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1st Listen

1st Listen : 2017년 1월 하순

2017년 1월 하순 발매된 아이돌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2NE1, 가인&Jeff Bernat, 예성&슬기, 수지, 다이나믹 듀오&첸, 비하트(B.HEART), 멜로디데이, B:SKIT(비스킷), 임팩트, 러브큐빅의 새 음반을 다룬다.

2017년 1월 하순 발매된 아이돌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2NE1, 가인&Jeff Bernat, 예성&슬기, 수지, 다이나믹 듀오&첸, 비하트(B.HEART), 멜로디데이, B:SKIT(비스킷), 임팩트, 러브큐빅의 새 음반을 다룬다.

안녕
YG 엔터테인먼트
2017년 1월 21일

햄촤: 가는 마당에 무슨 평을 한들 소용이 있겠냐만, 혜성처럼 등장해 2NE1이 보여주었던 활약을 떠올리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싱글이다. 그들의 '마지막 곡'이라는 기대치에 비해 평범하고 구성은 때론 무성의하게까지 느껴진다. 새된 멤버들의 목소리만이 절절한 가운데 '우리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안녕'이라는 상투적 가사가 더욱 야속하게만 다가오는 노래.


Pray
코너스톤
2017년 1월 22일

미묘: 인류가 아직 진보를 믿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처럼, 더 나아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설렘을 달콤하게 담아냈다. 곡의 전반부가 그저 듣기 좋은 시간이었다면, 갑작스럽게 곡을 끊어버리는 브리지가 두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를 제법 과격하게 엇갈리도록 하며 혼란을 일으키다가 후렴으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순간은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다만, 공간과 눈빛만으로 충분히 예쁘게 곡을 담아내는 뮤직비디오가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썩 놀랍진 않은 반전의 에필로그를 길게 이어가는 것은 조금 군더더기처럼 느껴진다.


Darling U
SM 엔터테인먼트
2017년 1월 22일

조성민: 적당히 쨍한 슬기의 음색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평소보다 덜 '처절'한 예성의 보컬도 귀에 감긴다. 곡은 근 몇 년째 유행 중인 남녀 보컬 듀엣 싱글과 크게 다른 점을 찾기 힘들지만, 두 사람의 보컬은 활동 시기에 꽤 큰 차이(데뷔부터가 10년 가까이 차이 난다)가 있었음에도 같은 그림체의 음색으로 잘 섞여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레이블의 색깔이라는 것은 무시하기 힘든 듯하다.


Yes? No?
JYP 엔터테인먼트
2017년 1월 24일

미묘: 음반의 전반부는 이미지 콘셉트처럼 화려하게 칙칙하고, '행복한 척'과 '다 그런거잖아'가 군데군데 익숙한 JYP의 '그 느낌'을 갖추고 있다. '취향'과 '난로 마냥'을 거치면서 한껏 고혹적으로 변했다가는, '꽃마리'에서는 준수하지만, 매우 담백한 가요 발라드로 내려앉는다. 다 듣고 나면 수지의 목소리가 가장 안정적이고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은 결국 '꽃마리'고, 다시 들어보면 'Yes No Maybe'에선 감탄스럽게 그럴듯한 연출과 상당히 어색한 경우가 공존한다. 수지는 인상이 화려하지만, 얼굴 생김새와 목소리는 담백하고 단아한 쪽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보면 음반의 전반부는 인상에, 후반부는 목소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두 이미지를 봉합하는 역할은 (특히 후렴이 윤상보다는 오히려 캐스커처럼 들리는) '취향'이, 두 목소리를 뒤섞으며 확장하는 역할은 지소울이 작업한 '다 그런거잖아'가 각각 담당한다. 다루는 스펙트럼이 꽤 넓다 보니 다소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여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허리의 트랙들이 중심을 잡아주다 보니 들을수록 조금씩 납득이 가게 되는 음반. 고혹적인 인물상 역시, 수지가 갖고 있는 딜레마들에 대한 (조금은 쉽지만) 좋은 해답인 듯하다.


Mixxxture Project Vol.1
아메바 컬쳐
2017년 1월 24일

돌돌말링: 아메바컬쳐와 로엔의 합작 프로젝트 그 1탄으로 '기다렸다 가'가 공개되었다. 아이돌로지에서 평하는 이유는 일단 엑소의 첸이 참여했기 때문이니, 첸의 파트에 먼저 코멘트 하자면, 노래를 구성하는 세 목소리 중에 가장 좋다. 모서리 빈틈없이 깨끗하게 붙여놓은 라벨지처럼 찰싹 달라붙는다. 다만, 흠잡을 데가 없기 때문에 이 곡의 기성품 같은 느낌을 강조해버리고 만다. 첸의 파트에서 빠져나와 노래 전체를 보자면, '위로'나 '힐링'이 메시지가 되는 수많은 노래 중에 두드러지게 좋은 점은 없다. 다이나믹 듀오의 이름값을 생각하더라도 다소 구태의연한 곡이다. 오히려 이런 부류의 곡은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판에서 작년 한 해 충분히 만들었고 유통되었다. 이 시점에 이런 시장에 이 노래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노래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음이 아쉽다.

햄촤: 차분하게 깔린 다이나믹 듀오의 랩에 첸의 목소리가 꽤 괜찮게 어울린다. 엑소 안에서 첸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가 강하다 생각했는데, 이 노래에서는 특히 부드러운 인상이 가미되어 팬들에게도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CB MASS 시절부터 개코와 최자의 랩을 들어왔는데 살다 보니 이런 콜라보레이션도 다 듣는다.


Realistic
Poong 엔터테인먼트
2017년 1월 25일

미묘: '실감나'는 그다지 효과적으로 쓰인 곡이 아니다. 6/8박자 리듬 위에 단순히 나열해둔 음표들이 그저 늘어지기만 하고, 여운을 남기기보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뿐인 듯이 마무리된다. 이는 4/4박자로 바뀌어 함께 수록된 '실감나 (Acoustic Ver.)'에서 조금 더한데, 박자를 바꾸면서 멜로디의 리듬에 조금은 탄력이 붙었음에도 여전히 늘어진다. 'Stay'에서 메인 보컬의 3도 위에 그야말로 '때려 박아둔' 백업 보컬과 속 터지는 밸런스를 듣고 있자면 우리가 왜 아이돌을 듣는가 하는 의문에 도달한다. 작곡가의 무절제한 감상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정제된 결과물을 듣고 싶어서는 아닐까?

돌돌말링: 2015년에 여자친구가 '유리구슬'로 데뷔했을 때 많은 이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비슷한 인상을 받음을 지적했었다. 그러나 '다만세'만한 아우라의 곡이 다시 나오기도 힘들뿐더러, 여자친구와 '유리구슬'은 '다만세'의 인상을 다수 차용했을 수는 있으나 나름의 다른 승부수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와서 단독으로 안무나 곡을 살펴보아도 그 나름의 분명한 매력이 있다. 그러나 비스트 곡들과 다수의 유사성이 지적되고 있는 비하트의 '실감 나'는, 단순히 앞서 성공한 그룹을 레퍼런스 삼아 가져왔다기에는 카피의 범위나 그 정도가 심하다. 아무리 비스트의 노래가 흔한 코드 워킹과 비트, 안무를 택했다 해도, 집요하게 한 그룹에서만 유사점이 나오고 있는 점이 대단히 석연찮다. 작곡가 크레딧도 겹치는 이름이 없다. 모방의 태도가 이렇게 태만한데, 퍼스트리슨 이후 세컨드, 써드 리슨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바빠 보여요
로엔 엔터테인먼트, 크래커 엔터테인먼트
2017년 1월 25일

돌돌말링: 멜로디데이 멤버들의 풍부한 성량들로 미루어보았을 때 마마무 같은 풍으로, 좀 더 경쟁적으로 부를 수도 있었겠지만, 서로 별다른 욕심 내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부르는 것이 듣는 귀를 편안하게 한다. 여전히 멜로디데이 최고의 곡은 댄스곡이었던 '깔로'라고 생각하지만, 발라드를 부를 때마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나쁘지 않다.


Papillon
티에스앤 엔터테인먼트
2017년 1월 25일

조성민: 타이틀곡 '빠삐용'은 얄팍한 사운드에 산만한 보컬이 합쳐져 있다. 뮤비도 무대 영상도 찾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곡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듣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집중하기가 힘들 정도다. 이어지는 다른 두 트랙도 그다지 뾰족하게 들려오는 부분이 없는데, 그나마 '불놀이야'가 90년대 가요 색을 뽐내고 있어 다른 트랙보다는 조금 편하게 들린다. 그나저나, 겨우 3개 트랙에 인스트루멘털 3개 트랙을 더해 총 6개 트랙을 등록해놓고 '정규 앨범'이라고 표기해둔 것은 기획사의 의도가 아니었길 빈다.


IMFACTORY PART 1. 니가 없어
스타제국
2017년 1월 25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미묘: 차분한 템포에 리버스 피아노가 가미된 어쿠스틱 기타 아르페지오의 R&B 발라드. 굉장히 식상한 곡이 되기 딱 좋은 구성이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어쿠스틱 기타의 하모닉스와 메탈드럼 풍의 신스, 적당히 텍스처가 있는 비트의 조합이 꽤 듣기 좋은 질감을 구성하면서 적절한 리듬감을 갖추고 흐른다. 랩이나 멜로디는 무난한 정도의 느낌이지만, 브리지에 주목하게 된다. 고음으로 터지고 나오는 순간의 낙차도 상당한 임팩트를 주어 브리지로서의 기능성을 담보하고, 내용적으로는 후렴에 비해 '반전 브리지'를 구성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테마를 제시하고 있다. 유려하게 흐르는 곡의 호흡을 매끄럽게 유지하면서도 공기를 전환하는 구성미가 매력적. 장기 프로젝트의 첫 주자로서 조금은 무난한 곡을 골랐다는 인상도 없지 않지만, 이 정도의 아웃풋을 내준다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햄촤: 진지하게 잘 듣고 있다가 후반부에 갑자기 나지막한 여성의 목소리로 '꺼져 미친놈아'라는 대목을 듣고 폭소를 터뜨릴 뻔했다. 떠나간 연인을 못 잊는다는 상투적인 발라드가 신선하게 반전되는 효과는 있는데 자칫하면 진중한 곡의 분위기가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여질 위험도 있을 듯하다. 전반적으로 무난히 흘러가는 곡.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에서 시작부터 '클럽에 가서 다른 여자와 춤을 춰봐도'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왠지 모를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 이전까진 몰랐으나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을 하는 그룹이다. 요즘엔 드문 일도 아니지만, 앞으로 더 신선한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기대치가 생겼다.


다이어트 (Diet)
아이앤 엔터테인먼트
2017년 1월 31일

미묘: 몇 가지 재미있는 점들이 있다. 우선 곡의 주제가 "Let's do fitness"이며 그것은 매우 명시적이다. 예쁘장하지도 무리하게 거칠지도 않은 투박한 음성으로 연출된 부분들이 나름 신선하다. 시종일관 여성의 몸매에 대해 노골적인 표현들을 동원하면서도 그것을 남성의 욕망에 연관 짓는 대목이 없다. ("알몸 보면 여자도 반해", "거울 속에 나를 보는 이 즐거움") 곡은 다소 두서없어서 (보통 운동하기 좋은 곡은 기복 없이 꾸준히 달리는 곡 아닌가?) 아쉽고, 색소폰 루프의 질감은 이에 일조하기도, 반대로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살려주기도 한다.

햄촤: 다이어트 권장과 스스로의 몸매 자랑 사이 어딘가에 어중간하게 걸쳐있는 가사가 못내 거슬린다. 이런 메시지라면 박보람의 '예뻐졌다'가 내/외재적으로 사실상의 종지부를 찍었던 것이 아닐지. 유튜브에서 지난 활동의 직캠 영상을 찾아보면 결국 섹스 어필 콘셉트를 주로 내세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운동하자'는 메시지에 사실상의 타깃층은 상정해놓은 것인지 의문부터 생긴다. 곡 자체로도 구조가 심히 단순하고 어디선가 들어본 사운드를 기우듯 엮어놓은 이상의 뚜렷한 개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치명적 단점.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