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6년 10월 중순

2016.10.1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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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 발매된 아이돌 신보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오블리스와 불독의 데뷔 음반을 비롯해, 김준수, 여자여자, 오마이걸, 황치열&은하, 박준형&이지혜&장수원&혜린, 레이디스코드, 100%, 헨리&소유, 하이틴, 세븐, 윤아, I.O.I, A.DE, 마틸다, 아이엠&브라더수를 다룬다.
김준수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OST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1일

   

공연 OST를 두고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레코딩이 별로다.'라는 평가가 나온다면, 이는 대체로 '실연이 워낙 뛰어나다.'는 이야기와 상통한다. 사실상 대다수 공연 OST가 실연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정도의 역할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도리안 그레이〉 OST는 유난히 아쉽다. 이 뮤지컬이 담고 있는 주제와 무용 위주의 극 전개 방식은 시각적인 부분이 완전히 배제된 사운드트랙에 담기기에는 벅차다. 추상적이고 어두운 주제를 담은 대본, 연출, 넘버 모두 초연에 기대하는 바 이상으로 수준급이다. 여기에 김준수가 맡은 도리안 그레이는 자아 변화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 캐릭터다. 감정의 고저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가 매우 크다. 이런 배역이 레코딩에서 얼마나 제대로 표현될 수 있을까? 무심코 한 번 들어본 사람이라면, 대체 김준수가 무슨 역할을 맡았기에 목소리로 연신 광기를 내뿜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안타깝게도 막 내릴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얼른 성남아트센터로 달려가시는 것을 추천. 〈도리안 그레이〉 레코딩과 스테이지에서 부르는 라이브 사이엔 2D 영화와 4D 영화 정도의 갭이 존재한다.



여자여자
Juicy Secret Girls Girls
H브라더스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1일

   

팀 이름을 보고 당연히 트로트를 할 줄 알았건만 경쾌한 브라스 소리가 나오자 느껴지는 강한 배신감이란... '자연밥상'이라는 식당에 갔더니 주메뉴가 스테이크인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일단 타이틀 '쥬시시크릿(JUICY SECRET)'은 도회적인 분위기의 곡으로 뮤직비디오 또한 이를 따르고 있다. 뱅 헤어를 한 웨이트리스 복장의 여성 넷이 차곡차곡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아, 이런 걸 보여주려는구나'하는 생각이 바로 들 수밖에. 다만 '내가 섹시한 거 아니 그만 쳐다봐'류의 가사는 식상하다. 여성 여러분이 저런 가사 들으면 과연 막 공감되고 기분이 좋을까?

모르는 사이 멤버가 한 명 줄었다. 전작인 '여자여자'에선 제목에서 풍기는 인상과 달리 2NE1이나 포미닛을 연상시키는 비교적 '센' 콘셉트였는데, 이번엔 메이드복을 연상시키는 카페 아르바이트 의상에다 모두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왔다. 전략적인 변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코스프레처럼 보일 뿐 별다른 효과를 얻어내진 못하며, 노래 후반에 느닷없이 엉덩이를 화면으로 향하고 흔드는 안무는 당황스럽다는 감정 외에 어떠한 감상도 남길 수 없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와중에 그나마 인상적인 건 래퍼 라인인데, 팀의 방향성을 재고해보면 어떨까 싶다.



오마이걸
신비아파트 : 고스트볼의 비밀
투니버스
2016년 10월 12일

  

늘 약간씩 몽환적인 콘셉트를 고수해온 오마이걸이지만, 수록곡을 들어보면 왠지 디즈니 만화영화 사운드트랙을 연상케 하는 노래들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인지 발랄한 멜로디와 흥겨운 리듬의 노래에 오마이걸 특유의 앳된 목소리가 맞춤인 듯 어울린다. 주제가가 아니라 엔딩곡이라 약간의 아련함이 더해졌는데 이 역시 오마이걸이 잘 표현해내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신비아파트 : 고스트볼의 비밀〉의 정보를 찾아보니 포켓몬스터와 요괴워치를 합쳐 놓은 듯한 애니메이션인데, 노래가 맘에 들어 괜히 한번 시청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황치열, 은하[여자친구]
Fall, in girl Vol.1
하우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2일

   

멤버의 조합도 그렇고 또 가을이고 하니 곡을 재생하기도 전부터 '캬~ 얼마나 지루한 곡을~'하고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곡을 듣기 전에 씀) 의외로 흥겨운 하우스 비트의 곡이라 깜짝 놀랐다. 황치열이랑 은하의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으며, 뻔한 내용의 가사도 두 사람의 분량이 적절히 분배되어 있어서인지 지루하지 않게 들린다. 황치열 그리고 여자친구가 그러하듯이 소소한 매력이 즐거움인 곡. 여담이지만 뮤직비디오의 은하 이모티가 너무너무 귀엽다. 너무 귀여워서 실패한 만화가 지망생이었던 평자의 피를 들끓게 한다. 저걸 그려내어 스티커로 마구마구 찍어...



박준형[god], 이지혜, 장수원[젝스키스], 혜린[EXID]
이달의 행사왕
AKA TV
2016년 10월 13일

  

아무리 제목이 '1990s'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90년대 가요의 어떤 전형성을 그대로 가져온 것 외에 어떤 음악적 성취가 있는 곡인지는 모르겠다. 장점이 있다면 각각 다른 그룹 출신의 네 명의 목소리를 한 곡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 정도. 딱히 케미가 좋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조합이지만, 쭈니형의 랩만큼은 언제 들어도 흥겹다.



레이디스코드
STRANG3R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3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2016년 현재 케이팝씬에서 가장 우아한 그룹. 이번 EP는 지난 EP "Myst3ry"에 이어 치유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폴라리스는 이 팀으로는 그 어떤 것보다도 우아함의 실험을 이어가기로 마음을 정한 것 같다. SM으로 치면 f(x) 같은 위치이려나. 수록곡 모두 대중성(이라 쓰고 익숙함이라 읽는다)보다는 케이팝으로 이렇게 세련된 노래도 할 수 있다는, 그룹의 독보성에 쐐기를 박는 곡들이다. 레이디스코드가 만들고 있는 족적 하나하나가 폴라리스의, 모노트리의, 포트폴리오가 되고 있다. 타이틀 'The Rain'은 어쿠스틱한 요소란 하나도 없으면서, 전자음악으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습기와 윤기를 재현하고 있다. 노트마다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물이 아닌 가상의 입자가 쏟아지는 듯한 입체감을 선사한다. 흥미로운 앰비언트 요소에 가요적인 멜로디를 접목한 3번 트랙 'Jane Doe'를 추천 또 추천한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레이디스코드를 데뷔 때부터 주목해왔던 이유는, 항상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내고, 또 탁월하게 소화해내기 때문이었다. 신보 "STRANG3R"는 지난 앨범 "MYST3RY"보다는 좀 더 가요 청자들에게 익숙한 분위기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레이디스코드만이 소화할 수 있는 쓸쓸함과 아련함을 담고 있다. 3부작의 무드를 유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점도 좋지만, 그 안에서도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는 점이 특히 좋게 들린다. 타이틀곡 'The Rain'은 'Galaxy'보다는 조금 더 가볍지만 쨍한 무드의 곡이다. 빨라진 템포도 그렇지만, 한결 화려해진 퍼포먼스 또한 3부작 서사의 흐름에 흥미로운 드라마를 주고 있다. 그루브에 최적화된 이소정의 보컬 또한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1. 신곡 셋에 리믹스 셋, 아쉽지만 리믹스 셋은 CD로만 들을 수 있다. 2. 이번 반에도 E를 3으로 표기. 3. 곡의 기조는 이전의 것들과 동일. 비트 넘치는 우울한 전자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평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기존에도 표명하였듯이) 이러한 특징이 왕년의 캐스커를 연상시킨다. 4. 다만 타이틀 'The Rain'은 비트보다 신스 소리가, 그리고 멜로디가 두드러진 곡이고, 이 곡의 멜로디는 특히 90년대를 연상시키는 점이 있다. 평자 개인적으로는 짧은 전성기를 가졌던 이재영의 노래가 생각났다. 별 공통분모도 없는데, 이상하지. 5. 여튼 이제 결과물로만 봐서는 이들이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인디화가 되었다. 정작 씬에서는 잃어버린 어떤 감성을 아이돌이 재현해내고 있다니, 이러한 아이돌 음악의 다양성으로 인해 관련 글을 쓰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울 정도. 게다가 오랜만에 음원으로는 누락된 곡들을 듣기 위해 CD 사러 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지난 "MYST3RY" 앨범 이후 레이디스코드의 음악과 콘셉트는 이전과 달라진 것에 그치지 않고 그룹에 어울리는 색깔이 무엇인지 점점 탐구해나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소정의 독특한 음색을 중심으로 두 멤버의 목소리가 노래를 휘감듯 겹쳐나가면서 어둡고도 매혹적인 색깔을 완성시키며 독특한 분위기의 뮤직비디오는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근래 레이디스코드가 보여준 행보는 매달 쏟아지듯 나오는 비슷한 노래들 틈에서 피로해진 귀를 사로잡는다는 점 만으로 애착이 가지만, 아무리 신선한 콘셉트라 하더라도 세 번째부터는 대중들이 식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함정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 결국 장기적인 플랜이 준비되어 있는 지가 관건인데,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해왔던 그룹의 역사를 돌아보면 또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앞선다.



100%
Time Leap
티오피 미디어
2016년 10월 13일

   

앨범 타이틀이 "TIME LEAP"인 이유가 있다. 이건 스윗튠이 매만진 작품이니까! 1990년대풍 멜로디 왕국 스윗튠이 앨범 타이틀의 힘을 받아 신나게 활약한 모양새다. 초반 트랙에서는 가벼운 사운드에 보컬이 부르는 음의 낙차가 워낙 커서 동시대 아이돌 그룹보다는 한참 선배 그룹인 터보(와 김종국)가 떠오른다. 굳이 이만큼씩 격렬한 타임리프를 시도해야 했는지 다소 의아한 부분도 있는 게 사실. 3번 트랙 '오늘 같은 날'에서는 유난히 인피니트가 느껴지는데, '내꺼하자'와 'Last Romeo'가 번뜩 생각나는 코드 진행과 익숙한 사운드 소스들이 귀에 밟힌다. 건반의 쓰임도 그렇고, 이래저래 비슷한 레퍼런스 때문에 보컬에만 살짝 변칙을 준 정도라 느껴질 정도다. 차이점이라면 언급한 곡들에 비해 훨씬 빈 매무새로 마감을 해버렸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타이틀 "TIME LEAP"를 엮어내기 위한 포인트가 된다고 본다면 그것대로 매력일지도. 그래도 데뷔 초 이 그룹의 정체성이 '짐승남'에 있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어느 순간부턴가 얽히고설킨 듯 보이는 행보는 어쩔 수 없겠다. 또 2011년께 통한 '어게인 1990'이 2016년에도 통할지는 확신할 수가 없고….

이런 말을 굳이 할 수밖에 없게 돼서 정말 안타깝다. 이보다 더 좋기도 힘들어 보이는 리소스를 프로덕션의 판단 미스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케이스다. 백퍼센트만큼 준수한 멤버들도 찾기 힘들기에 프로덕션의 서포트가 부족한 이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5명으로 인원이 줄었음에도 이전부터 갖고 있었던 텐션은 여전하고, 오히려 중음역대 없이 저음과 초고음만을 오가는 보컬을 완벽히 소화하면서도 드라마틱한 퍼포먼스를 충분히 연기해낸다. 서정적인 마이너 코드에 찌르는 고음은 비스트나 틴탑을 보는 듯하지만, 표현력에 있어서는 록현과 혁진의 보컬이 확실히 탁월한 면이 있다. 오히려 문제는 그저 기존 남자 아이돌 그룹의 색깔을 여기저기서 따와 만든 듯한 앨범과 각 트랙들에 있다. 앨범의 후반부 트랙들은 노골적으로 '스윗튠 색'을 띠고 있는데, 예의 그 '90년대 느낌'을 고집하다가 결국 '촌스러움'의 반작용을 극복해내지 못한 모양새다. 이 '90년대 감성'이 팀의 멤버들과 그다지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더 좋은 노래를 더 많이 부를 필요가 있는 팀.

놓치기 아까운 음반

타이틀 '지독하게'를 들으며: 뭐야, 왜 초기 인피니트의 느낌이 나지? / 뭐긴 뭐야 스윗튠이지. 사실 백퍼센트의 기존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심장이 뛴다'도 속도감 있는 제트 이펙트가 인피니트를 연상시키긴 했지만, 이번에는 진짜배기라고 해야 되나 폼 돌아왔다고 해야 되나, 90년대 멜로디에 특유의 찡찡거림까지 스윗튠의 시그니처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반갑다. 작사에도 관여하여 특유의 '순정만화 남자주인공이 사실 제3자가 보기엔 별거 아닌 듯한 상황을 감정 실어 고운 목소리로 흐느끼는' 가사도 잘 구현되어 있다. EP의 전곡에 스윗튠이 관여하고 있으며 특히 세 번째 트랙인 '안녕이라는 말은 싫어'는 이들의 또 다른 장기인 긴박한 (스트링) 전주가 나오니 한 번 들어볼 것을 권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상황이 바뀌어서 이들의 곡이 높은 상업성을 지닐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EP였다. 고로 Discovery!



헨리, 소유
우리 둘 (Runnin')
SM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4일

   

멤버의 조합도 그렇고 또 가을이고 하니 곡을 재생시키기도 전부터 '캬~ 얼마나 지루한 곡을~'하고 생각했는데 (역시 여기까지 곡을 듣기 전에 씀) '우리 둘'은 딱 예상대로였다. 긍정적인 점을 쓰자면 헨리 목소리가 생각보다 꽤 섹시하다는 것, 그리고 워낙 자주 들린 소유 목소리가 안정감을 준다(사실 이건 부정적인 점도 되는 거다)는 것 정도. 부정적인 점은 나머지 다인데 특히 우리말에서 영어로 넘어가는 형태의 가사 메이킹이 매우 무성의해 보이는 것은 cause I'm thinking it's a typical work you 남생? 앞으로 이런 식의 결과물에는 [본 곡은 매회 들을 수 있는 SM 엔터테인먼트의 공산품입니다]라는 말머리를 붙여 두련다.



하이틴
Teen Magic
일루젼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4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친친돌'을 표방한 하이틴의 첫 EP. 10대에게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활동할 계획이 있다면 꼭 다른 별명을 생각해주시라… 꼭(…)) 요즘은 활력 있는 콘셉트의 걸그룹이 워낙 드물기도 하지만, 청자가 헤테로 남성이 아닌 걸그룹의 노래는 정말 오랜만이라 반갑다. 다만 10대의 대변자를 자처했던, 대부분 남자 화자였던 여타 아이돌 그룹들과 비교할 때 비교적 '어른이 써준 10대 가사'라는 한계가 느껴지긴 해서, 타기팅한 10대 청자들이 얼마나 반응할지는 모르겠으나. '얘네는 섹시를 안 해' 하는 단편적인 아재st. 감상으로 소비되기엔 아까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타이틀 'Boom Boom Clap'은 두어 번 들으면 "붐 붐 클랩"을 같이 외치게 되는 중독성 있는 곡.

앨범 전체에 걸쳐 진부한 가사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수록곡에도 신경 썼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게 가장 안타깝다. 본인들만의 아이덴티티 확립을 위해서도 팀의 시작점이나 마찬가지인 이 앨범의 수록곡에 공을 더 들이는 게 좋았을 것 같다. 첫 번째 트랙 'Grow Up'은 누가 들어도 10대 그룹의 노래다. 정직한 보컬, 드라마틱한 구성과는 거리가 먼 깨끗한 리듬, 코러스까지 모난 건 하나도 없지만 크게 재미있는 요소도, 특별한 의미도 찾기 힘든 곡. '마리오네트'에는 몇몇 CM송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사운드가 담겨있지만 일관된 앨범 콘셉트와는 거리가 느껴져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타이틀곡 'Boom Boom Clap'에 대해서도 살짝 이야기하자면, 도입부 내레이션이 다소 부담스럽다. 조금만 톤다운했다면 보다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뮤직비디오를 틀자 이 무슨 영어 교재 같은 도입부, 게다가 교포 같은 젊은 여성 넷이 막춤을 추고 있고, 배경에 들리는 음악은 적당한 템포의 진부한 댄스곡. 제목 때문인지 가사에 유독 영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아무리 가사를 추임새처럼 썼다 해도 의미전달을 아예 포기한 것 같은 메이킹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모저모 때깔은 좋지만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결과물. 참, 멤버 중에 볼살 빠진 엄지가 있던데 엄지 아니죠?

레드벨벳을 비롯해 여러 걸그룹의 콘셉트를 재조합해 만든 듯한 노래와 뮤직비디오지만 결과물이 썩 좋게 나오진 않은 것 같다. 밑도 끝도 없는 활기만큼은 인상적인데, "고민 고민 내일 해/오늘은 나가서 놀래/자! 내일부터 다시 일어나"라는 구절이 상투적이기도 하고 응원가라 하기엔 좀 대책 없는 긍정처럼 다가온다. 또한 한국어 사이에 섞인 영어 가사는 말 그대로 영문을 알 수 없는 구호들이 나열돼 있지만 따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흥겨운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애매하다. 작사에 좀 더 공을 들여 디테일한 이미지를 만들었더라면 더 좋은 노래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븐
I Am Se7en
Eleven 9
2016년 10월 14일

   

빠르다면 빠르고, 늦었다면 늦었다고 할 수 있는 세븐의 신보. EP 제목이 자의식 과잉이라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주었는데, 의외로 결과물은 말쑥하여 놀랐다. 특히 타이틀 'GIVE IT TO ME'는 세븐 스스로가 그린 30대의 자신이 어떤 모습인가를 선명히 보여주는 곡이다. 힐리스로 미끄러지든, 파워댄스를 추든, 세븐은 세븐이었고, 훵키한 곡과 어울리는 알록달록한 뮤직비디오는 세련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세븐에게 이 곡이 그간의 일탈행동과 불운으로 인해 야기된 침체를 극복하는 발판이 될까? 좋은 곡이지만 쉽지 않겠지.

솔로 아티스트보다 그룹이 훨씬 많은 현재 씬에서 세븐의 컴백은 분명히 반가운 지점이 있음에도, 결과물을 놓고 볼 때 조금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타이틀곡 'Give It To Me'를 비롯한 수록곡 전반에서 새로운 시도보다는 기존에 본인이 해오던 것을 노련하게 또 안전하게 숙제를 하듯 수행해내는 데에 무게를 둔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각 곡의 퀄리티는 대체로 안정적이며 "I AM SE7EN"이라는 표제에 충실히 부합한다는 면에서 일관성만큼은 뚜렷한 앨범이지만, '열정'이나 '난 알아요'와 같은 에너지 넘치는 그의 노래를 좋아하던 기억에 약간의 불평을 보태어 보았다.



윤아
더케이투 OST Part.3
CJ E&M
2016년 10월 15일

  

청순, 청아, 순수, 깃털 같은 가벼움 등등. 'Amazing Grace'는 윤아가 연기하는 안나 캐릭터를 위해 마련된 궁극적인 지향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수많은 동화적 클리셰의 집합으로 짜여져 있다. 따라서 '어릴 적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 천주교 성당에 갇혀 산 / 가련한 / 예쁜 / 여성'이라는 설정만 이해하면 그가 'Amazing Grace'를 부르는 과정까지 어색할 게 하나도 없다. 다만, 그게 전부다.

지난번 '덕수궁 돌담길의 봄'에서 좀 더 윤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래를 듣고 싶단 요지의 평을 남긴 적 있다. 이번엔 온전히 혼자서 노래를 끌고 가는 곡이라 기대를 했지만 이미 기존에 널리 알려진 곡을, 그것도 가요나 팝이 아닌 장르인 'Amazing Grace'를 윤아가 부른다는 맥락이 드라마 시청자가 아닌 이로서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다. 평소에 기억하던 윤아의 목소리완 새삼 다르면서도 교회 성가대 일원의 독창을 듣는 듯 고요하면서도 진중한 분위기가 새롭게 다가오긴 하지만, 아무래도 윤아 목소리의 매력을 잘 살려주는 곡은 아닌 것 같다.



오블리스(OHBliss)
Bunnybunny (바니바니)
JT Corea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7일

   

'사뿐사뿐'의 카피인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너무나 열화 카피여서 조금 당혹스럽다. 프로듀싱을 담당한 Krazy Sound가 대체로 '쌈마이'의 매력을 잘 표현하는 팀이긴 하지만 실력이 부족하거나 정말로 '저렴한' 프로덕션은 아닌 것으로 알기에. 곡 자체는 무난한 편이라 하겠지만 사운드와 보컬이 텅텅 비어 있다. 아무리 보아도 '오부리'를 연상하라는 의도일 팀 네이밍까지. 이래도 좋은가.

5인조 걸그룹인 오블리스의 데뷔 싱글. 멤버의 면면이 실력파의 모습을 갖췄는데, 아니나 다를까 음원만으로도 노래를 잘하는 멤버가 많다는 것이 전해진다. 왜 이 정도의 멤버를 모아놓고는 스튜디어스 복장을 입혀 춤추게 했는지 의아할 정도. 곡은 ('사뿐사뿐' 같은) 용감한 형제의 것을 연상시키면서도 그보다 뽕끼가 더 진하다. 사실 이 정도의 곡으로 씬을 흔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평자가 예상한 대로 이들의 노래 실력이 괜찮다면 차라리 그 부분을 살린 콘셉트로 다시 도전할 것을 권한다.

전주만 듣고서 용감한 형제 작곡인 줄 착각했다. 그만큼 AOA를 비롯한 걸그룹들의 스타일을 벤치마킹한 듯한 노래와 콘셉트인데, 딱히 팀에게 어울리는지도 모르겠고 오리지널을 뛰어넘을 특색도 찾아볼 수 없다. 신인 그룹들이 기존의 성공사례에 대한 데자뷰를 일으키고자 하는 적극적인 시도들이 점점 눈에 많이 뜨인다는 사실과 그것이 단순히 시각적인 콘셉트만이 아닌 특정 작곡가의 스타일마저도 포함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오블리스가 그 사례 중 하나라는 점만큼은 흥미로웠다.



I.O.I
miss me?
YMC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7일

   

'너무너무너무'는 그간 어느 곡보다도 I.O.I의 매력을 잘 이해한 곡이다. 후렴을 부르는 소미-세정/도연-청하의 음색 대비나, 미나의 씩씩한 랩, 뺨을 치며 표정이 변하는 유정 등은 감탄스러운 대목들. 음반의 수록곡들도 (예상했지만 마음이 무거운 '잠깐만'을 비롯해) 데뷔 EP와는 비교하기도 낯부끄러울 정도로 퀄리티가 올라갔다. 그에 더해, 오디션 출신 대인원 그룹이니 뭘 시켜도 기본은 할 것이라는 계산(과, 그러니 우리는 놀아도 되겠다며 대충 해치운 프로듀싱)에 그치지 않고, 멤버들의 음색과 캐릭터 운용을 안배한 흔적이 역력하다. 'I.O.I 느낌'이란 연결점이 상이한 스타일의 곡들 사이에 개연성을 만든다. 〈프로듀스 101〉을 처음 접할 때부터 가졌던 의문, 아이돌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나온다. 들을 줄 아는 귀다. 여기에 쓴 뒷맛을 남기는 건, 신스 톤과 리드의 조합, "말을 해도 넘어가지 말래"의 멜로디 등, 노골적으로 소녀시대의 'Gee'를 가져온 '너무너무너무'. 박진영 씨, 농담이 지나치지 않습니까?

I.O.I가 트와이스 노래에 맞춰 레드벨벳 뮤비를 찍어왔다. 개인적으로 박진영의 외부 협업을 좋아하지 않는데, 아주 많은 경우 보컬과 랩이 지나치게 기성 JYP 가수들의 스타일을 모방하게끔 연출되기 때문이다. I.O.I 자체가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팀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발표하는 앨범은 어느 정도 유기성이나 일관성을 유지해주길 바랐는데, 정말 '걸그룹 1'에 그쳐 버린 결과물만 내놓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어떤 콘셉트든 소화할 수 있는 유연성'과 '이것도 저것도 그냥 한 번씩 다 해보는 산만함'은 큰 차이가 있고, 이것을 구분하는 것은 결국 그룹의 큰 틀과 디스코그래피를 그려내야 하는 기획사의 몫인데, I.O.I의 제작을 맡은 그 누구도 이런 질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쟁쟁한 101명의 걸그룹 연습생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데뷔한 게 허무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너무 요란한 꿈을 꾸다가 깬 기분이다.

'너무너무너무'는 평자 입장에서 엽기송인데, 그 구조로만 보자면 이들의 최고 성과물인 'Crush'랑 크게 다른 것은 아니고 다만 시작할 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를 강조할 뿐이다. 미묘한 훅에 의지하는 것이 JYP 느낌도 난다. 그러고 보니 이번 곡은 전반적인 콘셉트가 유독 트와이스스럽다. 그리고 작사 작곡을 봤더니 역시나... 어찌 되었건 'I.O.I는 곡이 후지다'는 지적은 'Whatta Man'으로 떨쳐냈고, 이제 '완전체'로 돌아왔으니 문제는 없겠다. 사실 이들을 보면 '곡이 무엇인가?'보다도 '비글미'가 어디까지 진화하는가에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고. 오직 젊은이들만이 뿜어낼 수 있는 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케이팝 씬에서, 이들의 비글미는 섹시도 청순도 아닌 제3의 무엇을 보여주니까.

놓치기 아까운 음반

시큰둥하게 듣다가도 어느새 "너무너무너무너무"를 "자꾸자꾸자꾸자꾸" 따라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새삼스레 작곡가 박진영에게 감탄하면서도,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소녀시대의 'Gee'가 너무 쉽게 연상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이미 유튜브엔 여러 개의 매시업 동영상이 올라와 있으니 궁금한 분들은 찾아 들어보시길 권한다). JYP의 곡인 만큼 '센터'인 전소미에게 잘 어울리면서도 파트 배분이 골고루 돼 있어 각 멤버의 팬들이 큰 불만 없이 즐길 수 있겠다 싶은데 개인적으론 '공기 반 소리 반'이 완벽하게 이루어진 김세정의 코러스와 기대 이상으로 파워풀한 강미나의 랩이 인상적이었다. 개성 강한 멤버들이 모인 만큼 타이틀곡을 비롯 '잠깐만', '내 말대로 해줘', 'PING PONG' 등 각기 전혀 다른 색깔의 다섯 곡을 카멜레온처럼 백분 소화해내는 것은 I.O.I만의 확실한 장점. 그러나 아쉽게도 시간은 벌써 1년이 다 지났고 'I.O.I'로서 열한 명의 이야기는 곧 끝을 맺겠지만, 또 각자의 새 보금자리로 돌아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쌓아나갈 모습을 기대한다. 그녀들과 함께 케이팝의 세계관은 더욱 확장하고 있다.



A.DE(에이디이)
Have a Good Time
투에이블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18일

   

스윗튠으로 가득 채운 EP. 신인의 방향을 음악부터 적극적으로 설정해주는 스윗튠의 특성상, 지금껏 이들이 적극적으로 손댔던 카라나 나인뮤지스 등의 그룹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미니앨범은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데, 스윗튠의 비교적 최근작인 스누퍼의 'Shall We Dance'까지만 해도 날카롭게 살아있던 멜로디 감각이 많이 밋밋해졌다. 게임 음악처럼 풍성하게 쌓아서 기분 좋게 터뜨리는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차라리 초기 카라처럼 훅이라도 적절하게 들어갔으면 이만큼 허전하진 않았을 것 같다. 수록곡 'Rainy Day'는 스윗튠이 나인뮤지스에 주로 주던 신파적 정서가 살아있는 곡인데, A.DE는 그룹의 이름부터 '과즙상'을 목표로 한 팀이라 그런지 이쪽의 소화력이 탁월하지는 않다. 신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래퍼로 포지션을 바꾼 초윤과 해영. 허스키한 톤과 본인들이 직접 한 랩메이킹이 심심할 뻔한 곡에 에너지를 더한다.

올 6월에 데뷔한 에이디이의 새 EP. 뮤직비디오를 보면 인원이 일곱이나 되는데 콘셉트도 통일이 안 되고 왜 이리 부산해...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타이틀 'Good Time'이 이런 부산함을 북돋워주는 것이 유감이다. 카일리 미노그의 초창기 곡들을 연상시키는 에어로빅 라이크의 곡이건만 장르 특유의 흥겨움이나 우직함은 느낄 수 없고 그냥 산만하다. 특히 음원으로 들을 시 음질이 유독 좋지 않고 소리가 먹먹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 이 EP도 전곡 스윗튠이 관여하였다. 백퍼센트 리뷰 때 언급했던 '스윗튠 폼 돌아왔다'는 말을 철회해야 하는지 심히 고민된다.



마틸다
Bad
박스 미디어
2016년 10월 19일

   

7월에 싱글을 냈던 마틸다가 최근에 보기 드문 2NE1 스타일의 곡을 들고 나왔다.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누구나 열흘마다 퍼스트리슨이라는 것을 작성하면 현재 대세인 트렌드를 손쉽게 잡아낼 수 있고, 최근의 걸그룹 트렌드는 확실히 트와이스와 I.O.I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NE1, 그것도 초창기 분위기의 곡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물론 그와 무관하게 곡은 밋밋하여 별 매력이 없다. 색다른 것은 '넌 Bad 날 울리지마'라는 특이한 제목 정도.

데뷔 싱글을 듣고 기대감을 가진 그룹이었는데 점점 기획의 방향을 알 수 없다. 데뷔곡 'Macarena'에선 마마무가 연상되더니, 이번엔 포미닛과 2NE1에 브라운아이드걸스를 골고루 섞은 듯한 분위기의 곡을 들고 나왔다. 그래서인지 제목도 뭔가 두 곡 이상을 섞어놓은 듯한 '넌 Bad 날 울리지마'. 어느 정도 타 그룹의 콘셉트를 벤치마킹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그룹들이 보여주었던 것과 다른 개성이나 장점을 드러내고 있는지가 문제인데 아직은 긍정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팀의 인지도가 안정권에 오르기까지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해보는 과정이라면, 빨리 가장 어울리는 색깔을 찾아 발전시키길 기대해본다.



불독(BULL-DOK)
어때요
케이코닉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20일

   

한동안 힙합 사운드 트렌드가 빵빵 터지는 것보다는 은근하게 눌러주는 쪽이었던 점은 있지만, 타이틀 '어때요'는 아무래도 좀 맥빠진다. 멤버들의 조합은 꽤 매력적이고 그 스타일링도 그런대로 설득력 있는데, 곡의 내용이나 멤버들에 대한 기대치에 비해 너무나 조용하다. 악기들의 톤도 그렇지만, 특히 몰아치는 프리코러스를 제외하면 랩과 보컬이 모두 맥없이 처리돼 있다. 커플링 곡인 'Feel Your Luv'의 느긋한 정조에서는 그것이 대체로 괜찮게 들리는 점을 감안하면, '어때요'의 그것이 의도라기보다는 패착이란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강렬하고 섹시한 가사와 이미지에 비해 너무 차분하고 예쁘장하게 짜여진 안무가 묘하게 신경 쓰인다. 파워풀한 걸스힙합에 트워킹을 해도 모자랄 콘셉트인데, 그저 팔목만 까딱까딱하는 안무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에. 도발적인 가사는 요즘 범람하던 '청순' 걸그룹 사이에서는 확실히 각인될 만하지만, 그다지 특출나게 신선할 것은 없다. 보컬이나 랩이 좀 더 강조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아직은 정확히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다소 모호한 상태.

먼저 리뷰한 마틸다가 2NE1의 분위기를 미약하나마 풍긴다면, 불독은 포미닛과 비견될만하다. 물론 이쪽도 지금의 광포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포미닛이라기보다는 초기의 분위기에 가깝지만. 타이틀 '어때요'는 랩 위주의 진행이 계속되다가 뜬금없이 청승 맞은 후렴구를 살짝 들려주고 다시 랩으로 돌아간다. 굳이 비교를 해야 한다면 불독이 평자 취향이긴 한데 이는 모티프가 되는 그룹의 선호도와도 관련이 있을 듯싶다. 그렇다 해도 들을수록 다소 낡은 느낌을 주는 것이 '아, 이제 쎈 언니 콘셉트는 한물간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선배들이 보여줄 걸 다 보여주기도 했고. 이들의 잘못이 있다면 그들보다 늦게 나온 것뿐이리라.

앞서 언급한 마틸다와 함께 불독의 '어때요'를 듣고 있노라면, 결국 2NE1 또는 포미닛 같은 그룹이 대중에게 반향을 일으킨 핵심은 음악적 스타일이나 퍼포먼스 이전에 가사의 일관성과 멤버들의 행보에서 드러나는 어떤 애티튜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어도 이 곡에선 결과적으로 이성에게 어필하는 '센' 콘셉트가 아닌 '스왝'이 느껴지긴 하는데, 음악에서 큰 임팩트가 없다 보니 정작 가사에 걸맞은 힘이 실리지 않아 아쉽다. 보컬보단 래퍼 라인에 귀가 더 기울여진다는 점은 주지할 만한 사항. 굳이 타 걸그룹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2NE1이나 포미닛보단 EXID의 스타일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아이엠[몬스타엑스], 브라더수
마들렌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20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기현과 아이엠이 함께했던 '이대로도 예뻐'에 이은 아이엠의 또 다른 콜라보 싱글. 정말 마들렌처럼 부드러운 브라더수의 보컬과 함께 카페 모카처럼 어우러지는 아이엠과 제이한의 랩을 감상할 수 있다.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잘 다듬어진 아이엠의 랩이 곡의 전반부를 다정한 무드로 채우고 있는데, 플로우에 어쩐지 바짝 기합이 들어있는 것 같아서 반갑기까지 하다. 후반에서는 톤이 비슷한 두 래퍼의 하모니를 들을 수 있는데, 그 앞뒤로 배치된 브라더수의 보컬까지 어느 한 사람도 튀지 않고 알맞은 균형을 유지하며 곡을 예쁘게 마무리한다는 인상을 준다.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성장하는 아이돌을 관찰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게 마련이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따뜻하고 유쾌한 노래가 봄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 정도겠다. 아껴뒀다가 내년 봄에 열심히 들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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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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