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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Listen

1st Listen : 2017년 12월 하반기

아이돌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총 20장을 집계했으며 그중 12장을 다룬다. 후이, 경리&정진운, 레이샤, 효린, 식스밤, 레이, 엑소, 유키스, 박규리, 동해, 이달의 소녀, SMTown.

2017년 12월 하반기 아이돌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총 20장을 집계했으며 그중 12장을 다룬다. 후이, 경리&정진운, 레이샤, 효린, 식스밤, 레이, 엑소, 유키스, 박규리, 동해, 이달의 소녀, SMTown.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OST Part 1
CJ E&M Music
2017년 12월 17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조성민: 날카롭게 다듬어진 기타 사운드와 모범생처럼 반듯한 후이의 보컬은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것 같지만, 구절마다 흥미로운 포인트들을 만들어내며 귀를 잡아당긴다. 드라마 OST답게 ‘사연 많은’ 격한 감정을 표현하는 곡이기에 요령 없는 보컬이었다면 자칫 동요되기 쉬웠을 법한데, 오히려 침착하게 곡을 끌어가는 후이의 보컬은 감정 과잉으로 흐르지 않도록 곡을 절제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후이는 작사작곡 능력뿐만 아니라 보컬로서도 충분히 더 주목받을 필요가 있다.


4Love 1st
스타제국
2017년 12월 18일

햄촤: 무난한 시즌 캐럴송이고 두 사람 모두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서로 썩 잘 섞이지는 않는 것 같다. 때를 지나고 나서 들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너무 무난하기만 하다. 의외로 나긋나긋한 경리의 랩 파트가 인상적.


Pink Label
JS 엔터테인먼트
2017년 12월 18일

미묘: 템포 변화가 인상적인 곡. 힙합 비트로 강하게 때리며 진행하다가 후렴에선 업템포로 달린다. 같은 방식으로 후반에 브레이크를 삽입하는 것도 흥미롭다. 프리코러스에서 화성의 평행 이동을 비롯해 듣는 이에게 ‘어라?’ 하게 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 이런 요소들이 가져오는 효과는 2절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이런저런 욕심이 많이 엿보이는데, 그에 비해서는 00년대 후반 걸그룹들의 클리셰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가사가 작품의 격을 낮추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해외 팬들에게 다소 호응이 있는 레이샤라서 그런 ‘케이팝스러운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햄촤: 이렇게까지 여러 스타일이 대책 없이 짜깁기 된 곡도 오랜만이다. 뮤직비디오의 의상과 안무를 보면 어쨌든 섹시함을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의상과 안무 먼저 정해 놓고 곡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필사적으로 의도에 부합하고 있긴 하다. 덕분에 가장 중요한 노래는 넝마가 됐다.


흑기사 OST Part 3
레온 코리아
2017년 12월 20일

햄촤: 마칭 드럼과 시계추 소리가 인상적이면서도 심플하게 이루어진 반주 위로 효린만의 짙은 음색이 잘 조화된다. 정점에서도 감정을 불필요하게 키우거나 고음역을 요구하지 않는 균형감과 늘어지지 않는 편곡까지, 부담 없이 효린의 보컬을 감상하기에 적합한 곡이다.


In The Moonlight
페이스메이커 엔터테인먼트
2017년 12월 22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미묘: 극단적인 콘셉트를 지속하던 식스밤이 새 멤버 영입과 함께 분위기를 확 바꿨다. 트로피컬 하우스라고는 하지만 리드 신스를 제외하면 감상적이고 차분한 분위기로 기분 좋게 달려나가는 하우스 트랙이다. 중음역 위주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보컬이 안정적으로 전개되고 멤버들의 음색 차이도 나름대로 보여준다. 편곡이 매우 효율적이지는 않고 다소 ‘채워 넣기’ 식으로 덧대어 밀어붙인 요소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콘셉트의 변화와 음악적인 전향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멜로디의 리듬이 매우 ‘쉽고’ 직선적인 편인데, 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균형점을 찾으려 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스타일의 곡이 보컬 멜로디의 단순성에서 반드시 대중성을 얻어내는 것은 아니란 점을 생각하면 아주 조금만 더 세련미를 추구해도 좋겠다는 생각은 남는다. 일시적인 변화인지 노선 전환인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작은 응원을 보낸다.


Winter Special Gift
SM 엔터테인먼트
2017년 12월 23일

심댱: C-Pop으로 분류해야 하나, 늘 망설이게 되는 엑소 레이의 겨울 앨범이다. 레이의 보컬은 ‘선율’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키는데, ‘Goodbye Christmas’의 처연함으로 그 매력이 한껏 드러난다. 아기자기한 이펙트로 사랑스러운 트랙 ‘Christmas Love’, 퍼포먼스 버전을 보고 싶은 ‘Can you feel me’, 팬송 ‘Gift to XBACK’까지 자기 역량으로 충분히 잘 마감한 앨범. 그렇지만 엑소의 일원으로 보고 싶은 건 욕심일까.


Universe
SM Entertainment
2017년 12월 26일

미묘: 정석적으로 감동을 이끌어내는 발라드 ‘Universe’를 비롯해 앨범 전반이 차분하다. 음악의 분위기보다는 접근법에 관한 이야기다. 보컬의 리버브가 이렇게까지 두드러지게 들리는 케이팝 음반도 간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음악을 둘러싸고 있는 악기의 수가 적어 그 공간을 보컬이 채우면서 보컬이 그만큼 강조되고 있다 해도 좋겠다. 마치 ‘어쨌거나 노래를 들으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다만 그런 접근법이 낡은 느낌을 줄 위험은 감수해야 할 것인데, ‘Universe’의 기타 솔로 같은 것이 그렇다. 평소의 엑소가 앨범 수록곡으로 부를 것 같은 성향의 ‘지나갈 테니’나, 이왕 정통 발라드라면 보다 화자의 주목도가 높은 ‘Lights Out’을 추천하고 싶다.

심댱: 첫인상은 어째 2000년대 후반의 진한 정서라서 놀랐는데, 하나씩 뜯어보면 질감과 온도의 변화가 느껴지는 앨범. ‘지나갈 테니’부터 ‘Fall’까지는 서늘하고 축축하지만 ‘Good Night’를 기점으로 점차 따뜻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속도감과 시린 듯한 숨소리로 로드무비를 연상시키는 ‘Stay’, 섬찟한 포인트가 매력적인 ‘Fall’을 추천한다. 이 두 트랙에서 좀 더 단단해진 수호의 보컬을 어떻게 활용 가능한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내심 아쉬운 것은 엑소의 중국어 노래가 타이틀곡에 한하는 점인데, 중국을 타기팅하는 방향이 레이에게 올인을 한 것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 다음에도 엑소의 중국 노래를 들을 수 있을지 미지수를 남긴다.

햄촤: 이제는 겨울 시즌에 빠지면 허전하고 서운한 엑소, ‘Universe’는 강렬한 한 방을 노리기보다는 잔잔하게 수면에 파문이 일듯이 다가오는 발라드로 멤버들의 보컬이 솔로 파트일 때보다 레이어가 겹치듯 화음을 만들어 나갈 때 팀의 강점이 뚜렷이 드러난다는 점을 새삼 다시 느끼게 한다.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와 함께 들으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충동이 드는 노래다.


널 맞이할 준비
NH EMG
2017년 12월 26일

미묘: 멤버 기섭이 작곡한 팬송. 다소 나이브한 작곡이어서 드문드문 낯간지러워지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편곡이 많이 거들고 있다. 자칫 낡고 감상적으로 흐르기 쉬운 대목에서 전기기타의 아르페지오와 드럼의 질감이 곡의 풍경을 다소 뻗어 나가게 해줌으로써 따뜻한 겨울 노래 분위기를 내준다든지, 너무 명쾌한 후렴의 결론부가 2절에서 브리지의 가속과 함께 느낌 좋은 장면전환을 이룬다든지 하는 식이다. 감성적인 미드템포 곡이 갖기 쉬운 약점들을 살짝 보완해내는 다정한 노래.


너의 등짝에 스매싱 OST Part 1
나위 크리에이티브
2017년 12월 27일

심댱: 오랜만에 듣는 박규리의 목소리다. 사랑에 흔들리는 여성 화자의 마음을 참 예쁘게 표현하는 보컬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매력을 무난히 살리는 미디엄 템포의 곡이다. 이렇게 들을 수 있어서 반갑고 또 애틋한 노래.


Perfect
SM 엔터테인먼트, Label SJ
2017년 12월 27일

햄촤: 동해의 자작곡. 자신의 이미지와 보컬의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 이미지 송으로 기획되었지만 SM 스테이션이나 독립된 싱글로 나왔더라도 손색없을, 매끈하게 빠진 계절 송이기도 하다.


Chuu
BlockBerry Creative
2017년 12월 28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심댱: 이달의 소녀에 아직 빠지지 못했다면 여기서 빠지면 된다고 콕콕 포인트를 짚는 듯한 싱글. 첫눈에 반해 상대에게 빠져드는 순간을 스피디하게 들려준다. 앞선 싱글 (이브의) ‘new’에서의 ‘너’는 새로운 나를 찾게 도와주는 부수적인 역할을 소화한다면 ‘Heart Attack’에서는 상대의 역할과 존재감이 크다. 쿵쾅대는 비트와 드라마틱한 구성 모두 상대를 향한 마음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츄의 대책 없는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이 곡에서 그의 뚜렷한 캐릭터 혹은 이브와의 관계성에 끌릴 수 있을 것이다. 한편 ‘Girl's Talk’는 뮤직비디오에서 츄가 바랐던 이브와의 시간을 보여주는 트랙인데, 앞으로 츄와 이브가 어떤 관계성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성민: ‘좋아한다’는 감정의 여러 형태 중 소녀들이 자주 갖게 되는 것이 바로 ‘동경’일 것이다.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는 새 멤버 츄를 소개하면서 공식 설정상 ‘이브를 좋아하는 츄’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Heart Attack’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는 것은 흡사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과 같은 츄의 ‘동경심’이다. 긴장감을 조성하는 절 부분이 후렴에서 밝고 경쾌한 무드로 전환되는 것은 멀찍이서 설레기만 하던 동경의 감정을 그 대상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녀의 담대함을 십분 반영한다. 츄가 품고 있기에도 벅찰 만큼 거대한 사과는 이브의 상징 과일임과 동시에 점점 자라나 무르익어가는 츄의 마음을 은유한다. 직전에 발표된 이브의 ‘new’ 뮤직비디오에서는 이 사과가 다소 섹슈얼한 함의를 담고 있었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 이러나저러나, 이달의 소녀가 하고 있는 실험은 케이팝 팬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법하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햄촤: 앞서 데뷔한 이브와는 상반된 매력을 가진 츄에게 이미지와 음색에 적합한 곡을 주면서도 아이돌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멤버 간의 관계성을 공식 뮤직비디오에서 어필하면서, 블록베리 크리에이티브는 기나긴 프로젝트의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목소리부터 캐릭터까지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르면 찰떡같이 어울릴 것 같다. 여태까지 공개된 멤버 중에서 가장 뚜렷한 가사 전달력 또한 주목 포인트.


Dear My Family
SM 엔터테인먼트
2017년 12월 29일

햄촤: 곡 자체보다는, 보컬 강자가 많은 SM 아티스트들의 합창, 그리고 라이브 버전의 현장감에 임팩트가 더 실리는 노래다. 아티스트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뚜렷이 전달되는 솔로와 하모니를 이루는 합창의 연계가 상투적 구성임에도 아티스트 각자의 개성과 가창력의 힘으로 노래의 매력을 완성해 나간다.
무심히 유튜브 뮤직비디오를 재생했다가 종현의 모습과 목소리에 가슴이 덜컹했다. 다시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