌의 본질 아니던가.

이번 회차의 추천작

나인뮤지스가 데뷔 초부터 섹시한 성인 여성의 이미지를 유지해왔음에도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팬덤 또한 두껍게 형성된 이유는 역시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 덕분일 것이다. 다른 섹시 콘셉트의 걸그룹과 달리 나인뮤지스는 언제나 여성 화자 스스로의 감정선을 따라가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데에 집중해왔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앨범 또한 나인뮤지스가 그동안 사랑받았던 부분을 극대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여성은 분명 남성의 존재와 상관없이 스스로 섹시해지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리고 나인뮤지스는 바로 그 욕망을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나타내곤 한다. 가구를 활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퍼포먼스 또한 빈틈없이 짜여져 있어, 남성들로 하여금 함부로 성적 대상으로 여기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경외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팀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랄까.



에이프릴
Boing Boing
DSP 미디어
2015년 11월 25일

   

에이프릴이 리더 소민의 탈퇴 후 5인조로 재정비했다. 개인적으로 소민을 퓨리티 때부터 눈여겨본 터라 아쉽지만, 갈 길이 먼 신인그룹이니 모쪼록 응원하고 싶다. 타이틀곡 'Muah'는 후렴에서 "Muah! Muah-muah-muah!"하며 신스와 약간의 보컬 가공이 깨지듯 겹치는 부분에 귀가 끌린다. 1번 트랙의 '유리성'도 꼭 추천하고 싶다. '사랑스러운 소녀가 사랑을 찾는 모험을 떠난다'라는 데뷔곡 '꿈사탕'의 연장선에 있는 내용이다.

데뷔곡 '꿈사탕'이 매우 서정적이고 희망에 부푼 곡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Muah'는 매우 야심 차고 본격적인 곡이다. 아마도 이번 곡은 팀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여겨진다. 짧은 신스 전주 후에 바로 터져나오는 훅은 이 곡이 들려주려는 것이 뭔지 바로 알려주고, 곡은 철저히 그 목적을 위해 달린다. 보컬은 '소녀'를 어필하기 위한 것인지 저음역대가 컨트롤 되어있고 한두 명의 보컬 역량에 의지하거나 하모니를 추구하기보다는 '떼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부분은 일면 일본 아이돌적이기도 한데 급작스러운 탈퇴를 한 리더이자 메인보컬 소민의 빈자리가 잘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카라의 전작들과도 닿아있는 듯하며 이것이 DSP의 아이덴티티인가 하는 느낌이 드는 트랙이다.

수록된 두 곡 모두 굉장히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있어 충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낮아진 평균 연령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소녀의 이미지는 (실제로 소녀이지만) 그룹이 가지는 정체성이자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는 아직 아쉬움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제 시작하는, 혹은 다시 데뷔한 에이프릴이지만 워낙 이런 콘셉트에 경쟁자가 많은 탓에 좀 더 빠르게 차이점을 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여자친구부터 러블리즈까지 최근 몇 개월여 간의 유사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도 그걸 적잖이 발전시킨 싱글. 'Muah!'는 노래의 멜로디, 가사, 안무, 기타 모든 측면에서 가상연애를 즐기고픈 수용자들을 만족시켜준다. 특히 후렴구에서 "무아~뫄뫄무아~"라고 외칠 적에 멤버들의 애교는 실로...!

놓치기 아까운 음반

팬들이 '망할 데습'이라고 불평해도, 우리는 이 회사에서 핑클과 카라라는 걸출한 걸그룹들이 나왔음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신인 걸그룹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멤버 탈퇴라는 악재에도, 이 소녀들은 DSP 출신 걸그룹 특유의 씩씩함과 쾌활함으로 부정적인 이슈를 묻어버린다. 역시 DSP 아이돌에겐 시련이 필요한 것일까. 전보다 좀 더 강렬하게 빛나는 멤버들의 눈빛을 깜찍함으로 연출해낸 DSP의 오랜만의 기획력이 반갑다.



케이머치
Tie My Hands
크롬 엔터테인먼트
2015년 11월 26일

   

케이머치가 근 1년 반 만에 컴백했다. '가물치'라는 다소 충격적인 이름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몹시 작은 회사의 팀임에도 꽤 인상 깊은 노래들을 발표해왔다. 크레용팝과 같은 회사라서 조금 더 기대를 하는 것도 있다. 컴백곡 'Tie My Hands'는 나쁘지 않은데, 올해 유독 C - Cmaj7 - Am - Fm 진행의 아이돌 가요들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 기시감이 좀 있다. 위너의 '공허해'라든지 말이다.

에이프릴의 경우와는 반대로, 최근 경향을 따랐지만 변별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묻힌 케이스. 뭔가 참조했으면 그걸 능가하는 요소를 하나둘 정도는 넣어줘야 하련만, 'Tie My Hands'를 들었을 땐 그런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오직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기존 유명 그룹들의 최신곡들뿐.

보이그룹을 프로듀싱하기가 이렇게 힘들다. '가물치'로 데뷔했던 케이머치의 지금까지의 이력을 쭉 살펴보면, 보이그룹의 기획과 제작에 낀 잠깐의 안일함이 얼마나 쓰라린 결과로 다가오게 되는지 알 수 있다. 보이그룹의 타깃은 정해져 있고, 이 타깃은 대중 일반보다 훨씬 냉정한 판정을 내린다. 팀명을 바꾸고 몇 차례 발라드 싱글을 발매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업텐션
BRAVO!
티오피 미디어
2015년 11월 27일

   

이미 '여기여기 붙어라 (Catch Me!)' 같은 스타일의 곡들은 참 많이 들었다. 일일이 나열하는 것도 지칠 정도인데 물론 어느 정도 검증된 스타일을 활용하는 것도 나름 영리한 전략일 것이다. 다만 이 곡은 무수한 곡들을 통해 정립된 스타일을 가져오기만 했을 뿐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않아 지루하기만 하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9월 첫 싱글을 낸 이래로 대단히 빠른 복귀. EP엔 무려 여섯 곡이나 수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이틀 '여기여기 붙어라(Catch me!)'를 필두로 그룹 이름에 걸맞은 흥겨운 곡들이 많아 즐겁다. 타이틀도 괜찮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섯 번째 트랙인 'Hollic'이 좋았다. 공이 많이 들어간 앨범이니 필청을 권한다.

비투비의 'Wow'와 '뛰뛰빵빵'이 생각나기도 하고, 틴탑의 '긴생머리 그녀'도 생각난다. 생각나는 레퍼런스가 굉장히 많은데, 이것을 잘 배합해서 새롭고 신선한, 독보적인 무언가가 나왔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냥 '흔한 케이팝 보이그룹'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 떠오른 레퍼런스들 사이에 이들이 끼어있어도 구분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한 지점.



김동완
W
씨아이 ENT
2015년 11월 27일

   

싱글보다, 이를 담은 EP가 더 힘을 뺀 무드인 점이 재미있다. 이것이 2자리 연차의 여유일까? 그런 건 별로 상관없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던 'He_Sunshine'에 비해 간소하고 나긋나긋한 'Du Du Du'는 흘러나오는 대로 풀어낸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너도 여자로 보이는 게 아냐 / 너만 여자로 보여 난" 같은 부담 없는 오글미(...)를 제외하면 단숨에 귀에 걸리기보다는 흘러가 버리는 곡이기도 하지만, 매우 고전적인 팝/록에 대한 취향과 함께 김동완이 바라보고 있는 다음 스텝에 관심이 가게 한다.

요즘 결혼식장에서는 섭외 가수가 부르는 축가 대신 신랑이 신부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나 자축가 뮤직비디오 따위를 틀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단언컨대, 김동완의 'DU DU DU'는 결혼식 이벤트 단골 노래가 될 것이다. 그나저나 동완 오빠는 결혼이 하고 싶어진 모양이다. 왜죠.



방탄소년단
화양연화 pt.2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2015년 11월 30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우리는 종종 '대세의 기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방탄소년단의 '청춘 2부작'을 마무리하는 타이틀곡 'Run'은 그 기세와 자신감이 고스란히 압축되어 담긴 회심의 역작이다. '울면서 달리는 소년들'을 모토로 뽑아낸 이 4분짜리 팝은 얼핏 대중적인 곡들을 거침없이 뽑아내던 시절의 에픽하이를 연상시키며 달리고 또 달린다. 특히 고무적인 건 청춘을 그린 수많은 그룹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애처롭고 불안한 모습을 그리는 데 능하던 이들이 7개월에 가까운 다소 긴 호흡의 "화양연화" 시리즈를 통해 성공적인 이야기 마무리와 레벨업을 동시에 해냈다는 점이다. 'Butterfly', 'Whailien 52', '고엽'은 고유의 색채를 유려하게 풀어내며 앨범 전체의 틀을 잡아 주고, 'Ma City'와 '뱁새'는 지금껏 이들이 걸어온 시간을 능숙한 품새로 풀어내며 중반부를 지루하지 않게 채운다. 조금은 편안한 자세로 조금 더 지금의 부유감을 즐겨도 좋을 결과물이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치기나 외로움 같은 감정들이 방탄소년단 특유의 에너지와 뒤섞여 밀도 있게 담겼다. 전 앨범들에서는 이것저것 다 담으려다 보니 통일감 없이 흐트러진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화양연화 pt.2"는 흐름이 좋아 무거운 감정선에도 듣기가 편하다. 애초에 랩 라인의 비중을 크게 잡고 결성된 팀이다 보니 초기작들에선 보컬들이 다소 가려졌지만, 점차 다루는 장르의 폭이 넓어지며 팀 전체의 밸런스도 상승하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Butterfly'는 기타 플러킹으로 시작하는 앨범 버전보다는 콘서트 티저에 삽입했던 심플한 편곡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보컬들의 집중력을 감상하는 데 더 좋은 것 같다. 위태위태하던 감정선이 아우트로 'House of Cards'의 뚝 떨어지는 비극성으로 마무리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놓치기에 아깝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화양연화 pt.1"에서 보였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음악적 방향은 훨씬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그룹의 성장은 고무적이며 감히 감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방탄소년단이 고민해온 '장르적 매력'이 R&B라는 문법을 통해 극대화되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보컬의 기량이 성장했다는 점, (보컬이든 무대든)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앨범 전체를 통해 뚜렷한 서사와 기승전결, 일관된 무드를 챙겼다는 점에서 하나의 정규 앨범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임팩트 강한 'Intro : Never Mind', 아스라히 슬픔을 남기는 'Outro : House Of Cards'는 극적인 장치인 동시에 완성도 높은 트랙들이다. 여기에 '고엽'과 같이 음악적 흐름을 읽어내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이렇게까지 칭찬할 수밖에 없다. 다만 'Ma City'의 경우를 보면, 정규앨범 내에서 래퍼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방식은 아직 더 세련되게 발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역량 이상으로 극적인 장치에 욕심을 부리는 데 성공했으니, 방탄소년단은 욕심부리는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증거다.

전작이었던 "화양연화 pt.1"이 워낙 수작이었어서 후속작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시리즈의 전체적인 무드를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 채운 이번 앨범에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짜여있는 트랙리스트부터, 하나의 콘셉트 아래 잘 정돈된 트랙과 비주얼 퍼포먼스, 그리고 또다시 한 단계 더 성장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보컬과 랩까지, 신경 쓰지 않은 부분이 하나도 없다. 취향에 따라서는 이렇게 가득 차 있는 '열심'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아 노 노력'을 다한 앨범만큼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앨범도 또 없을 것이다.



백예린
FRANK
JYP 엔터테인먼트
2015년 11월 30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15& 시절부터 감성과 표현력, 보컬 완성도까지 이상하리만치 완벽하게 갖춰져 있던 백예린의 데뷔작. 듣는 내내 무척 기분 좋은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건 아마도 정말 오랜만에 만난 아무런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앨범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FRANK"는 이하이김예림 등 비교항으로 들 만한 일명 '소녀 디바'들의 작품들이 전하는 드라마틱함이나 도전, 때로는 초조함 같은 감정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역시 이상하리만치 소박한 앨범이다. R&B와 소울을 기조로 직접 작업한 노래들 역시 그 기운을 그대로 따르는 덕에 기본기가 확실히 잡혀 있는 백예린의 목소리가 매분 매초 부각되며 청취에 매력을 더한다. 호들갑 떨기보다는 올겨울 내내 오래 두고 듣고 싶은 앨범이다. 우리는 또 이렇게 괜찮은 싱어송라이터 한 명을 곁에 두게 되었다.

놓치기 아까운 이번 회차의 추천작

타이틀 '우주를 건너'를 비롯해 백예린 본인이 프로듀서 구름과 함께 전곡의 노랫말과 곡을 썼다고 한다. 오버그라운드의 대표적인 '인디 감성'(너무나 부정확한 설명이지만 이렇게 쓰면 읽는 분들이 알아들어 주실 거라 믿는다) 뮤지션 김예림이 섹시하고 트렌디한 전자음악으로 조금 더 기우는 동안 백예린이 이 EP로 너무도 훌륭하게 그 자리에 안착한다. 시종일관 가늘게 떠는 듯한 특유의 수줍은 목소리가 임팩트에 크게 욕심내지 않는 튠과 만나 섬세한 느낌을 자아낸다.



Editor

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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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이유

    1st만 보는것 같네요 요즘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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