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6년 12월 초순

2016.12.0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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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초순 발매된 아이돌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젝스키스, 라붐, 효연, 세븐틴, 헤이미스, 천둥, 펜타곤, 비트윈, SS301, 종현, 제시카의 새 음반을 다룬다.
젝스키스
2016 Re-ALBUM
YG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1일

   

저번 회차에는 S.E.S가 돌아왔고 이번엔 젝스키스다. 이들 역시 과거의 히트곡들을 리메이크해서 가지고 나왔다. 첫인상은 이랬다: "이게 YG에서 나왔다고?" 평소 테디를 필두로 YG에서 내놓던 '까리한' 인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DSP가 아니라 대성기획에서 다시 내놓아도 이것보단 덜 촌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할 정도다. 일단 1번 트랙 'Com' Back'의 인트로의 올드한 16분 비트가, 젝스키스를 기다린 청자들을 누구로 상정하고 이렇게 만들었나 싶어서 난감해진다. 대성기획 당시 젝스키스의 댄스곡은 당시의 유행하던 댄스 비트에 뽕끼 있는 마이너 멜로디를 매칭해서 당대의 통속성이 잘 느껴지는 곡들이고, 그래서 2016년도의 감성으로 풀어내기가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YG라는 이름값 때문에 이것보다는 좀 더 좋기를 기대했었기에 아쉽다. 한편 타이틀컷 된 불후의 명곡 '커플'은 워낙 멜로디가 유려해서 그때의 클래식한 느낌을 많이 해치지 않은 편곡이 그나마 앨범 구사일생의 여지가 된 것 같다. 어쩌면 YG는 젝스키스를 데려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레이블이었을지도.

그때 그 시절 젝스키스에게 특별한 추억을 지닌 사람이라면 재앙과도 같은 앨범. 젝스키스의 곡 중 10개를 엄선하여 2016년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는데 여러모로 듣기 괴롭다. 리메이크의 지향점은 철저히 복고에 맞춰져 있는바, 전반적인 음색은 성인가요 톤에 맞춰져 있으며 목소리는 에코가 심하게 들어가 있고 노래의 미숙함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 앨범이 지니는 유일한 가치는 젝스키스의 곡 중에서 '커플'이 가장 우위에 서 있다는 것을 공식으로 확인해주었다는 것 정도. 이건 조심스러운 행보도 뭐도 아니다.

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롯한 인기가수들의 리믹스 앨범이 유행하며 꽤 잘 팔리던 시기가 있었다. YG는 젝스키스를 모셔놓고 그때의 영광을 되살리고 싶었던 걸까? 당시에도 상당수의 음반은 그저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졸속 상술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앨범의 편곡은 그 당시에도 안 팔렸을 법한 퀄리티라 듣는이를 되레 민망하게 만든다. 어쿠스틱 하게 편곡한 '연정'은 그나마 낫지만, 밑도 끝도 없이 레게가 된 '무모한 사랑'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Road Fighter'에 이르면 그야말로 헛웃음이 나올 지경. 모처럼 개사한 '커플'은 16년의 연애 후 사뭇 달라진 커플의 감정이라도 색다르게 담아냈나 싶더니 그것도 아니다. '젝키의 노래를 잘 모르는 요즘 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해 굳이 리메이크했다'는 인터뷰를 언뜻 본 기억이 나는데, '도대체 원곡이 어떻길래 이렇게 만들어놨지?'싶어 원곡을 찾아서 듣게 만들 계산이었다면 대 성공이다. 젝스키스도 팬들도, 이런 음악을 위해 16년의 공백을 기다려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YG만 모르나보다. 커버 아트에 노란색만 칠했다고 능사가 아니다.



라붐
겨울동화
글로벌에이치 미디어
2016년 12월 2일

   

곡의 완성도나 뭐 그런 것을 떠나서, '겨울동화'가 흥할 타이밍을 잃어버린 페스티벌 음악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페스티벌 음악이 평자 취향 밖인 것도 분명하고. 'UN'의 원곡과 비교했을 때 곡의 장황함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마도 도입부 때문인 것 같은데, 원곡은 그다지 멋지다거나 세련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제 자리를 잘 찾은 기타 소리와 함께 곡의 문을 열어주며 이후 곡의 기조도 이를 따른다. 이것이 라붐의 느끼한 리메이크와 차이를 보이는 거라고 생각된다. 물론 복장이나 춤을 보아도 그렇고 이번의 콘셉트는 뭐라 말할 수 없이 우직함과 촌스러움이 공존하기에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겠다.



효연
Mystery
SM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2일

   

요즘 유행하는 라틴 느낌의 마이너 멜로디곡. 효연의 보컬이나 랩은 기교가 거의 없는데, 그래서 곡의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게 동요적으로 들리는 부분이 있다. SM 스테이션으로 나온 곡으로는 이례적으로 2주간 음악 방송 활동을 했는데, 달리 말하면 SM에서는 이 곡을 정식 솔로반이 아닌 이벤트성 싱글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안무가 멋지므로 무대와 함께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평자처럼 '효연이니까 뭔가 보여주겠지...' 했던 팬들에게는 실망의 연속. 사실 곡 자체는 적당히 주술적이면서 평균은 해주고, 효연 본인의 모습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그 점이 문제라면 문제인게, 'Mystery'를 접하면 '나쁘지 않은게 아니라 더 좋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광기 어린 춤 솜씨를 선보이기를 바랬던 마음, 더 원초적인 곡을 들려주기를 바랬던 마음 같은 것이 남아 SM 스테이션의 한계 같은 것에 갖혀버린 이 싱글을 더욱 달갑지 않은 무언가로 만든다. 뮤직비디오는 'BUMP BUMP!' 시절의 보아를 연상시키는데, 아마도 그렇기에 노래고 가사고 춤이고 평자 입장에서는 그와 비슷한 것을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Mystery, Mystery, Mystery.



세븐틴
Going Seventeen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5일

   

세븐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란 '산뜻함' '위트' '일사불란함' 등이었으나, 이제는 노선을 조금 바꿀 필요성을 느낀듯 하다. 여전히 가사 곳곳이 위트 있고 군무도 일사불란하나, 음악에서 느껴지던 산뜻함이 다른 질감으로 변했다. 대표곡 '만세'나 '아주 NICE'에서 느껴지던 호들갑스러운 소년성이 나이를 먹으면서 다른 사회에 들어간 것 같달까. 이런 느낌을 강하게 주는 근거는 수록곡이 상당히 90년대적인 멜로디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멜로디를 만드는 우지(그리고 제14의 멤버 계범주)가 노련해지며 스펙트럼이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고, 팀이 이제 그만 발랄한 캔디팝은 신인들에게 물려주고 관심사를 이동시키려 한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흥미로운 스텝이다. (덧. 저번 활동에 이어 이번 컨셉도 무대 의상이 너무 더워보인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붐붐'의 뮤직비디오를 접하고 느낀 점은 '아, 이 친구들이 이렇게 많았나?'라는 거랑, 최근 발매된 여러 남성 아이돌 곡의 장점을 잘 뽑아내었구나, 라는 두 가지의 것이다. 곡의 멜로디는 안정적이지만 후렴구에서 지를 때는 확실히 질러준다. 촘촘한 비트는 세련됨을 더해준다. 사실 그간 세븐틴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이런 남성 그룹의 앨범은 누군가 리뷰해줄 거라는 생각에 평자가 잘 손대지 않는다) 오히려 '붐붐'을 듣고 더 놀랐던 것일수도 있겠다. 뭔가 타이밍을 못 맞춰 정점에 닿지 못했던 소속사 선배들의 한을 푸는 걸까? 일련의 이유들로 인해 Discovery!를 부여한다.



헤이미스
Number.1
CG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6일

   

'Number.1 (넘버원)'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강한 의문이 들었다. 이들은 무슨 사정으로 이슈화하기 어려운 연말에 데뷔 싱글을 내어야만 했을까. 무슨 사정으로 이렇게 예스러운 콘셉트를 지녀야 했을까. 무슨 사정으로 이미 시장에서 크게 통용이 될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을 속속들이 들고 오게 되었을까... 예를 들면 손을 모아 소리를 크게 내는 척하는 안무 말이다. 귀여운 콘셉트도 아니면서. 이 모든 의문은 두 번째 트랙인 '들이대'를 들으면서 풀리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들의 모든 노래는 밴드 '베일'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다. 김원준이 보컬로 있는 밴드 '베일'! '들이대'는 기존 '베일'의 곡과 비슷한 면이 많은데, 그렇다고 'Number.1 (넘버원)'의 문제점들이 이 곡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니다. 차라리 락 밴드 콘셉트의 걸그룹으로 갔으면 모든 문제가 클리어해졌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 뿐.



천둥
THUNDER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7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지난 6월에 정진운의 음반을 평하며 미스틱은 굳이 송라이팅 하는 아티스트를 데려다가 다른 노래를 부르게 한다며 지적을 한 바 있는데, 다행히도 퓨어킴 등이 다시 원래의 싱어송라이팅형 아티스트로 돌아왔다. 천둥의 첫 솔로 EP 역시 천둥의 셀프 프로듀스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정진운만이 록키드 캐릭터 때문에 자작곡이 허락되는가 하고 제기했던 의심을, 반년이 흐른 지금 기쁘게 철회한다.) 엠블랙 시절에는 다 알 수 없었던 천둥의 훵키한 취향으로 가득 차있다. 그 때보다 보컬적 역량도 많이 좋아졌다. 호오가 갈릴 수 있을만한 톤이지만, 요즘 씬에는 좋은 퍼포머는 많으나 자기 취향이 또렷한 아티스트는 비교적 귀하기에 기대를 하게 된다. 오랜만에 듣는 구하라의 무난한 목소리도 반갑다. 추천곡은 자이언트핑크와 함께 한 마지막 트랙 In Time.



펜타곤
Five Senses
큐브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7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감이 오지'는 아마도 펜타곤의 인기를 빠르게 안정권에 올려놓을 듯하다. 록 음악처럼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강한 비트와 후크에만 집중하지 않은 곡의 구성과 더불어 심플하면서도 화려한 뮤직비디오와 타이트하게 구성된 퍼포먼스가 팀의 이미지를 쉽게 각인시킨다. 데뷔 앨범 치고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니었나 아쉬움이 남던 지난 EP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뚜렷한 방향성이 느껴지는 구성인데, 수록곡 중엔 '예쁨'과, '정신 못 차려도 돼' 두 곡에 끌린다. 특히 '아직 우린 정신 못 차려도 돼 놀 만큼 놀아보고 미쳐도 돼'라는 '정신 못 차려도 돼'의 가사는 젊은 아이돌이기에 부를 수 있는, 무작정 힘내라는 응원이 아닌 좀 더 놀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비트윈
태양이 뜨면
골드문 뮤직, 에렌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9일

   

뮤직비디오 얘기 좀 하자면 아마도 올해, 아니 평생 본 케이팝 뮤비 중 가장 당혹스러운 톱 3 안에는 들어갈 법하다. 한껏 불량스러운 옷을 입고선 어딘지 모를 골목길을 슬로모션으로 걷고 또 걷기만 하는데 무슨 줄거리라도 있겠지 싶어 끝까지 보았으나 그게 전부였다. 대체 무슨 콘셉트지? 지난 곡들을 찾아보니 대체로 어딘가 불량해보이는 게 주 콘셉트 같은데, 가사는 또 애틋한 이별 노래라 도무지 맥락을 찾을 수가 없다. 뮤직비디오 없이 그냥 귀로만 듣는 게 좋은 케이팝 노래의 좋은 예. 곡 자체는 어딘지 몇 년 전 빅뱅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무난히 잘 빠진 곡이지만, 특별히 귀에 강하게 남진 않는데 과연 멤버들의 목소리와 개성에 잘 어울리는 콘셉트인지 전반적으로 의문이 남는 싱글이다.



SS301
ETERNAL 01
씨아이 ENT
2016년 12월 9일

   

ETERNAL 0의 타이틀 Remove를 들었을 때 첫인상은 멜로우한 멜로디가 마이너 제이팝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었다. (특히 1절에선 김규종이 2절에선 김형준이 부르는 B파트가 그렇다) 크레딧을 확인하니 의외로 허영생이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2008년 SS501 시절에 발표한 첫 자작곡과 비교했을 때 8년 동안 놀랍도록 발전했다. 301 멤버들의 가장 큰 히트곡이라면 역시 'U R Man'이겠지만, '내 머리가 나빠서' 같은 미디움템포 발라드도 꽤나 흥행했던 것을 생각할 때 이 노래도 비슷한 느낌으로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 머리가 나빠서' 보다 음악적으로 더 완성도 있는 곡이기도 해서, 301의 발라드 대표곡이 이 곡으로 대체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추천곡은 나의 Universe. 과거 SS501의 일본 앨범에 실려있던, 멜로디가 예쁜 OST 풍의 노래들을 떠오르게 한다.



종현
Inspiration
SM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9일

   

'데자-부 (Deja-Boo)' 같은 애시드한 곡을 기대했던 평자 입장에서는 다소 이색작. 'Inspiration'은 흡사 박재범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은 끈적한 도입부로 시작을 하는데, 그래도 메인 멜로디 파트에 이르게 되면 SM의 색채가 묻어나와 '아, 이게 종현의 곡이구나'하는 생각은 든다. 웃통을 시원하게 벗어재낀 뮤직비디오의 시각 이미지를 보아도 그렇고, 모호한 가사의 내용을 보아도 그렇고 이건 확실히 남성미 어필인데, 이제 샤이니 파생으로 이런 콘텐츠가 나와도 좋을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튼 방향성의 변화 혹은 어떤 부분에 있어서의 극단적인 강화가 놀라운 싱글.



제시카
WONDERLAND
코리델 엔터테인먼트
2016년 12월 10일

   

일단 'Fly'보다는 더 요즘 취향에 맞게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이전에는 소녀시대 시절의 분위기를 내는데 주력했다면(그러면서도 곡의 방향은 최대한 힙하게 몰고 갔다. 아이러니하지만 당연히 그래야된다는 듯이), 'WONDERLAND'가 포함된 이번 EP는 제시카를 둘러싸고 있던 '좀 더 본질적인 무언가'를 살려내었다. 그게 매력이든 멜로디든 곡의 콘셉트든 무엇이어도 좋다. 분명한 점은 이전보다는 더 '우리가 알고 있던 제시카'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사실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실은 이쪽이 더 유효하다고 판단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평자 입장에서 'Fly'는 정말 아니었기에.

놓치기 아까운 음반

제시카 특유의 음색과 미성을 잘 살린 노래들이 실렸다. 그룹 활동 때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허전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군데군데 빈 듯한 여백이 제시카와 썩 어울리는 구석이 있고 지난 앨범보다는 좀 더 그런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노래들로 채워져있다. 어딘지 2000년대 초반에 인기였던 M2M의 노래도 떠오르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것이 시대착오적이라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그게 제시카다운 음악이라고 한다면 글쎄, 이런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더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앞으로를 좀 더 지켜보고 싶다. 'WONDERLAND'의 뮤직비디오는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했음에도 무척 심심하긴 했지만, 그 속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제시카 만큼은 매우 행복해보여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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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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