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6년 5월 하순 ①

2016.05.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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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단위로 리뷰하는 퍼스트리슨, 이번 회차는 발매된 음반이 많아 2회에 걸쳐 게재된다. 5월 21일에서 25일 사이에 발매된 새 음반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손호영, 타히티, 로미오, 트리거, 베이비부, 백아연, 종현, 맵식스, 박경, 엠버, 하이틴, 케이를 다룬다. 5월 26일~31일 발매반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클릭)
손호영
May, I
MMO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3일

   

타이틀곡 '나의 약점'은 곡만 따로 떼어놓고 보자면 전형적인 윤종신식 발라드의 형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손호영의 보컬이 더해지면서 어느 정도 원곡 특유의 분위기가 희석되고 이 곡만의 개성이 생겨났고, 전체 앨범의 무드는 윤종신보다는 박진영이 프로듀싱한 '보컬 그룹'들인 노을, 2AM 등의 분위기를 많이 닮게 되었다. 언젠가 김태우가 솔로 앨범의 소회를 밝히며 '메인 보컬은 기다리다가 클라이맥스만 부르면 되었기 때문에 전곡을 이끌어나가는 게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고 한 바 있었는데, 래퍼의 비중이 이상하게 큰 god 때부터 김태우가 부르지 않는 부분들을 도맡아서 불러오던 손호영의 내공이 역으로 솔로 앨범에서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손호영의 곡 해석 능력이 뛰어난 것을 이번 앨범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지 않을까.



타히티
알쏭달쏭
드림스타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3일

   

유튜브 댓글에서 어느 해외 팬이 '저예산 아이돌계의 여왕'이라고 써놓은 걸 발견했는데,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다. 'Phone Number''Skip' 후로 레트로 흐름을 꾸준히 가져가고 있는 걸로 봐서 기획에 지속성도 있고, 3년이나 활동하면서 소기업 아이돌 출신 중 비교적 인지도도 높은 편이니까. 이번 싱글은 '메이크스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모금을 받아서 제작됐는데, 해외 팬 참여가 꽤 높았다고 한다. '케이팝 씬에 이 정도 그룹도 있어야 한다'는 애정과 서포트는 어쩌면 해외에서 더 많이 오고 있는지도...

정말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케이팝 걸그룹 세계는 이제 연속적인 피라미드가 아니라 여러 개의 '씬'으로 나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메이저 시장에서 상대적 약자로서 이색적이고 자극적인 시도를 하는 성격이 있던 전작들에 비해, '알쏭달쏭'은 타깃 시장 자체의 설정이 본격적으로 바뀌었다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곡은 뽕끼에 주력하는 '댄스가요'를 전면적으로 채용하고, 비디오도 그룹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지만, 대체로 당장은 취향에 따라 즐거울 수 있어도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것들은 아니다. 이를테면 전작의 "Skip skip"처럼 귀나 뇌리에 남아 이 콘텐츠를 다시 찾게 하기 위한 '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메이저 지향에서 마이너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선택이다. 다만 마이너 시장에서도 특별히 두드러질 만한 구석이 이 곡과 비디오에 담겨 있는가를 묻는다면, 긍정하기 어렵다. 마이너 걸그룹으로 시작한 이들 중에도 이 정도를 할 수 있는 팀과 프로덕션은 많다. 이왕 리그를 옮긴다면 차라리 '다른 곳에서 온 대단한 팀'이라는 포지션이라도 잡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로미오
악몽
CT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3일

   

모노트리 특유의 시원한 맛이 잘 살아있다. 모듈레이션이 귀엽게 들어간 오르간이 베이스와 함께 오밀조밀한 맛을 내주며, 후렴에서 들릴 듯 말듯 찌르는 백업보컬 역시 여기에 주효한다. 집착적인 주제를 '악몽'이란 소재로 밝게 풀어낸 아이러니도 재미있다. 세상을 뒤엎을 만한 곡이냐 묻는다면 회의적이지만, 팀의 산뜻한 색깔을 매력적으로 선보이는 데에는 충분히 성공할 만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메이저 시장에서 보이그룹의 산뜻함이 좋은 반향을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체로는 살짝 비틀어놓은 모델들에 가깝고, 이만큼 고전적인, 그래서 어찌 보면 촌스럽거나 오글거릴 수 있는 류의 청량미를 전면에 내세우는 팀은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미오의 과제가 그것을 어떻게 설득해내느냐에 있다고 한다면 이 곡의 디테일들이 꽤나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다만 보드랍기보다는 '뿌연' 색감이 뒤섞여버린 뮤직비디오는 (마침 사운드의 쨍한 맛도 깎아 먹는다) 어떻게 좀 해줬으면 한다. 보도자료에 크레딧이 포함돼 있어 좋다.

케이팝 남자 그룹이 부르는 '청량'하고 '경쾌'한 노래다. 그게 전부고, 그 이상의 것은 없다. 음색에 개성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분명 노래를 잘하는 보컬들이 몇 명 들리는데, 거의 모든 파트를 합창으로 처리한 것도 너무 전형적인 케이팝 보이그룹 문법이다. 윤성은 노래를 잘하는 건 분명하지만 다소 나이 들어 보이는 음색을 갖고 있어 이번 곡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데, 그래서인지 윤성의 파트를 줄이면서 팀의 컬러는 더더욱 무색무취에 가까워졌다. 이 딜레마를 풀지 않으면 로미오가 지금의 이 '청량' 노선을 이 이상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트리거(Trigger)
Nene
하이씨씨
2016년 5월 23일

  

이제 데뷔하는 그룹이 어떤 "haters"를 거느리고 있어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지, 신인 아이돌이 부르는 "귀찮아 계약서 좀 그만 들이대"라는 라인이나, 조던이 에어 조던을 신으면 "GD 신발 신은 흑인"이라고 하는 시대에 "케미는 1995 / Jordan and Pippen"이란 라인이 무슨 의미가 되는는 잘 모르겠다. 무대 위에서 어마어마하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내용의 데뷔곡. 인트로이자 훅의 위치를 차지하는 "암요 네네네네"는 시건방진 듯한 느낌이 꽤 괜찮고, 버스(verse)의 랩도 나쁘진 않다. 다만 보컬 파트에서 "All the way up"까지 치고 올라가다가 "Just going my way"로 훅 떨어지는 느낌이 곡의 절정을 이룰 수 있었는데 섬세하지 못한 연출 때문에 힘을 잃어버린 것이 유감이다. 좀 더 다이내믹하게 에너지가 폭발하는 곡이 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보도자료에 크레딧이 상세하게 들어가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베이비부
Kiss me
현다 컴퍼니
2016년 5월 24일

  

사운드가 전작보다는 나아졌는데, 여전히 함량 미달이다. 나아진 부분 중 하나가 보컬이 더 잘 들린다는 점인데, 유감스럽게도 썩 좋은 발성이라 하기 어렵고 가창은 단선적이며, 녹음 소스의 처리가 기본 이하다. 작곡 단계에서 보컬의 음역대도 배려해주지 않은 듯한데, '뽕끼'를 더하겠다는 노림수만은 간질간질하게 내비친다. 이런 것은 나쁘다.



백아연
쏘쏘
JYP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4일

   

귀가 편안하고 몸이 나른해지는 노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보편적 가사에 백아연의 나른한 눈빛과 심드렁한 표정이 곁들여져 연애에 달관한 감정이 온전히 전달되는 표현력이, 전작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에 이어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작곡과 작사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만큼, 그녀의 이런 나른한 세계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길 기대한다.



종현
좋아
SM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4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퓨처베이스의 영향권 내의 요소들이 거의 모든 트랙에 포함되면서 앨범의 큰 뼈대를 이루고 있다. 재밌는 것은 그 모든 것이 특징적인 공간의 질감을 형성하면서도 철저히 '반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르를 깎아낸 가요'는 아니다. 가성을 매우 적극적으로 쓰면서 레이어를 겹쳐 쓰는 종현의 보컬이 그 반주와 밀도 높게 맞아떨어져 한 덩어리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것이 섬세하게 쓰여진 가사와 풍성하고 연극적인 표현력을 등에 업고 '노래'로서 치밀하게 완성된다. 퓨처베이스를 위시한 최근의 장르적 혼종들, 때론 과거의 ('감상용 일렉트로닉'이란 패러다임의 장르명) '일렉트로니카'를 연상케 하는 방법론, 그리고 노래가 중심에 오는 케이팝이 묘하게 한 곳에서 만난다. 어쩌면 팝으로서는 빽빽해서 (마치 시종일관 눈에 힘을 준 종현을 보는 듯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일까. 하지만 이 음반은 흘려보내기보다 정색하며 들어볼 가치를 넉넉히 입증한다. 'Moon', 'Aurora', 'Suit Up'을 추천한다. ('샤이니 종현'이 더 그립다면, 'Cocktail'이 즐거울 수 있겠다.)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다양하게 담으려 했다는 인상을 주는 앨범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과도하게 몰아붙이지 않으면서도 서로 다른 색깔의 곡에 최대한 어울리는 창법을 구사하려는 종현의 노력 또한 느껴지는데, 특히 'Moon'이나 'Aurora'처럼 소화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곡들에서도 보컬을 절제하면서 앨범의 전체적인 톤을 조율하는 점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대중적이지 않은 선곡이라 취향을 탈 수는 있겠지만 팬들에게는 그만큼 오랫동안 들으며 즐길 수 있을 만한 (좋은 의미의) 떡밥이 될 것 같은 앨범이다. 본인의 취향에 가장 맞는 곡은 'Red'.



맵식스(MAP6)
매력발산타임
드림티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4일

   

엠에이피식스(M.A.P6)가 맵식스(MAP6)로 이름을 바꿔 돌아왔다. '매력발산타임'은 이단옆차기가 "2016년 가장 공들인 음악"이라고 밝혔다는데, 과연 손이 많이 갔다는 것만은 느낄 수 있다. 심술궂은 브라스를 중심으로, '힙합적인 어두움'과 '가요적인 어두움', 조성모 풍의 감상, 껄렁함 등이 차례차례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니까. 하지만 이것이 이단옆차기가, 또한 맵식스가 가장 잘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겠다. 각 파트가 캐릭터와 맞는다는 것까진 알겠지만 그것이 음악적 실체와 연결되지 못해, 결국 특정 부분이 귀에 꽂히거나 그 흐름 속에서 긴장을 유지하지 못한다.



박경
자격지심
세븐시즌스
2016년 5월 25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귀엽고 싶을 때 충분히 귀여울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자격지심'의 뮤직비디오에서 박경은 정말 한껏 귀여운 척을 하고 있는데, 그게 계산되어 연출됐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능청스러운 귀여움에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또 한 가지 귀여운 점은 가사인데, 그동안 바람기 있는 남자친구의 의중을 떠보거나 불안해하는 여자의 심리를 반영한, '남자의 당연한 바람기'를 '나름의 유머'로서 반영한 가사는 넘쳐났지만, 이것을 역으로 적용한 가사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도 질투할 수 있다는 아주 당연하고 단순한 사실을 유쾌하고 귀여운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보통연애'에 이어, 지코와는 전혀 다른 색깔로 자기 세계를 튼튼하게 짓고 있는 박경의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싱글.

여자친구 은하와 박경의 목소리가 잘 섞인다기보다는 대비됨으로써 각자의 개성을 잘 살려주는 조합이 흥미로운 듀엣곡이다. 블락비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는 비트감과 멜로디에 연인 사이의 귀여운 감정싸움을 담아냈는데, 다소 상투적인 구도지만 사랑스런 여자친구를 놓칠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남성 화자의 심정이 잘 담겨있다. "뚜벅이"와 "메신저 프사"라는 단어의 대치에서는 구세대와 신세대 감성이 충돌하는 듯한 덜컹임도 다소 느껴지며, "카페 그 알바생 앞에서 왜 그리 웃는데"나 "남잔 늑대 순하디 순한 너에겐 위험해" 같은 식상함을 뛰어넘는, 예상외의 펀치라인이 한 소절 있었더라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엠버
Need To Feel Needed
SM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5일

  

아마추어 세계에서는 디지털싱글 플랫폼이 이미 SNS에 가까워졌는데, 엠버는 프로의 세계에서 이를 구현하고 있는 듯한 인상도 받는다. 그 시작점이 'Borders' 또는 'Beautiful'이었다고 생각하면 여기에 서사적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래서 "Crossing"이란 제목을 공개하며 'Borders'를 직접연상시켰던 전작 'On My Own'이 '홀로 당당함'보다 '혼자'에 방점을 둔 점이 다소 애잔했다면, 절박함을 소재로 하면서도 느긋하고 시원한 기조를 취하는 'Need To Feel Needed'는 보다 기분 좋은 감상을 남긴다. 그것은 엠버 특유의 거의 조심스러운 듯한 음색이 공간에 묻어나는 백업보컬과 겹쳐질 때 생기는 홑이불 같은 질감이 낙관적인 드라이브감과 좋은 조합을 이루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부드럽고 감상적인 보컬과 똑부러지는 랩이 교차하는 것도 든든하게 느껴진다. 다만 탑라인의 작곡이나 화성진행은 다소 동어반복의 우려를 염두에 둘 때가 된 듯하다.



하이틴(Highteen)
Grow Up
일루젼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25일

  

5인조 걸그룹 하이틴의 데뷔 싱글.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달콤한 미드템포 곡이다. 드럼 비트의 질감이 마치 포크 밴드가 드럼머신을 사용한 것 같아 이색적인데, 그 외에는 대체로 정석적이다. 무난하게 잘 부르는 보컬들 사이로 살짝 부족한 발성이 군데군데 섞이는 것마저도. (다만 도입부의 유니슨이 박자가 밀리는 것은 의도된 불완전이라곤 해도 조금 거슬린다.) 사운드도 깔끔하고 보컬의 처리도 좋은 편이라 청아하고 곱상한 이미지가 잘 드러난다. '하이틴'과 'Grow Up'이라는 검색의 난관을 차분하고 모범생 같은 곡으로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가 궁금하다. 보도자료에 크레딧이 세세히 표기돼 있다.



케이
운빨로맨스 OST - Part.1
화이 브라더스
2016년 5월 25일

  

당혹스럽다. 스위트피의 곡이라고 하는데, 정작 내가 들어온 스위트피의 음반에는 이런 데모 수준의 녹음이 담긴 적 없었다. 아무리 드라마 OST의 티저라고는 하지만, 뭘 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른다고 하고 싶다. 왜 2016년에 케이의 (탁하게 처리된) 목소리로 델리스파이스 1집보다 못한 사운드의, '스위트피가 만든 애니 주제가'를 들어야만 하는 걸까.



1st Listen 시리즈

열흘 동안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

  1. 1st Listen : 2016년 4월 하순
  2. 1st Listen : 2016년 5월 초순
  3. 1st Listen : 2016년 5월 중순
  4. 1st Listen : 2016년 5월 하순 ①
  5. 1st Listen : 2016년 5월 하순 ②
  6. 1st Listen : 2016년 6월 초순
  7. 1st Listen : 2016년 6월 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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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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