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7년 10월 상반기

2017.10.0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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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상반기 발매된 31장의 아이돌 음반 중 10장, 그리고 지난 회차에 시스템 오류로 누락된 9월 25일 발매반 B1A4를 포함해 11장을 다룬다.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B1A4, TRCNG, 갓세븐, 뉴이스트 W, 해시태그, 업텐션, SF9, 다이아, 레인즈, 핫펠트, 도영&세정.
B1A4
Rollin'
WM 엔터테인먼트
2017년 9월 25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색을 지켜나가는 것과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음악적 중심을 잡지 못하면 영원히 상호배타적인 방향이 될 수밖에 없다. 많은 팀들이 그렇게 동어반복과 변신의 딜레마에서 갈피를 잡지 못해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B1A4의 행보는 늘 모범적이다. 그것이 트로피컬이든, 훵키한 R&B든, 로킹한 댄스 넘버든 중심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음악을 책임지고 있는 진영의 선율, 그리고 언제든 식별이 가능한 이들의 보컬이다. ‘Rollin’’과 ‘Smile Mask’, ‘Love Emotion’은 각기 전혀 다른 곡이지만 신기하게도 일관성이 느껴진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B1A4는 음악을 잘한다. 그들의 디스코그래피를 죽 훑어보면 이 팀이 얼마나 음악에 공을 들이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어떤 음악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에 대한 고민과 기획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앨범을 만든다는 것 역시. B1A4의 일곱 번째 미니 앨범 “Rollin’”도 역시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룹의 시그니처 사운드라 할 만한 인디록을 기반으로 트로피컬 하우스 등 하우스적 요소를 섞은 트랙들(‘Rollin’’, ‘너는 내가 필요해’)이 인상적이다. 타이틀 곡 ‘Rollin’’의 경우 아레나에서 울려 퍼지는 록 앤섬을 연상시키는 후렴구의 멜로디에 트로피컬 하우스 요소를 가미하여 더욱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스케일을 완성한 진영의 편곡 센스가 돋보인다. 이 미니앨범에서 B1A4는 트로피컬 하우스를 영리하게 하나의 사운드 요소로 이용하였는데 (여전히 전자음악이라기보다는 인디팝에 가깝게 들린다) 오히려 그 때문에, 그간 쏟아져 나온 트로피컬 하우스 케이팝 트랙들이 그 장르에 매몰되어 그룹의 개성을 잃어버렸던 것과는 달리 B1A4의 음악적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신선하고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TRCNG
New Generation
TS Enter
2017년 10월 10일

  

‘Spectrum’은 꽤나 비장미가 넘치는 데뷔곡이지만 이것만으로 최근 무수히 많이 쏟아지고 있는 보이그룹들 사이에서 돋보이기엔 다소 빈약한 감이 없지 않다. 신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멤버 개개인의 목소리는 웅장한 비트를 가까스로 따라가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역할은 하고 있지 못하다.

SMP를 방계로 계승 중인 TS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 타이틀곡 ‘Spectrum’은 슈퍼주니어의 데뷔 시절이 생각나는 퍼포먼스로 연출되어 있는데, 크게 결점이 있다기보단, 과연 데뷔 시절의 슈퍼주니어가 현시대, 현 상황에서 얼마나 유효하겠느냐 하는, 다분히 상업적인 측면에서의 의문이 생긴다. 알다시피 슈퍼주니어와 TRCNG 사이에는 엑소, 탑독, 세븐틴, 업텐션 등 수많은 다인조 그룹이 있어왔고, 단순히 인원수가 많다는 것 이상의 주안점이나 콘텐츠 볼륨을 만들지 못하면 별다른 반향 없이 사장되는 것은 7인조 이하 그룹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래퍼 지성의 랩이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이 그나마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갓세븐
7 for 7
JYP 엔터테인먼트
2017년 10월 10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시종일관 유려하고 공간감이 느껴지는 R&B 트랙들이 흘러간다. 간결하고 낭만적인 정서를 강조하는 것이 현재 미국 팝의 전반적 트렌드인 까닭인지 갓세븐의 신보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가끔은 그 이상의 뭔가가 나와줘도 좋을 듯한, 어떤 의미로든 그야말로 매끈한 음악들이다. 곡 각각의 완성도는 큰 흠을 잡기 어렵다. 올해 나온 싱글들 중 손에 꼽을 만한 ‘You Are’를 비롯해, ‘Moon U’, ‘Face’까지 JYP 작곡 팀들의 컬러와 아울러 갓세븐의 개성이 적당한 지점에서 어울리고 있다. JJ 프로젝트까지 생각한다면 올해 JB의 곡쓰기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음이 느껴진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Flight Log” 3부작이 끝나고, 드디어 새로운 시작이다. 새 음반은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가득 채웠다. 모두 ‘하드캐리’의 전투적 사운드로 기억되는 3부작과는 전혀 다른 칠링 트랙으로, JYP가 빠지고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일궈낸 드라마틱한 전향이란 점에서 원더걸스의 “Why So Lonely” EP에 준하는 감동이 있다. 군데군데 멤버들의 보컬 처리가 평면적인 질감이고, 그에 호오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나이브한 가사관이라 이런 목소리도 나쁘지 않게 어울린다. 아마추어 같은 해사함도 있으면서 케이팝 프로덕션스러운 트렌디함도 있는 수작.

“Flight Log” 3부작은 앨범 간 유기적 연결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고 이 시기를 대표하는 뚜렷한 이미지와 콘셉트가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7 for 7”은 그 이전 앨범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장르(퓨처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팝) 범위 내에서 안전하게 전개된다. 오히려 인상적인 지점은 확실히 성숙해진 갓세븐 멤버 개개인의 곡 수행 능력이다. 케이팝식 보컬과 랩이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한 사운드와 충돌하는 것 같다가도 듣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뉴이스트 W
W, Here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2017년 10월 10일

  

‘하루만’은 뉴이스트 특유의 비현실적인 공간감 속에서 감정의 호흡을 던졌다가 풀었다가 하는 우아한 발라드성의 R&B 트랙이다. ‘Where You At’은 전작을 매혹적인 안티-케이팝으로 들리게 했던 딥하우스 요소를 살리면서도 보다 안정적인 케이팝 방향성의 퓨처베이스를 달성한다. 최소한 케이팝의 퓨처베이스 수용 타임라인을 그리겠다면 한 번은 짚고 넘어갈 가치가 있을 트랙. 이어지는 솔로 트랙들은 각기 방향성과 매력이 뚜렷하면서도 미니앨범의 일관된 기조와 흐름을 형성하는 게 인상적인데, 각 멤버의 연행이 드문드문 허점을 드러내는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인 채널로는 여러 번 토로했지만 뉴이스트는 언제나 음악이 훌륭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행 중인 윤리적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즐길 만한 작품에는, 뉴이스트로서는, 미치지 못한다.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았던 뉴이스트 W의 새 미니앨범 “W, Here”는 그간 뉴이스트가 선보이던 사운드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타이틀 곡 ‘Where You At’의 경우 확실히 전작 ‘Love Paint’에 비해 훨씬 더 정제되고 깔끔해진 퓨처베이스 트랙으로, 한층 높아진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어지는 솔로 트랙들도 단지 앨범 채우기용이 아닌 하나의 싱글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만큼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쓴 사운드라는 점이 대번에 느껴진다. 특히 아론의 솔로 트랙 ‘Good Love’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훌륭한 팝다운 팝이라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제일 즐겁게 감상한 트랙이었다.
사실 이 미니앨범에 대해 얘기하기에 앞서 ‘멤버 백호와 관련된 사건과는 별개로 음반을 다뤄도 괜찮은가'라는 생각으로 한참을 고민하였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기에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활동을 강행한 소속사의 처사는 이번 앨범 “W, Here”를 포함하여 그간 뉴이스트가 선보여온 음악에 대한 모욕이라 느껴질 정도다.



해시태그
The girl next door
LUK Factory
2017년 10월 11일

  

간미연이 기획에 참여한 신인 걸그룹. ‘무해한 애교 걸그룹’이 또 나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무해함과 애교 모두를 달성하는 방식이 ‘다정함’에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가사의 내용을 차치해야 하겠으나) 수록곡들은 나긋나긋하면서 조금 서글픈 구석이 있는 캔디팝 R&B로서 귀를 간지럽히는 애교 요소들까지 포함해 제법 설득력 있는 마감을 보여준다. 다만 보다 발라드 성향이 있는 ‘비가 내리면’이 확연히 올드하게 느껴지듯, 정작 타이틀인 ‘ㅇㅇ’이 타이틀로서 기능하려다 보니 해시태그의 컬러에서 낡음과 밋밋함이란 함정에 빠져버린다는 것은 아쉬운 일. 기획이 좀 더 지속되면서 방법론의 성숙을 꾀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업텐션
Special Photo Edition
티오피 미디어
2017년 10월 12일

  

업텐션의 매력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싱글이다. 단순히 인원이 많은 것만으로 경쟁에서 차별화하기엔 이제는 녹록지 않아진 케이팝 보이그룹 시장에서 과연 '미치게 해(Going Crazy)'는 업텐션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만한가? 이에 대해 썩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업텐션을 볼 때마다 날카로운 음악에 비해 퍼포먼스가 무척 무디고 힘없이 짜여 있다는 인상을 받아왔는데, 이것은 퍼포먼스를 강조하기 위해 기획되게 마련인 다인조 그룹의 특성을 정면으로 배반하기 때문에 늘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타이틀곡 '미치게 해 (Going Crazy)'의 무대는 그 안타까움을 가장 크게 느꼈던 곡으로, 다인조 그룹 특유의 에너제틱한 군무는 간데없고, 나른함을 의도한 듯한 무기력만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비슷한 음악을 해왔던 레이블의 전작 백퍼센트는 과할 정도로 격렬하고 복잡한 퍼포먼스로 승부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업텐션의 단순하고 밋밋한 이번 안무는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수준.



SF9
Knights of the Sun
FNC 엔터테인먼트
2017년 10월 12일

  

타이틀곡 '오솔레미오'는 야심 차게도 루이스 폰시의 ‘Despacito’를 노골적으로 모방한 것 치고는, 케이팝과의 동기화에 실패해 그다지 뾰족한 부분을 만들어내지 못한 모양새다. ‘라틴팝’이기 때문에 철저히 극동아시아인의 시각에서 ‘라틴’하면 떠오르는 모든 것을 차용해왔는데, 케이팝적 근본 없음을 십분 보여주는 연출이라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첨언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이 곡이 전작들과의 어떤 연계성을 가진다거나 해서, 3세대 케이팝이 흔히 해오던, 스토리텔링으로 ‘말이라도 맞추려는’ 노력이라도 보였다면 좋았을 텐데, 딱히 그런 점도 찾기 힘들다.



다이아
선물
MBK엔터테인먼트
2017년 10월 12일

  

난해한 음반이다. 의도가 불분명해서가 아니라, 의도가 선명한데 그것이 거의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굿밤’에서 보컬을 잡아먹을 뿐 장르적 리듬감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신스 플룻의 톤 같은 것이다. EP의 주축이 된 김승수는 트와이스, 수지, 박진영의 음반에 편곡으로 참여했던 인물인데, 이번은 단독 작업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예전에 뭘 했던 걸까 싶을 정도로 완성도를 보이지 못한다. 퀄리티는 낮더라도, 의도가 구현되지 않더라도, 무슨 의도인지는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트랙을 우리는 흔히 ‘데모’라고 한다. 다이아의 음반이 난삽하지 않은 경우는 많지 않지만 그건 대체로 ‘듣고싶어 (E905)’처럼 조금 민망할 정도로 노림수를 쏟아 부어서였지, 타이틀을 중심으로 무너져 있어서는 아니었다. (최근의 경향성에 따라) 노래를 못하는 것처럼 들리게 연출함으로써 무해한 어필을 한다는 것 이외에 어떠한 목표도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레인즈
Sunshine
키스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2017년 10월 12일

  

음악의 톤은 샤이니나 인피니트처럼 소년미를 강조하던 그룹들을 많이 참고한 티가 나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의 능력이 앞서 언급한 그룹들의 키플레이어들의 실력보다 다소 부족해 음악의 맛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웬만한 수준의 아이돌이 소화해내기에 샤이니나 인피니트의 곡은 유난히 ‘어렵다’. 특히 타이틀곡 ‘Juliette’은 샤이니의 동명의 곡이나 인피니트의 ‘Last Romeo’와 모티브를 공유하는데, 같은 주제의 다른 곡들 중에 레인즈의 곡이 특별히 더 독보적인 면을 갖고있는지는 장담하기 힘들 것 같다. 샤이니나 인피니트를 좋아하던 층에게 이 노래 또한 유효하게 다가갈지도 확신하기 어려운데, 앞선 그룹들의 초·중기작을 연상시키는 정도로는 작용할 수 있겠으나, 그들이 그 시대에 인기 있었던 것은 단순히 노래 때문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프로듀스 101〉에서 얻은 인기 이상을 구가하기엔 여러모로 연구가 미흡했던 기획.



핫펠트
MEiNE
아메바컬쳐
2017년 10월 12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장르적으로 번쩍이는 요소들을 다소 걷어내고 비교적 간결하고 정석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싱글이기에 더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첫 EP와도, 원더걸스의 마지막과도 동떨어지진 않은 지점에 위치해 더욱 안정적으로 들린다. 노래와 그 내용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도 그래서인 듯하다. 블루지한 기타가 리버브와 함께 공간을 때리는 ‘새 신발’은 한 걸음만 더 가면 울고 있을 것 같으면서도 무뚝뚝하게 담담한 음색의 매력이 매번 ‘마침 딱 좋은’ 타이밍에 효과적인 변화들을 이끌어내며 이야기를 전달한다. 보다 달콤한 듯이 들리는 ‘나란 책’도 만만치 않은 가사들로 매혹적인 불편함을 꾸준히 전달한다. 예전의 ‘Iron Girl’에 이어, ‘폐허 속에서 살아남기’가 핫펠트의 장기적인 주제 중 하나가 되어가는 것도 같은데, (간혹 자의식 과잉이라는 불평들까지 포함해) 씬에서 가장 야심차고 위험한 싱어 송라이터로서의 핫펠트를 기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두 곡의 중요한 모티프들이 여성과 강하게 관련되어 여성 아이돌들에게서도 꾸준히 활용돼 온 ‘신발’과 ‘나이’이며 이를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 역시, 어쩐지 보라는 듯한 요소로 느껴져 흥미롭다.



도영, 세정
별빛이 피면 (Star Blossom)
SM 엔터테인먼트
2017년 10월 13일

  

어느 로맨틱한 뮤지컬이 떠오르는 뮤직비디오가 꼭 아니더라도 이미 두 목소리의 어울림만으로 그 낭만성과 화학작용은 감지된다. 그건 아마도 보컬이 가진 힘 때문일 것이다. 세정의 보컬이야 익히 알려진 바지만 그간 그룹 음악 속에서 홀로 빛을 내기는 어려웠던 도영의 탁월한 음색이 마침내 드러낼 기회를 얻고 있다. ‘Station’ 시리즈의 수많은 듀엣 가운데에서도 돋보이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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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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